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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포사이트 코리아 참관기:인재의 재정의와 하이브리드 리소스 시대(이중학 교수 강연)

[김민석]포사이트 코리아 참관기:인재의 재정의와 하이브리드 리소스 시대(이중학 교수 강연)

이중학 교수는 인적 자원에서 하이브리스 리소스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AI와 인간의 협업 설계, 새로운 평가 체계, 오케스트레이션 리더십이 핵심.
채용조직문화성과관리인사기획미드레벨시니어리더임원CEO
민석
김민석Oct 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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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사이트 코리아 2026 참관기: 인재의 재정의와 하이브리드 리소스 시대(이중학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강연)

좋은 기회를 얻어 휴넷 주관의 연례 CEO 포럼인 <포사이트 코리아 2026>에 다녀왔습니다.

휴가를 하루 내고, 정말 오랜만에 '학생 모드'로 전환해서, 여러 전문가들의 밀도 있는 강연을 들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이중학 교수의 강연 <인재의 재정의: 하이브리드 리소스 시대의 대응 전략>을 듣고 간단히 후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인적 자원에서 하이브리드 자원으로: 패러다임의 전환

이중학 교수는 강연의 서두에서 'Human Resource'에서 'Hybrid Resource'로의 개념적 전환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닙니다. 조직 내 가치 창출의 주체가 더 이상 사람만이 아니라는 선언입니다.

미래 조직은 어떤 업무를 인간이 수행할지, AI에게 위임할지, 혹은 양자가 협업할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 교수가 예로 든 모더나(Moderna)의 사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HR과 IT 부서를 통합해 3천 개의 AI 에이전트와 5,800명의 인간 직원을 하나의 통합된 '워크포스'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기업과 자산운용사에서 경력을 쌓으며 느낀 점은, 우리 조직들이 여전히 AI를 '보조 도구'로만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교수의 지적처럼, AI는 이제 업무 환경 그 자체입니다. 마치 인터넷이 선택 사항에서 필수 인프라가 된 것처럼, AI 역시 조직의 기본 레이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AI를 잘 쓰는 법'이 아니라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업무 설계'로 사고의 중심이 이동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조직 시스템의 재설계: 채용과 평가의 근본적 변화

이 교수는 채용과 성과 평가라는 HR의 핵심 기능이 근본부터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채용 프로세스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면, 이제는 "AI와 협업하며 이 과업(task)을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직무기술서(JD) 자체가 변해야 합니다. "엑셀 능숙자"가 아니라 "데이터 분석 AI 도구를 활용해 전략적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자"를 찾는 식으로 말입니다.

성과 평가는 더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 교수가 제기한 질문은 철학적이기까지 합니다: "하이브리드 팀에서 AI가 만들어낸 성과를 누구의 공으로 평가할 것인가?"

여기서 핵심은 평가 지표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 결과물(output)이 아니라 '인간-AI 협업의 효율성', 'AI 활용의 창의성', '워크플로우 개선 기여도' 같은 새로운 차원의 지표가 필요합니다. 이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리더십의 문제입니다.

AI 덕분에 높아진 생산성과 인간의 동기 저하라는 역설도 주목할 만합니다. 대기업에서 흔히 보는 현상입니다. AI가 업무를 너무 잘 해내면, 정작 직원들은 자신의 기여도를 느끼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집니다. 성과 평가의 공정성 논란도 깊어집니다. 이는 보상 체계만이 아니라 일의 의미와 존재감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합니다.


조직 구조와 문화: 오케스트레이션 리더십의 시대

이 교수는 강연 후반부에서 조직 구조와 문화 차원의 변화를 다뤘습니다.

무엇보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바뀝니다.

이 교수가 강조한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이라는 표현이 적확합니다. 리더는 이제 단순히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어우러진 복합 시스템을 지휘해야 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기업에서는 여전히 '부서-팀-개인'이라는 전통적 위계 구조가 견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의 제안처럼, 이제는 직무·기능 단위를 해체하고 과업(task) 중심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이라는 고정된 조직이 아니라, '신규 고객 확보'라는 과업을 중심으로 인간 전문가 3명, AI 데이터 분석 에이전트 5개, AI 콘텐츠 생성 도구 2개가 한 시즌 동안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는 식입니다. 애자일 방법론과 AI 시대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실패와 실험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전문가의 역할 재정의

강연을 들으며 제가 가진 전문성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전문가의 가치는 이제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AI가 줄 수 없는 맥락과 판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미묘한 심리, 규제의 의도, 이해관계자 간 역학 같은 비정형 영역에서 인간 전문가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집니다.

동시에, AI를 오케스트레이션하는 능력, 즉 AI를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할지 설계하는 메타 역량이 새로운 전문성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중학 교수가 제시한 하이브리드 리소스 개념은 단순한 미래 예측이 아닙니다. 이미 시작된 현실이며, 조직과 리더, 그리고 전문가 개인 모두에게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명제입니다.

앞으로 우리 조직은 이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김민석 listen-listen@nate.com


민석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전략기획부문 팀장·한국PR협회 ESG이사
한국외대 석사과정에서 경영학을, 성균관대 박사과정에서 행정학과 정책학을 수학했습니다. 현재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 전략기획부문에 재직 중입니다. 한국PR협회 ESG이사, 세계환경사회거버넌스학회(WAESG) ESG경영전략연구소 부소장 등으로 활동 중입니다. ESG와 HR에서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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