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본질은 결국 다시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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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본질은 결국 다시 사람으로

ATD26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와 기업 교육의 방향
조직문화교육인사기획전체
현지환 Jun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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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나요?

모임에 나가거나 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을 만나면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 중에 하나 입니다. 생각해보면 소재만 바뀌었을 뿐 질문의 본질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 다만 그 소재가 되는 AI가 만드는 변화의 폭이 워낙 예측 불가능하고 크다보니 기업 교육에 대한 회의감과 무용론도 여기저기서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는한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직무 교육을 해왔고, 온보딩과 멘토링 등을 오랜기간 해 오다보니 어린 친구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투자하고 있나요. 이것은 단순히 금전적인 투자나 준비를 넘어서 역량과 학습에 대한 견해와 상황을 묻기 위해 자주 하는 질문 중에 하나 입니다. 최근 몇 년간 이 질문에 답하는 친구들은 AI를 잘 쓰는 법을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되묻곤 합니다. ‘잘’ 쓴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하지만 여기에 명확한 답을 하는 친구는 손에 꼽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이 친구들을 교육의 수요자라고 보면 현재 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AI를 잘 쓰게 만드는 것이 정말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일까? 그런데 AI는 잘 쓰는데 협업도 못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서툴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도 못하고 AI 서비스 장애나면 아무것도 못하고. 이런 사람이 우리 기업에 필요한 걸까요? 이런 사람에게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2019년 말에 온보딩과 기초 직무 교육을 병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부터, 소프트스킬은 저에게 늘 화두였습니다. 소프트스킬은 결국 인간이 인간답게 동작하기 위한 기초였고, 소프트스킬 교육은 새로운 인원이 더 나은 구성원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만드는 접착제 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했고, 그래서 교육 제공자인 내가 더 힘들더라도 교육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기획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그 시절의 이야기 일 수도 있으나, 달리보면 지금도 그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AI의 시대가 깊어질 수록 우리는 사람다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최근 몇년간 제 생각의 기초가 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ATD26이 끝나고 참석하셨던 분들의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휴넷, 멀티캠퍼스 등의 디브리핑 자료로 남겨진 공유된 지식, 제가 즐겨보는 일본 HR, 교육 기업들의 탐방기와 그 안에서 얻은 인사이트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읽다보니 기업 교육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훨씬 많아졌다는 생각과 동시에 제가 고민해 오던 방향에 많은 연구자와 실무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유념있게 본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다 더 인간적인 스킬

  2. 학습하는 능력의 배양

  3. 뇌과학과 학습 효과의 연관

세 가지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맥락은 AI가 발달하면 발달할 수록 더 ‘사람’에 집중하는 것이 보인다는 점 입니다. 일반 교육도 그렇지만 기업 교육 차원에서도 향후 함께 일하는 우리 구성원을 위해 관련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교육 기획자의 시대가 끝나고, 학습 설계자의 시대가 온다

인공지능이 비즈니스의 모든 문법을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는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우리 기업 교육이 나아가야 할 나침반은 역설적이게도 다시 인간의 본질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ATD 2026의 기조연설자 잭 카스는 인류가 지능이 더 이상 희소하지 않은 무제한 지능의 시대로 진입하며 지능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거대한 혁명의 진짜 주인공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며 인공지능은 정교한 붓일 뿐 인간의 잠재력이야말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만들어 나갈지 결정하는 진정한 걸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기업 교육은 단순히 무엇을 아는가라는 지식의 양을 전수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이 영원히 정량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중심의 자동화와 차가운 알고리즘이 임직원의 일과를 장악할수록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적 연결의 희소성은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하게 됩니다. 어느 세션 요약문에서 보았던 문장인데(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제품과 서비스의 탁월함은 누구나 갖춰야 할 최소 조건일 뿐이며 오래 지속되는 유일한 경쟁우위는 사람과의 관계에 투자하는 환대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의 효율 중심적인 일괄 교육에서 벗어나 학습자 한 명 한 명의 맥락과 감정에 주파수를 정밀하게 맞추는 일대일 맞춤형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불합리한 환대라고 정의했습니다. 비즈니스의 최종 본질은 결국 관계의 깊이에 기반하기에 공감 능력과 전략적 소통 지능은 인공지능 탑재 시대에 오히려 가장 강력한 파워 스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용기는 과거의 성공 공식과 낡은 지식을 과감히 버리는 학습 폐기, 즉 언러닝의 과정입니다. 오늘날 스킬의 반감기는 5년에서 2.5년으로 급격히 짧아졌으며 오늘 배운 기술이 2~3년 뒤에는 낡은 유물이 되어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IT 기술의 생명은 더더욱 짧아졌습니다) 미래의 경쟁력은 특정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자율적으로 빠르게 흡수하는 메타 학습 능력과 기존의 관념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버리는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내놓는 정답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인지적 항복을 거부하고 나만의 시각을 지키는 메타인지는 인공지능 시대에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힙니다.

효과적인 학습 설계는 이제 학습자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고 기능하는지를 이해하는 뇌과학적 통찰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현대인의 디지털 집중 시간은 과거 2.5분에서 현재 47초 단위로 조각나고 있으며 단 한 번의 방해만으로도 깊은 사고 상태로 돌아가는 데 평균 23분의 간극이 필요합니다. 교육 설계자는 단순히 시간을 배분하는 운영자를 넘어 뇌의 인지적 용량을 관리하고 몰입을 방해하는 환경을 통제하는 에너지 아키텍트가 되어야 합니다. 뇌과학적으로 유머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뇌를 위협 모드에서 학습 모드로 전환시켜 정보의 회상률을 15% 이상 높여주는 강력한 학습 촉진제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의 리더십은 모든 정답을 가진 해결사의 모습에서 벗어나 구성원이 스스로 사유하고 문제를 재정의하게 돕는 프레임 설계자로 진화해야 합니다. 리즈 와이즈먼은 리더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 구성원의 지능은 멈추며 최고의 리더는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멀티플라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모든 지식의 차별성을 평준화하는 시대에 리더의 진짜 성공은 자신의 유능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 모두가 각자의 유능함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정교한 환경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완벽함을 연기하기보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팀원들의 집단 지성을 빌려 쓸 때 조직은 어떠한 안개 속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내는 강력한 복원력을 갖게 됩니다.

이제 우리 조직의 교육 담당자들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조직의 미래를 설계하는 미래 건축가로 거듭나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떤 환경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학습 흐름에 연결하여 인간 본연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 능력입니다. 이번 ATD 2026이 던진 공통된 질문처럼 우리는 이 파괴적 변화의 방관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주도하는 설계자가 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붓을 쥔 우리 구성원들이 어떤 걸작을 그려낼지는 그들의 인간성을 어떻게 꽃피우고 성장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어떻게 교육을 준비하시겠습니까?


현지환
프로액티브 한 문제해결자
L&D 직무를 졸업하며, 개발자에서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 교육과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면서 얻은 모든 인사이트와 노하우를 공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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