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가 빠르고 거침이 없다. 특히 지금 같은 전환의 시기에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심지어 길을 잃었다고도 한다. 모두에게 동시에 찾아온 전환의 시기이지만, 이를 통과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같은 시기, 같은 조직, 때로는 같은 팀 안에서 조차 어떤 사람은 변화를 먼저 센싱하고 움직이는 반면, 어떤 사람은 변화가 다 지나간 뒤에야 그것이 변화였음을 알아차린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까?
경계 밖에서 weak signal을 읽다
전략경영의 선구자 중의 한명인 Igor Ansoff는 처음으로 weak signal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위기는 갑자기 오지 않는다. 다만 그 신호를 읽을 수 없거나, 읽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놓치거나 무시했던 그 작은 signal에서 촉발된 새로운 경계를 놓치고, 결국 새로운 위기에 직면한다고 말한다.
이 이론은 최근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가 2024년에 발표한 기술 분야 weak signal 분석 보고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약한 신호를 먼저 포착하는 능력이 정책 대응의 핵심 경쟁력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조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Paul Schoemaker와 George Day는 연구를 통해 조직의 주변 시야(peripheral vision)에 강한 조직일수록 전략적 기습(strategic surprise)을 피하는 데 유의미하게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밝혀낸다. 새로운 변화의 전환 과정에서 경계 너머를 보는 것은 자신의 필드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전문 영역 밖에서 정보를 센싱하고 패턴을 읽는 습관이 있는 사람, 조직이었다.
행동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다.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무엇을 문제로 인식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Herminia Ibarra 교수는 20년 이상의 커리어 전환 연구에서 하나의 강력한 역설을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계획하고, 깊게 생각한 뒤 행동하려 하지만, 실제로 성공적으로 커리어 전환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먼저 새로운 경험 속에 뛰어들고(Action First), 그 행동으로부터 새로운 시각(outsight)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outsight 원칙’이라 불렀다. 전환은 머물러 생각하는 성찰이 아닌, 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호기심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5년에 발표한 Future of Jobs Report는 1,0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 1,400만 명 이상의 근로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근로자 핵심 역량의 39%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조차 당장은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해진 스킬을 습득하는 학습이 아니라, 학습 자체를 지속할 수 있는 태도와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호기심을 갖고 지금 무언가 학습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를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험하고 시도한다. 단, 작게
심리적 안전감으로 유명한 Amy Edmondson 교수는 2026년 4월 UNLEASH America 컨퍼런스에서, ‘사람들은 미리 잘 될 것을 아는 것만 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은 개인 뿐 아니라 조직적으로도 뒤처지는 레시피다’고 강조한다. 지금과 같은 전환 국면에서 생존과 도약을 가르는 것은 생산성이 아니라 학습 속도이며, 학습 속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과 해 보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것도 완벽하게 설계된 실험이 아닌, 작은 지속적인 시도들의 축적이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작은 시도를 먼저 해보는 사람, 그 결과로부터 배우는 사람이 결국 더 큰 전환에서도 살아남는다.
결국 경계를 경계로 보지 않는다
최근 커리어 전환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성공적인 전환의 특징은, 특정 스킬이나 경험의 양이 아니라, 능동적 탐색(career exploration) 행동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영역의 경계를 존재론적 한계로 보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경계를 실험의 출발점으로 삼았을 뿐이다. 결국 차이는 지금 이 순간, 내가 경계 안에 있는지, 또는 호기심을 갖고 경계 밖을 지속적으로 센싱하며 새로운 학습과 실험/시도를 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변화를 먼저 센싱한 사람들이 특별히 더 지식이 많거나 똑똑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은 자신의 필드 밖에서 흘러오는 신호에 의도적으로 노출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질문으로 전환했으며, 작더라도 먼저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 작은 반복이 결국 전환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했다.
지금 내가 머무는 공간(일터, 유튜브, 링크드인, 페이스북, X, 인스타그램 등)에 어떤 피드로 채워지고 있는지, 경계 밖의 신호가 얼마나 들어오고 있는지, 그 신호 중 어떤 것이 나를 새로운 경계 너머로 이끄는지, 이것이 내게 어떤 새로운 질문의 씨앗이 되는지가 출발점일 가능성이 크다.
언제나 그렇듯 weak signal은 누구에게는 noise고, 누구에게는 next 신호가 된다.
References:
Ansoff, H. I. (1975). Managing strategic surprise by response to weak signals.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18(2), 21–33.
Edmondson, A. C. (2026, April 17). HR leaders must prioritize experimentation over engagement. UNLEASH America Conference Keynote.
European Commission Joint Research Centre. (2024). Weak signals in science and technologies 2024. Publications Office of the European Union.
Ibarra, H. (2015).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Day, G. S., & Schoemaker, P. J. (2006). Peripheral vision: Detecting the weak signals that will make or break your company. (No Title).
World Economic Forum. (2025). The future of jobs report 2025. World Economic Forum.
Zhao, Z., Peng, J., Fu, H., Li, Y., & Cai, Q. (2022). A meta-analysis of proactive personality and career success: The mediating effects of task performance and 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 Frontiers in Psychology, 13, 979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