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움직임은 언제 일어날까?
대부분은 화려한 드리블이나 골 장면을 떠올리겠지만 실제로는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시간, 바로 오프 더 볼(Off the Ball) 상황에서 일어난다.
공 없이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고, 수비수를 끌어내고, 동료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움직임들.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고, 기록에도 남지 않지만 경기 전체의 흐름을 결정짓는 건 ‘보이지 않는 플레이’다.
그리고 이것은, 회사 안에서의 리더십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리더는 항상 사람들을 이끌며 방향을 제시해야 할까?회의를 주도하고 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내리고, 조직을 ‘끌고 가는’ 사람만 리더일까?현실의 조직에서 그런 리더만 존재한다면, 어쩌면 팀은 쉽게 지칠 수 있다.
누군가는 말하지 않고도 조율하고, 눈에 띄지 않게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으로 팀의 리듬을 살리고,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사람.
바로 ‘오프 더 볼 리더’다.
회사에서도 공(ball)은 다양하다.프로젝트의 리드, 회의의 발언권, 성과의 중심, 팀장의 타이틀 등.
모두가 이 공을 쥐려고 한다면, 조직은 흐트러진다.그리고 누군가는 공이 없는 시간에 부지런히 움직인다.
회의 전, 팀원에게 자료를 조용히 공유해주고, 막내가 긴장하지 않도록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
일이 꼬였을 때, 누구의 잘못을 묻기보다 팀의 분위기와 감정부터 살피는 사람.
이들이 바로 조직의 흐름을 잡아주는 '오프 더 볼 리더'라고 할 수 있다.
한 프로젝트 팀에서 있었던 일이다.
팀장은 발표 전날까지 바쁘게 자료를 정리하며 앞에 나섰지만, 진짜로 팀을 안정시킨 건 다른 사람이었다.그 사람은 팀장이 빠진 회의에서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흐름을 잡았고,외부 부서와의 미팅에서 감정이 격해지려는 순간, 조용히 정리하며 분위기를 식혔다.
공(ball)은 없었지만, 팀은 그 사람 덕분에 무너지지 않았다.
나중에 팀장이 고맙다며 한 말이 인상 깊었다.'내가 자리를 비워도, 팀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해줘서 고마워요. 리더가 한 명 더 있는 것 같았어요.'
리더십은 꼭 앞에서 이끌어야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때로는 공을 갖지 않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