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과 조직을 망가뜨리는 파괴적 리더십 (Destructive Leadership)

구성원과 조직을 망가뜨리는 파괴적 리더십 (Destructive Leadership)

어느 조직이든 빌런은 있다. 그런데 당신의 리더가 빌런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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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민
전종민Jul 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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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연구는 대부분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다.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리더의 행동을 모델링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리더십의 어두운 측면(Dark Side of Leadership)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어떤 리더는 성과를 내는 듯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을 망가뜨리고, 또 어떤 리더는 한없이 푸근하고 맘 좋은 상사처럼 보이지만 조직의 규율과 기준을 허물어버리기도 한다. 리더십의 밝은 측면만 파고 드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Ståle Einarsen과 동료들의 아티클은 '파괴적 리더십'(Destructive Leadership)을 좀더 구조적으로 접근한 연구다. 연구자들은 파괴적 리더십을 '리더가 조직의 목표, 과제, 자원, 효율성 및 부하 직원의 동기, 복지, 직무 만족도를 훼손하거나 방해함으로써 조직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으로 정의한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매일매일이 스트레스다. 어떤 일도 내 뜻대로 술술 풀리는 게 없다. 그래서 짜증도 나고 어떨 땐 화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리더라면 누구나 한번쯤 실수도 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반복되고 패턴이 될 때, 그리고 사람과 조직 모두에 해를 끼칠 때 비로소 '파괴적 리더십'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파괴적 리더십이라고 하면 보통 '직장 내 괴롭힘'을 떠올린다. 구성원을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는 리더가 파괴적 리더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자들은 구성원을 대하는 행동 뿐만 아니라, 조직 차원의 행동까지 포함시켜 파괴적 리더십의 개념을 구분했다. 즉, 어떤 리더는 사람에게는 해롭지만 조직 목표에는 몰입할 수 있고, 반대로 사람에게는 친절하지만 조직의 이익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이 두 축, 즉 구성원 지향 행동과 조직 지향 행동을 교차시켜 네 가지 리더십 유형을 설명한다.

첫 번째는 폭군형 리더십(Tyrannical leadership)이다. 이 유형의 리더는 조직 목표와 성과 달성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문제는 사람을 갈아서 성과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들은 부하를 모욕하고, 깎아내리고, 조종하고, 압박한다. 겉으로는 '성과를 내는 강한 리더'처럼 보일 수도 있다. 차상위 리더에게 이런 리더 유형은 불편하지 않다. 자기한테는 더없이 충성스럽고 싹싹한 부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이런 리더 밑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 폭군형 리더는 구성원의 희생을 대가로 결과를 만들어낸다. 성과만 보고 이런 리더를 용인하면, 단기적인 성과지표는 좋아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구성원의 신뢰와 몰입이 저하되고 결국 조직문화가 망가진다.

두 번째는 탈선적 리더십(Derailed leadership)이다. 이 유형은 사람과 조직 모두에게 해롭다. 구성원을 괴롭히고 위협하며, 동시에 업무 태만, 전략적 관점 부재 등으로 조직을 후퇴시킨다. 이런 리더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며, 자신에게 부여된 권력을 사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조직의 현재를 망칠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도 가로막는다. 이 유형은 McCall & Lombardo가 말한 Derailment 개념과 연결되는데, 멀쩡했던 리더가 어느 순간 자기 확신과 오만에 사로잡혀 변화와 학습을 거부하면서 파괴적으로 변해가는 현상을 말한다.

