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밋업
그 많던 탕후루 가게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많던 탕후루 가게는 어떻게 되었을까?

위기 속 리더의 결정은 무엇을 남기는가
D
Dae DAug 24, 2025
시니어,리더,임원,CEO
3517

위기 속 리더의 결정은 무엇을 남기는가

몇 년 전 제가 살던 동네에는 늘 손님으로 붐비던 탕후루 가게가 있었습니다. 당시 탕후루 열풍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이 가게도 인산인해를 이루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사장님은 매장을 확장하고 인력을 늘렸으며, 인테리어도 새롭게 하며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확장된 매장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사장님은 더 큰 성공을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성장의 곡선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줄고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을 때, 사장님은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했습니다. 시장 변화보다 내부 직원 탓을 했고, 품질보다 단기 비용 절감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는 예측 가능했습니다. 신뢰를 잃은 고객은 떠났고, 남은 것은 과도한 확장으로 인한 비용과 무너진 팀뿐이었습니다.

이 사례는 스타트업이 겪는 성장과 위기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위기 자체가 아니라, 그 순간 리더가 내리는 결정의 기준에 있습니다.


토스의 성장과 위기 대응

비슷한 상황은 실제 스타트업에서도 반복됩니다. 토스는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로 시작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후 신용점수 조회, 보험, 투자, 은행, 결제 등 수십 개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금융 수퍼앱’을 지향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성공의 연속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복잡성이 커지고 조직 리스크도 동반되었습니다.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토스가 무엇을 잘하는 회사인지”라는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리더십은 중요한 갈림길에 섭니다. 탕후루 가게 사장님처럼 무리한 확장에 집착할 수도 있고, 혹은 뼈아픈 결정을 통해 기준을 재정립할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고성장 스타트업인 토스의 선택은 후자였습니다. 이승건 대표는 확장을 단순히 멈추는 대신,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집중했습니다. 토스는 애자일 조직 구조를 도입해, 각 팀이 독립적으로 목표와 실행을 책임지는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서비스는 늘어났지만, 팀은 “고객 중심의 금융 혁신”이라는 명확한 기준 아래 움직였습니다.

이승건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토스의 지난 10년은 혁신을 발명하고, 혁신을 확산하며, 이를 통해 전체 산업의 변화를 가속화해온 여정이었다.” (2025년 토스 앱 출시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에서)

그리고 실패와 위기에 대해선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5년 동안 여덟 번 망하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갖게 되고 센 척하지 않는 겸손함을 갖게 됐을 때 성공이 시작됐다.”

이승건 대표가 위기상황에서 선택한 것은 “확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기준과 문화를 더욱 선명하게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탕후루 가게의 몰락과 토스의 전환은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위기에서 리더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곧 조직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1. 확장은 구조적 기반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서비스나 매장을 늘리는 것 자체가 성장의 증거는 아닙니다. 이를 뒷받칠 수 있는 조직 구조와 시스템, 구성원과 리더의 역량, 고객 신뢰가 없다면 확장은 오히려 위기의 불씨가 됩니다.

  2. 리더의 기준은 ‘추가’가 아니라 ‘제외’에 있다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에 대한 결단이기도 합니다. 토스는 위기 상황에서 비핵심에 매달리기보다 금융 혁신이라는 중심축에 집중했습니다.

  3. 실패를 통해 조직문화가 강화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리더가 실패를 학습의 자산으로 받아들이면, 팀은 몰입을 잃지 않고 다음 기회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4. 리더의 메시지가 곧 조직의 기준이 된다

    위기 시 리더가 어떤 언어를 쓰는지는 단순한 격려가 아닙니다. 그것은 조직 전체의 사고방식과 실행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점이 됩니다. 위기 상황에서 내가 아닌 남을 탓하기 시작하는 순간 마음은 편해지지만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리더십은 위기에서 드러난다

스타트업의 위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실패로 귀결될지,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이 될지는 리더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탕후루 가게 사장님의 선택은 무너짐을 남겼지만, 토스의 선택은 새로운 성장을 열었습니다.

결국 리더십의 본질은 “위기를 피하는 법”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고 팀을 이끄는가”에 있습니다. 올바른 기준이 없다면 위기는 붕괴로 끝나지만, 명확한 기준을 가진 리더는 위기를 성장의 발판으로 바꿉니다.

Insight Summary

  • 확장은 구조적 기반 위에서만 의미가 있다

조직의 체력과 고객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확장은 위기를 앞당깁니다.

  • 추가보다 제외가 더 큰 전략이다

위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 실패는 학습의 자산이다

실패를 인정하는 리더의 태도는 조직문화의 회복탄력성을 만듭니다.

  • 리더의 말은 조직의 기준이 된다

위기일수록 리더의 메시지는 팀의 행동 원칙으로 작동합니다.


D
Dae D
성장과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HR 담당자이자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