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밋업
컨퍼런스
직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  말이 거칠어진 시대에 우리는 더 다정한 방패가 필요하다.

직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 말이 거칠어진 시대에 우리는 더 다정한 방패가 필요하다.

기준 잡기. 수익률 높은 곳에 투자하기. 거리 두기. 쓰레기 버리기. 용기 내기
윤희
ON_최윤희Sep 23, 2025
주니어,미드레벨,신입/인턴,시니어
2115

출근길 엘리베이터 버튼만 봐도 심박수가 오르는 날이 있다. 회의실 의자는 왜 그렇게 진실을 말하기 어렵게 만드는지, 프린터는 왜 급할 때만 종이를 씹는지. 직장생활은 원래 힘들다. 그래서 노하우가 필요하다. 견디는 요령이 아니라, 내가 왜 여기서 일하는지 스스로 납득시키는 논리와 습관 말이다.


첫째, “나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인가?”를 분명히 하자.
성과표의 숫자와 상사의 기분은 매일 바뀌지만, 내가 만드는 가치는 분명하다. 고객의 시간을 절약시키는 사람인지, 동료의 사고를 정리해 주는 사람인지, 팀의 불안을 낮추는 사람인지. 이 기준이 선명하지 않으면 매번 말풍선처럼 흔들린다. 오늘은 ‘열정’, 내일은 ‘관계’, 모레는 ‘보고서 디자인’에 목숨을 걸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가치는 내 편이다. 내 편이 있어야 버틴다.

둘째, 코드가 맞는 사람과 시간을 늘리자.
신기하게도 일은 ‘누구와’가 ‘무엇을’보다 오래 남는다. 같이 일하면 에너지가 차오르는 동료가 있다. 말 한마디로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 주는 사람, 회의 끝에 “그래도 우리 해보자”라고 말하면 정말 해낼 것 같은 사람. 이런 사람들과의 시간을 늘리고, 반대로 매번 영혼을 탈취하는 ‘흡혈관계’에는 경계선을 그어라. 관계는 투자다. 수익률이 좋은 곳에 시간을 넣자.

셋째, 말이 거칠어진 시대에 우리는 더 다정한 방패가 필요하다.
상사의 ‘솔직’이라는 포장지에 싸인 직설, 피드백이라는 이름의 과도한 팩폭
동료의 농담인 척 시작되는 비아냥, 은근한 배제와 말꼬리 잡기, 너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불편한 말 전달!
회의실 밖에서 이어지는 책임 밀어내기, 눈치 주기
단톡방에서 쌓이는 뒷말의 스크롤,
익명 게시판에서 부풀어 오르는 반쪽짜리 진실….
(요즘 타인의 말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이 문단을 당신에게 보낸다.)

기억하자!! 상대의 말, 악풀은 당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쓰는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다. 누군가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을 “선물”처럼 건네면, “아, 독특하시네” 하고 휴지통에 넣자. 굳이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을 필요 없다. “이 냄새의 의도는 뭘까? 혹시 내가 문제일까?”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자.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은 예의이자 권리다. (다만, 쓰레기통—즉, 독한 말—을 봐야 할 순간이 온다면, 인정할 건 담담히 인정하고 아닌 건 툭 털어버릴 수 있을 때만 열어보자. 그게 어려운 날엔 과감히 보지 않는 선택이 더 현명하다.)

혹시 상처되는 말을 보게 되더라도 이렇게 가볍게 정리해 보자.
“내가 그 부분은 부족했네. 인정. 그리고 저분은 지금 내 말을 이해할 마음이 아니구나.”
여기서 멈추면 된다. 그 한 줄이 마음을 붙들어 준다. 우리는 누구나 [몬더그린]—엉뚱하게 잘못 들은 해석—과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사실’과 ‘해석’을 분리하고, ‘기록’과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메신저에 남긴 문장, 회의록의 문장은 기록으로 남기고, 감정은 따로 숨 고르며 돌본다. “지금 내가 느끼는 건 상처, 사실은 이 한 줄.” 이렇게 구분하면 마음의 체력이 금방 회복된다.

무엇보다, 그 일 때문에 사람에 대한 애정까지 잃지 말자. 세상엔 여전히 귀 기울여 주는 동료, 따뜻한 리더, 함께 웃을 사람이 많다. 우리는 쓰레기통 앞에 머무를 필요가 없다. 더 환한 쪽으로,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그 선택만으로도 오늘의 우리는 충분히 괜찮다.

넷째, 통제 가능한 일에 집중하자.
정치, 환율, 타팀의 일정, 상사의 기분은 대체로 내 통제 밖이다. “어쩔 수 없지!” 하고 내려놓는 태도는 패배가 아니라 전략이다. 대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일의 정의, 우선순위, 질문의 질, 문서의 구조—에 집요하게 에너지를 쓰자. 변화는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실험에서 온다. 보고서 첫 문단을 “문제–근거–대안”으로 재구성해 본다든가, 회의 시작 5분을 “결론부터”로 고정해 본다든가. 이런 미세한 설계가 팀의 산소포화도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가벼운 용기를 품자.
“어쩌면… 변화를 이룰 수 있어!”라고 중얼거리며 툭 던지는 시도들. 실패하면 어떠냐. 실패의 비용을 실험의 수업료로 전환하는 순간, 일은 덜 무섭고 더 흥미로워진다. 유능함은 한 방의 성과가 아니라 작게 이긴 경험들의 누적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누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나의 가치 기준—내가 어떤 가치를 만드는 사람인지에 대한 평소의 선택—이다.

오늘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마음속으로 체크리스트를 꺼내 보자.

  1. 나는 오늘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

  2. 누구와 시간을 더 보낼 것인가?

  3. 쓰레기는 웃으며 버렸는가?

  4.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했는가?

  5.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는가?

직장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쓰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이 공간을 조금 덜 무섭고, 조금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건 결국 우리의 몫이다. 논리로 마음을 단단히 묶고, 유머로 숨을 돌리며, 가벼운 용기로 한 걸음 더. 그 정도면, 내일 엘리베이터 버튼 앞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괜찮다.


윤희
ON_최윤희
사람과 성과를 연결하는 성장 설계자
성장과 성과를 이끄는 전략가. 따뜻하게 소통하는 HRer. 가치 있는 일을 탁월하게 하고 싶은 욕심쟁이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