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직원은 왜 프롬프트를 공유하지 않을까

그 직원은 왜 프롬프트를 공유하지 않을까

조직 내 두 가지 AI 격차를 해소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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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김진영(에밀)Jul 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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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AI 격차를 줄이는 미션이 리더들에게 떨어졌습니다. 이를 위해 생성형 AI를 잘 쓰는 팀원에게 프롬프트를 공유해 달라고 했는데 반응이 미지근합니다. 정리해서 올리겠다고 해놓고 감감무소식이거나, 막상 올라온 건 알맹이가 빠져 있습니다. 회사가 AI 구독료까지 제공하는데도 이런 일이 반복됩니다. 이때 개인의 이기심 정도로 그렇게 읽는 순간 대응이 전부 어긋납니다. 리더가 실제로 마주한 건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개의 격차이며, 격차마다 처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AI 격차를 줄이려는 출발

대응의 출발점은 상황을 정확히 나누데서 출발합니다. 하나는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 사이의 ‘실력 격차’입니다. EY가 29개국 임직원 1만 5천 명을 조사한 2025 Work Reimagined 서베이를 보면, 이미 88%가 일상 업무에서 AI를 씁니다. 문제는 수준입니다. 검색과 문서 요약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업무 방식 자체를 바꾸는 수준으로 쓰는 사람은 5%에 그칩니다. 충분히 교육받았다는 응답은 12%뿐이었고, 그래서 조직이 AI로 얻을 수 있는 생산성의 최대 40%를 놓치고 있다는 게 이 조사의 진단입니다.

다른 하나는 노하우가 개인에게 고여 조직으로 흐르지 않는 ‘유통 격차’입니다. MIT의 GenAI Divide 리포트

에 따르면 회사가 공식 도입한 AI의 95%는 손익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반면, 직원 개인은 90%의 기업에서 사적으로 챗봇을 씁니다. 진짜 노하우가 공식 매뉴얼이 아니라 개인 계정 안에 흩어져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둘은 30분이면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최근 팀 산출물 몇 개를 놓고 두 가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애초에 쓸 만한 프롬프트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그게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쓸 만한 프롬프트 자체가 드물면 실력 격차 쪽이고, 좋은 프롬프트가 있는데 개인 메모나 개인 계정에만 있고 공용 공간엔 없으면 유통 격차 쪽입니다. 눈에 잘 띄는 쪽은 실력 격차지만, 리더를 더 괴롭히는 건 유통 격차입니다. 못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교육과 따라 쓸 예시이고, 안 내놓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보상과 시스템과 안전감입니다. 한 팀에 이 둘이 섞여 있으니 처방을 뒤바꿔 적용하면 헛돕니다.

공유를 꺼리는 직원

여기서 리더가 반드시 짚어야 할 전제가 있습니다. 공유를 거부하는 마음의 정체는 인색함이 아니라 방어라는 점입니다. 지식 은닉 연구의 출발점이 된 Connelly, Zweig, Webster, Trougakos(2012,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는, 지식을 감추는 행동이 동료를 해치려는 악의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이들은 은닉을 세 결로 나눕니다. 모르는 척 발뺌하는 방식, 나중에 준다며 시간을 끄는 회피형, 원래 공유하면 안 되는 거라며 명분을 대는 합리화형입니다. 뿌리에는 불신과 손해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내가 준 걸 상대가 제대로 대접해줄지, 나만 손해 보는 건 아닐지 하는 계산입니다. 같은 저널에 실린 후속 연구(Connelly et al., 2019)도 은닉이 개인 성격 탓이 아니라 관계와 맥락의 산물이라는 점을 다시 짚습니다. 하필 지금 AI에서 이게 도드라지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지식노동자 4천 명을 조사한 Adaptavist 리포트를 보면, 35%가 고용 안정을 지키려고 의도적으로 지식을 감춘다고 답했고, 38%는 자기 강점을 남에게 가르치길 꺼린다고 했습니다. AI에 대체될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20%, Z세대만 보면 40%까지 올라갑니다. 사실 구성원에게 프롬프트는 텍스트 몇 줄이 아니라, 밤새 시행착오로 만든, 자신을 남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무기입니다. 방어하는 사람에게 왜 방어하냐고 다그치면 방어는 더 단단해질 뿐입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실무에서 이 함정은 대개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공유율을 평가 지표에 직접 걸거나, 회의에서 왜 아직 안 올렸냐고 채근하는 것입니다. 둘 다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압박만 얹는 것이라 합리화형 은닉만 늘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리더의 대응은 도덕을 설득하는 방향이 아니라, 공유하는 편이 더 이득이 되도록 판을 바꾸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첫째, 공유가 손해가 아니라 자산이 되게 만드십시오. 은닉의 뿌리가 손해 계산이라면 리더가 할 일은 그 계산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직원이 걱정하는 게 내 일이 티가 안 난다는 것이었다면, 답은 티가 나게 해주는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인정을 한 번의 칭찬으로 끝내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등록하는 프롬프트마다 작성자 이름을 붙여 사내에 남기고, 이 프롬프트로 처리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결과를 함께 적어 둡니다. 팀 회의에서 그 성과를 누구의 노하우로 공개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분기 리뷰나 성과 기록에 기여 이력을 남겨 평판이 실제 평가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노하우를 내놓으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분야 전문가라는 평판으로 되돌아온다는 걸, 말이 아니라 경험으로 느끼게 해야 합니다.