세 번째는 지원적이지만 불충실한 리더십(Supportive–disloyal leadership)이다. 친절하고 인간 관계도 좋고, 구성원들에게는 '좋은 상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조직의 기준과 자원, 성과 측면에서는 해롭다. 예를 들어 구성원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방만하고 느슨한 업무 진행을 묵인하거나, 조직의 자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게 방치하거나, 목표 달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Blake & Mouton(1985)이 언급한 ‘Country Club Management’와도 유사하다. 이런 유형의 리더는 본인의 리더십이 조직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자신이 조직을 위해 행동한다고 굳게 믿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은 건설적 리더십(Constructive leadership)이다. 이 논문의 관심은 주로 파괴적 리더십에 있지만, 비교를 위해 이 유형의 특징도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구성원의 동기, 웰빙, 만족을 높이고, 동시에 조직의 목표, 과업, 전략, 자원 활용을 건설적으로 촉진하는 리더십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방임형 리더십(laissez-faire)에 대한 부분이다. 논문은 이를 별도 사분면으로 두지 않았지만, '중립적 리더십'이나 '리더십 부재'로 보지 않는다. 책임을 회피하고, 결정을 미루고, 가이드를 주지 않고, 문제가 커질 때까지 방치하는 방임형 리더십은 몹시 파괴적이다. 아무 것도 안하는 리더는 조직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고, 부하의 기대를 저버리며, 동기와 만족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source : LinkedIn)


이 아티클에서 제시한 프레임을 바탕으로 시사점을 정리해 보자.

1. 성과만으로 리더를 평가하면 안 된다.

폭군형 리더십은 단기 성과 창출에 유용할 수 있다. 그래서 상위 리더나 조직은 그를 '유능한 리더'로 오판하기 쉽다. 하지만 그 성과가 사람을 갈아넣어서 나온 결과물이라면, 장기적으로는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고갈시키고, 신뢰를 무너뜨리며, 조직 문화를 병들게 한다. 따라서 리더 평가에는 반드시 조직성과와 구성원 평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KPI만으로는 파괴적 리더를 조기에 걸러낼 수 없다.

2. 좋은 사람이 곧 좋은 리더는 아니다.

지원적이지만 불충실한 리더는 팀 안에서 인기가 좋을 수는 있다. 그러나 조직의 자원과 기준을 훼손하고, 느슨함과 묵인을 장려하며, 결국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리더십에는 배려와 규율, 인간 존중과 성과 책임의 균형이 필요하다. 이 균형이 깨질 때 리더십은 다른 방식으로 파괴적이 된다.

3. 무능·무심·방치도 파괴적일 수 있다.

이 논문은 '의도(Intent)'를 파괴적 리더십의 정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리더는 종종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도보다 반복되는 행동의 결과다. 리더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거나, 위험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적시에 피드백을 해주지 않거나, 의사결정을 미루는 행위 등은 구성원과 조직에 실제 피해를 준다. 따라서 리더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성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훈련과 더불어 본인의 반복적인 행동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메타인지를 개발해야 한다.

4. 리더십 개발은 반드시 ‘파괴적 행동 억제’를 포함해야 한다.

좋은 리더의 행동을 모델링하여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행동이 반복되면 파괴적으로 작동하는지, 조직과 사람이라는 두 축에서 각기 어떤 손상을 초래하는지, 본인의 스타일이 어느 사분면으로 기울어지는지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360도 리더십 피드백, 조직문화 진단 등에 이 아티클의 프레임을 활용할 수도 있겠다.


어디에나 빌런은 있다. 하는 짓마다 민폐고, 무슨 말을 해도 곱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은 어느 조직이든 항상 있기 마련이다. 회사 빌런의 행동은 형법의 심판을 받을 정도의 범죄행위는 아니지만(가끔씩은 그런 경우도 발생함), 그 반복되는 행동이 서서히 조직 분위기를 해친다. 그런데 만약 리더가 빌런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분위기를 해치는데 그치지 않고 조직을 아예 망가뜨릴 수도 있다.

성과를 앞세우며 사람을 소모시키는 리더, 관계를 앞세우며 책임을 흐리는 리더, 무능과 방치로 사람과 조직을 함께 지치게 만드는 리더는 조직의 건강도를 심각하게 갉아먹는다. 이러한 파괴적 리더십의 징후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제때 멈출 수 있는 조직 차원의 지혜가 필요하다.

참고.

<Destructive leadership behaviour: A definition and conceptual model> Ståle Einarsen, Merethe Schanke Aasland, Anders Skogstad / The Leadership Quarterly 18 (2007) 207–216


종민
전종민
SK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연구해왔던 전종민입니다
대체로 진부한 세상에서 아주 가끔 놀라워지는 삶을 추구합니다. IMF 시절 SK 그룹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서 임원 역할까지 수행했고 2025년말 퇴임했습니다. SK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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