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가 없어서, 사람을 공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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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없어서, 사람을 공부했습니다

거울 앞에서 웃음을 연습하던 사람이 인사담당자가 됐습니다. 1년차 채용담당자의 복기 노트를 시작합니다.
HR 커리어주니어취업준비생신입/인턴
효준
안효준Jul 6, 2026
2016

프롤로그 — 눈치가 없어서, 사람을 공부했습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한 사업부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 충원 요청을 올렸고, 저는 JD(Job Description)를 참고해서 어렵지 않게 공고를 올렸었습니다. 첫 실무였지만 일 자체는 그리 어렵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뭔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마음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더군요.

그 '뭔가'의 정체를 알게 된 건 우연한 순간이었습니다.

해당 사업부의 수석님이 제 사수와 나누시는 대화를 지나가다 듣게 되었거든요.

“이번에 00장비를 적극적으로 영업해야 하니까, 그 장비 이해도가 높으면서 커뮤니케이션이 괜찮은 사람을 좀 뽑아줘. 가능하면 00회사 경력 있는 사람으로.”

JD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짧은 한마디 안에는 공고에는 담을 수 없는 내부 속사정과 진짜 채용 요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날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느낀 부족함은 서류 안이 아니라 서류 밖에, 사람들의 대화 속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채용을 요청한 부서와 그 사업을 깊이 이해해야, 그만큼 더 좋은 채용에 가까워진다는 것도요. 따라서, 조직의 분위기와 구성원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눈치’는 인사담당자의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눈치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여기서 고백을 하나 하려 합니다. 저는 원래 대인관계에서 눈치가 없는 편입니다.

상대의 표정이나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읽어내야 할 것들을, 저는 자주 놓치곤 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남들은 타고나는 눈치지만, 심리학이라면 인위적으로라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웃는 사람을 편하게 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거울 앞에 서서 저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웃음을 찾아 연습해 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굳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사람을 대하는 일이란 그렇게 하나하나 배워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인사담당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을 만나고, 사람에게 연락하고, 사람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지요. 눈치 없는 사람이 가장 눈치가 필요한 자리에 앉게 된 셈입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조금씩 느끼는 게 있었습니다. 타고난 감각이 없다는 게 꼭 약점 만은 아니라는 것을요. 감각으로 해내는 사람은 자신이 왜 잘하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배워서 해내는 사람은 그 과정을 하나하나 분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울 앞에서 웃음을 연습하던 그때처럼, 저는 지금도 실무의 순간들을 심리학이라는 렌즈로 조용히 복기하며 배워가는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저의 복기 노트입니다

저는 1년차 인사담당자입니다. 채용 공고 작성부터 사업부, 후보자 커뮤니케이션, 전형 운영, 합격자 온보딩까지 — 채용 프로세스의 A부터 Z까지를 프론트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연차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강의가 아니라 저의 복기 노트에 가깝습니다. 과거의 제가 겪은 실제 장면을 하나씩 꺼내어 지금의 시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거기에 심리학 개념 하나를 곁들여 함께 공부해 보는 글입니다. 옆에서 나란히 걷는 동료가 문득 건네는 작은 메모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실무가 처음이라 타인이 두렵고, 지원자에게 전화 한 통 거는 일에도 마음을 졸이는 주니어 인사담당자가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들께 저의 글이 수학 공식처럼, 필요한 순간에 조용히 꺼내 쓸 수 있는 팁이 되길 바랍니다. 눈치는 배워갈 수 있는 것이라고, 저는 제 경험으로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앞으로도 계속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효준
안효준
학교 밖 세상을 겪기 시작한 HR 주니어
HR Generalist를 목표로 하는 1년차 HRer입니다. 채용과 기타 업무 지원을 맡고 있으며 주니어 시각의 인사이트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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