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럽, 한국에서 급여 투명성 논의가 제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약에 급여밴드를 전 직원에게 공개하면 정말 공정해질까요? 한국인사관리협회 《월간 인사관리》 2026년 10월호 Global HR 섹션에 이 고민을 정리한 기고문 <급여를 공개하면 공정해질까?>를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링크) 아래 아티클에서는 두 부분으로 나눠서, Part 1 은 기고문 요약, Part 2는 공정성, Part 3는 급여 투명성 지침이 HR Tech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EU 임금 투명성 지침 대응은 유럽 각국과 함께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인사 용어를 직원이 납득하는 언어로 설명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직원들은 보상에 대한 설명을 본인의 커리어, 조직에서의 인정, 회사의 공정성 문제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임금 투명성 앞에서 HR이 마주하는 5가지 질문
1. 유럽 전체에 통용되는 하나의 기준은 존재하는가?
국가마다 노사관계와 법령, 임금결정 방식이 달라서, 논의는 결국 거버넌스로 옮겨간다.
2. 같은 직무를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글로벌 표준 등급이 있어도 현지는 자체 직무체계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 동일 직무여도 서로 다른 보상 등급으로 평가하는 일이 생기고, 양쪽을 잇는 매핑이 필요해진다.
3. 직원이 궁금한 것은 회사의 급여 체계인가, 본인의 보상인가?
구성원은 "현재 나는 밴드 내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는가" 궁금해한다.
4. 직무급 체계에서 성과와 개인 차등은 어떻게 공존하는가?
같은 직무 안에서도 경험, 전문성, 성과에 따라 급여 차이가 생기는데, 그 차이가 어떤 객관적 기준에서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5. 스킬 베이스 조직에서 '동일가치'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같은 직무명도 스킬 조합과 숙련 단계에 따라 실제 업무가 달라진다. 스킬 프레임워크와 Job Architecture를 연결하는 일이 새로운 과제가 된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시사점
- 한국도 성별 고용 및 임금현황 공시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평가기준과 보상결정 근거를 미리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 제도 전체를 바꾸기보다, 채용, 평가, 승진, 보상 단계별 점검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 HR은 리더가 보상 관련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의사결정권과 설명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한다.
- 스킬 기반 전환에 앞서 직무체계와 스킬체계를 연결할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급여 투명성을 준비하면서 공정성에도 서로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을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는 보상 결정과 결과가 실제로 공정한지, 다른 하나는 직원이 그 결과를 공정하다고 느끼는가에 관한 지이다.
조직행동 연구에서는 이를 조직공정성에 대한 인식으로 다룬다. 조직공정성은 일반적으로 분배 공정성, 절차 공정성, 대인관계 공정성, 정보 공정성으로 구분된다. 직원은 자신이 받은 급여나 승진 결과뿐 아니라 결정 과정이 일관되고 편향되지 않았는지, 존중받았는지,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를 함께 평가한다.
실제 공정성과 인지된 공정성은 항상 동일하지는 않다. 게다가 급여 투명성은 이 간극을 더 잘 보이게 만든다. 직원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도 늘어난다. 회사에는 숫자를 공개하는 준비와 함께 그 숫자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할 준비도 필요하다.
최근 HR Tech와 AI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 보상 영역의 변화를 자주 보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보상 관련 솔루션은 시장임금 데이터, 급여 밴드 관리, 연봉 인상 프로세스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성별 임금 격차 분석, Pay Equity 진단, 임금 투명성 보고, 보상 대시보드,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2026년 4사 분기에 내가 느끼기에 현재 시장에 나오는 AI 솔루션, 스타트업들은 크게 3가지 범주에 있는 것 같다.
① 공정성 진단 (Pay Equity Analytics)
현재 보상 체계에 설명하기 어려운 임금 차이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영역이다. 최근 시장에 나와 있는 서비스들은 직무, 직급, 경력, 근속연수, 근무지역 등의 요소를 반영해 임금 격차를 분석한다. 국가별, 법인별, 직무군별 차이를 비교하고, 객관적인 요인으로 설명되는 차이와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를 구분해 보여준다. 과거에는 외부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수행하던 분석이 점차 상시 모니터링 형태로 바뀌고 있다.
② 보상 의사결정 지원 (Compensation Decision Support)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실제 보상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기능도 늘고 있다. 채용 오퍼, 승진, 연봉 인상, 특별 조정 과정에서 특정 결정이 내부 형평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도록 돕는다. 관리자에게 시장임금 데이터, 내부 급여 수준, 보상 정책 등을 함께 제공하거나, 참고 가능한 의사결정 옵션을 제시하는 형태다. 시뮬레이션 기능도 여기에 포함된다. 어느 집단을 우선적으로 조정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한지, 특정 조치가 전체 페이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여러 시나리오로 비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③ 규제 대응 및 리스크 관리 (Compliance & Transparency)
EU Pay Transparency 시행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다. 직원의 정보요청권 대응, Gender Pay Gap 보고, 국가별 법규 대응, 감사 추적(Audit Trail) 관리 등을 지원하는 기능들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거나, 특정 국가 및 조직의 위험 신호를 요약하는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AI 기반 HR Tech 솔루션들이 실제 공정성을 측정하고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직원들이 경험하는 공정성은 결과뿐 아니라 절차, 설명, 대화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실제 공정성(Being Fair)은 물론이고, 인지된 공정성(Perceived Fairness) 향상은 여전히 사람인 HR과 리더의 역할이 필요하고 오히려 이런 부분이 AI시대에 강화해야 할 휴먼 터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