둘째, 공유를 개인의 선의가 아니라 시스템에 얹으십시오. 매번 정리해서 올려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실무적으로 효과 높은 방법은 새로 만드는 것보다 갖다 쓰는 게 더 쉽게 만들라는 것입니다. 새 도구를 도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팀이 이미 쓰는 협업 도구 한 곳, 노션이든 슬랙이든 구글 문서든 거기에 자리를 만들면 됩니다. 등재 양식은 다섯 줄이면 충분합니다. 제목, 작성자, 어떤 업무에 쓰는지, 복사해서 바로 쓸 수 있는 프롬프트 원문, 쓸 때 주의할 점, 그리고 결과 예시 하나입니다.

문턱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가 자기 프롬프트를 첫 항목으로 직접 올리는 것입니다. 처음 채울 목록은 반복 업무 위주로 잡습니다. 이메일 초안, 회의록 요약, 보고서 뼈대, 고객 문의 응대, 데이터 표 정리, 자료 검색과 비교처럼 자주 쓰는 것 3~4개면 시작으로 충분합니다. 수집은 이벤트가 아니라 루틴이 되어야 합니다. 주간 회의 끝에 5분을 떼어, 이번 주에 잘 먹힌 프롬프트를 한 사람당 하나씩 걷는 식으로 정기화하면, 공유가 업무 흐름의 기본값이 되고 안 하는 쪽이 오히려 번거로워집니다.

셋째, 감추게 만든 불안을 직접 다루십시오. 구성원이 AI에 대체될까 두려워 노하우를 쥐고 있는 거라면, 라이브러리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알맹이는 나오지 않습니다. 리더가 먼저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다만 막연히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만으로 부족하고, 1:1 미팅에서 구체적인 그림을 줘야 합니다. 당신이 이걸 공유하면 당신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대신 맡기고 싶다는 것을, 실제 역할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더 나은 일이라는 말도 구체화해야 합니다. 반복 업무가 줄어든 만큼 판단이 필요한 기획이나 대외 업무로 옮기고, 잘 쓰는 사람은 팀의 프롬프트 코치나 리뷰어로 공식 역할을 부여하는 식입니다. 그 역할 자체가 다시 평판이 됩니다. 지식 은닉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조건이 결국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점은 여러 연구가 반복해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나눠도 내 자리가 위태롭지 않다는 확신이 없으면 어떤 인센티브도 헛돌게 마련입니다.

순서도 중요합니다. 첫 주에는 리더가 시드 프롬프트를 올리고 등재 양식을 공개합니다. 이후 2~3주 동안 주간 루틴으로 20개 안팎을 쌓으면서 기여를 명시적으로 인정합니다. 그 다음에 1:1 미팅과 역할 재설계로 불안을 다루는 순서입니다. 이 순서가 뒤집혀 공유율부터 압박하면 앞서 말한 역효과가 납니다. 잘 되고 있는지는 등재된 숫자보다 재사용 빈도와 새로 기여한 사람 수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소수 몇 명만 계속 올리고 나머지는 갖다 쓰지 않는다면 그건 유통이 아니라 전시입니다. 다만 이 신호들은 검증된 KPI가 아니라 운영상 점검용이라는 점은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리더가 바꿔야 할 대상은 구성원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나눌수록 이득이 되는 판입니다. 노하우를 내놓지 않는 구성원은 대개 조직이 짜둔 계산식에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입니다. 나누면 손해라고 느끼게 해놓고 나누라 하면 사람은 나누지 않습니다. 판을 먼저 깔면 사람은 그 위에서 움직입니다.


밀)
김진영(에밀)
비즈니스 코치
『위임의기술』 『팀장으로산다는건』 저자, 전략-운영-리더십-성과 with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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