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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스토리와 리더십 데이터가 만날 때-리더는 구성원의 환경이자, 환경을 디자인하는 사람

고전 스토리와 리더십 데이터가 만날 때-리더는 구성원의 환경이자, 환경을 디자인하는 사람

약 2100년전에 쓰여진 사마전의 사기열전을 통해 리더십의 스토리를 읽고, 오늘날의 리더십 데이터로 현상을 센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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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hyun ImNov 22, 2025
25017

최근 경영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순위로 꼽히는 [사마천-사기]를 읽고 있다. 사기는 약 2100여년전에 쓰여진, 3000여년의 역사와 인물 스토리를 담고 있다. 사기는 제왕의 역사부터, 제후들의 이야기, 제도와 시스템의 이야기, 일반 사람들의 역사적 스토리를 포함한다. 그 중 사기열전은 다양한 사람들의 스토리에서 인간, 권력, 리더십의 생생한 스토리를 전한다.

 

사마천의 사기는 비록 2000년도 넘은 이전의 역사이지만, 마치 오늘날의 거울을 보여주듯 우리 삶의 모습이 곳곳에 드러나 있는데, 이 스토리가 리더십 데이터를 분석하는 나에게 새로운 분석의 프레임을 보여준다. 리더십 진단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통계적/기술적 이슈가 아닌, 어떤 가정과 관점을 가지고,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스토리를 만나곤 한다. 결국 데이터는 있는 그대로의 절대적 진실이라기 보다, 어떤 앵글로 보는가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의 모습을 드러내고, 그 이면에 숨겨있던 새로운 통찰을 만나곤 한다.

 

사기의 내용 중 열전은 총 70편인데, 2편 ‘관안열전’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제나라가 패권을 갖도록 이끈 관중과, 안영이 주인공이다. 그 중 관중의 스토리에는 관중과 더불어 관포지교의 스토리를 만든 ‘포숙아’와, 당시 군주였던 ‘환공’이 함께 등장한다.

 

사실 관중은 실패자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지만, 포숙아를 통해 제나라의 재상으로 등용될 기회를 얻는다. 제나라에 역성 혁성이 일어나 왕이 살해되자, 왕족이자 형제인 ‘규’와 ‘소백’이 왕위 경쟁을 하게 된다. 관중은 규를 섬기고, 포숙아는 소백을 섬기며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관중은 자신이 섬기는 규를 위해 소백에게 활을 쏴 죽이려 한다. 화살은 명중하였지만, 허리띠에 맞았고, 소백은 살아남아 왕권을 차지한다. 소백은 바로 중원의 패권을 차지한 제나라의 왕, 환공이다. 왕을 죽이려 했던 관중,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포숙아는 왕에게 간언한다. 제나라를 다스리는데는 자신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천하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관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환공은 포숙아의 의견을 받아들여 관중에게 정성을 들여 재상의 자리를 맡긴다.

 

관중이 명재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관중의 뛰어난 역량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환공이라는 리더를 만나면서, 관중은 천하를 패자가 될 수 있는 기틀을 만든다. 환공은 관중이 비록 뛰어난 인재이지만, 왕을 죽이려 했던 적군 출신이자, 평민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기득권 세력(왕족 및 기존 공신)의 견제 속에서도 제대로 일할 수 없음을 간파했다. 환공은 관중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꺼이 새로운 환경을 디자인하기에 이른다.

 

권위의 재설계 - "지위가 낮으면 귀한 자를 부릴 수 없다"

아무리 똑똑해도 패장이자 포로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기존 귀족들이나 공신들이 영을 따르지 않을 위험이 있었다. 환공은 관중을 상경(上卿), 즉 신하 중 최고의 자리에 즉시 임명했다. 이는 자신의 스승이자 1등 공신인 포숙아보다 관중을 윗자리에 앉히는 결단이었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에 "내 최측근(포숙아)보다 관중이 위다. 그러니 누구도 관중의 명령에 토달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어 지휘 체계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었다.

