“친절하게 대하면 호구가 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배려했다가 그 친절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을 만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따뜻하게 말하면 만만하게 보일 것 같고, 한 번 양보하면 계속 물러서야 할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반복되는 경험으로 이 말이 진리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친절해서 호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친절하지 않았더라도 나를 함부로 대했을 이상한(?) 사람을 만난 것인지도 모른다고 혹자는 이야기합니다.
어느 날 해외여행을 앞두고 면세점에 들렀습니다. 편하게 이동하려고 화장하지 않은 얼굴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돋보기안경을 쓴 차림이었습니다. 지도교수님께 선물할 양주를 사기 위해 고급 양주 코너에 들어갔습니다.
직원이 물었습니다.
“어떤 양주를 찾으시나요?”
문장만 보면 친절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위에서 아래까지 훑어보는 눈빛을 보는 순간, 그 말은 전혀 다르게 들렸습니다.
‘당신이 이 제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인가요?’
직원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눈빛과 표정은 말보다 먼저 무시하는 태도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양주를 사고 싶었던 마음까지 사라졌습니다.
똑같은 문장도 눈빛과 표정, 목소리와 말투에 따라 관심이 되기도 하고 무시가 되기도 합니다. 요즘 같은 문장을 여러 상황으로 바꾸어 연기하는 영상이 유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밥 먹었어?”라는 말은 따뜻한 관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차가운 표정이나 비꼬는 말투가 더해지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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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 앨버트 메러비안의 7·38·55 법칙입니다. 감정이나 호감과 관련된 말에서 언어와 비언어 신호가 서로 어긋날 때, 상대가 받는 인상에는 말의 내용이 7%, 목소리의 어조가 38%, 얼굴 표정이 55%의 비중으로 작용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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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비율을 “모든 의사소통에서 말의 내용은 7%밖에 중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원래 연구는 감정과 태도, 특히 호감과 비호감을 표현하는 짧은 메시지에서 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