 

물적 토대와 심리적 위축감 해소 - "가난하면 부자를 다스릴 수 없다"

제나라는 패권국 답게 부유했고, 특히 귀족들은 더 부유했다. 재상이 너무 가난하여 옹색해 보이면, 부유한 기득권 세력을 통제할 때 위엄이 서지 않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환공은 제나라 시장의 세금을 관중이 거둘 수 있게 하여, 그를 제나라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돈을 준 것이 아니라, 리더가 인재에게 "돈 걱정 따위는 하지 말고 국가 경영에만 집중하라"는 몰입 환경을 조성해 준 것이 아닐까. 또한, 부유한 귀족들을 제압할 수 있는 경제적 배경을 왕의 권한으로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정치적 방패막이 제공 - "소원하면 친척을 제압할 수 없다"

개혁을 하려면 왕의 친인척(왕족)들의 특권을 제한해야 하는데, 혈연관계가 없는 관중이 왕족을 건드리면 "네가 뭔데 우리 집안일에 참견이냐"라는 반발에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환공은 관중을 중부(仲父), 즉 '아버지 버금가는 존재'라고 부르며 예우했다. 이 호칭 하나로 환공은 관중을 단순한 신하가 아닌 '왕의 가족보다 높은 존재'로 격상시켰다. 이로써 관중이 왕족을 처벌하거나 개혁할 때, 그 누구도 혈연을 핑계로 저항할 수 없는 완벽한 정치적 보호막을 씌워준 것이다.

 

솔직한 소통과 본질 집중 - "술과 여자가 패업에 방해됩니까?"

왕을 보필하는 재상의 관점에서는 주군이 자신의 쾌락을 위해 국력을 낭비하거나, 도덕적 결벽증 때문에 인재를 내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환공은 자신의 치부(호색, 음주 등)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이게 문제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관중이 "그것은 개인의 문제일 뿐, 진짜 문제는 인사(HR) 시스템의 실패"라고 답하자, 환공은 국정 운영을 전적으로 관중의 시스템에 맡기는 결정을 한다. 이는 "리더로서 자신이 완벽한 성인군자가 아니며, 그러니 시스템으로 자신을 보완하라"는 메시지이자, 불필요한 도덕적 긴장감을 제거하고 실무와 성과(패업)에만 집중하도록 환경을 디자인해 준 모습으로 보인다.

 

관중의 파격적인 요구는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고, 환공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무대"를 만들어 화답하며 기회를 부여했다.

 

2100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리더십 진단 데이터는 무엇을 말 하고 있을까?

수 년간 축적된 임원, 팀장의 리더십 데이터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리더는 구성원의 환경이자, 환경을 디자인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탁월한 리더와 함께 일 하는 구성원의 언어를 보면..
“일은 많고 어렵지만, 이 리더라면 함께 해볼 만하다.”

“믿고 맡겨준다. 책임질 수 있게 해준다.”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방법을 찾고, 실패해도 다음을 이야기한다.”고 말 한다.

 

반대로 부족한 리더와 일 하는 구성원들의 언어를 보면..
“사소한 것까지 지시하고, 수시로 보고를 요구한다.”
“결정은 위에서, 잘못되면 책임은 밑에서”
“실수에 민감하고,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윗선/타부서 요구를 그대로 내려보내는 전달자 같다.”

 

재미있는 점은, 탁월한 리더라고 해서 “압박이 없는” 리더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은 여전히 많고, 목표는 높고, 요구 수준도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구성원들은 그 환경을 전혀 다르게 경험한다. 마치 고지대 훈련장 같지만, 숨 쉴 수 있는 산소 텐트가 함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반대로 부족한 리더 아래에서는..

“산소는 있는 것 같은데, 그 산소를 마시기까지 절차가 너무 많은 밀폐된 방 같다”고 느낀다. 결국 차이는 “일이 힘들다/안 힘들다”가 아니라, “이 환경 안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겠다는 감각이 드느냐, 아니냐”의 차이였다.

 

보통 좋은 리더는 따뜻한 사람, 나쁜 리더는 냉정한 사람으로 기대하지만, 리더십 데이터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탁월한 리더의 부하 텍스트에는..
“팀, 우리, 고객, 조직, 함께” 같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이들의 머릿속 중심은 “상사 눈치”가 아니라 “우리 팀, 고객, 일의 의미”에 맞춰져 있다.

반대로 부족한 리더의 부하 텍스트에는.. “상사, 그 분, 위에서, 대표가, 임원 생각” 같은 표현이 압도적으로 자주 등장한다. 구성원들의 생각은 끊임없이 “저 사람(상사)의 기분과 취향” 주변을 맴돈다. 결국 구성원이 기대하는 탁월한 리더는, “우리 팀과 조직, 고객을 중심으로 중력장을 바꾸는 사람”이다.

 

또한 탁월한 리더들은 직면한 문제를, 자신의 언어로, 구성원의 맥락에서 공감대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데이터를 보면, 탁월한 리더의 부하 언어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배경을 설명해 준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말해준다.”
“전사·시장 상황을 풀어서 이야기해 준다.”

 

반대로 부족한 리더 주변에서는..
“위에서 정한 거라 어쩔 수 없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하라고 한다.”

 

위에서 떨어지는 과제는 똑같이 어렵고, 똑같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어떤 리더는 그 과제를 ‘자신의 언어로, 우리의 문제’로 번역해 주는 반면, 어떤 리더는 ‘위에서 떠넘긴 남의 문제’로 남긴다.

 

관중이 제나라의 세금을 손보고, 군제를 정비하고, 상공업을 재편할 때
그는 단지 “왕이 시켰으니까 한” 것이 아니다. 제나라가 처한 국제 정세, 백성의 삶, 기존 귀족 구조를 냉정히 분석하고, 그 복잡한 문제를 백성이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는 제도와 언어로 바꾸어 냈다. 관중은 이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환경을 설계”했다.

 

ESG, 전사 혁신, 비용 절감, 최근 AI 전환…까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리더가 자신의 언어로, 구성원의 맥락으로 번역할 수 있는 리더, 그 리더가 팀에게는 환경 디자이너이다.

 

또 하나는 “실수와 에러를 다루는 태도”이다. 탁월한 리더 아래에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의 움직임이 달랐다. 이들은 문제 발생 → 비교적 빠르게 불러서 소통 → 조용하지만 단단한 피드백 → 함께 대안을 찾는.. 모습으로 움직인다.

 

무난한 리더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어느 날 한꺼번에 쌓인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사실 그때도 그랬고, 지난번에도 그랬고…”라는 방식으로.

 

부족한 리더 아래에서는, 반응이 매우 빠르지만 감정이 먼저 튀는 모습을 드러낸다. 실수 후 폭발하듯 질책하고, 오랫동안 남는 낙인, 다시 시도하기 어려운 분위기..

 

리더는 구성원의 환경이자, 환경을 디자인 하는 사람으로서, “팀이 실수와 에러를 어떻게 경험하게 되는가”를 각기 다른 모습의 환경이 될 수 있고, 디자인 할 수 있다.

 

리더십 데이터와 사마천의 사기가 전하는 고전의 스토리를 함께 놓고 보면,
결국 “리더는 구성원의 환경이자, 환경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더로서 나는 오늘, 우리 팀에게 어떤 환경이 되어 주고 있는가?
내가 오늘 만든 환경에서, 내 구성원은 정말 마음껏 뛰어볼 수 있겠는가?

이 질문에 진정성있게 답하는 순간, 관중의 시대나 지금이나 통하는 리더십의 본질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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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hyun Im
리더십, 조직문화, 자기다운 커리어 전환
리더십을 진단하고, 연구와 개발을 통해 성장을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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