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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상사의 agenda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당신은 상사의 agenda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부하직원은 리더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조직문화기타리더십전체
여름
여름Nov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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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회사에 처음으로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새로운 리더들도 생겨났고 동시에 조직별 문제도 불만도 많았던 것이 계기였다.

당시 교육 강사님과 여러 사내 이슈와 사례를 공유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단순히 리더 대상의 교육이 아닌, 전사원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이었다. 

사실 전사원 리더십 교육을 공지했을 때, 가장 먼저 리더들의 항의가 많았다.

과거에 리더십 교육을 들어본 리더나, 첫 신임 리더가 된 직원들도 기대했던 교육은 아니였다.

리더의 고충을 들어주기는커녕, 리더의 잘못을 가리는 자리인 것인지 등의 불만도 많았고, 부하직원들도 익숙치 않은 교육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의아했다. 전사원이 함께 리더십 교육은 사실 나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었었다.  

우려 가득한 상황에서 교육이 시작되었고 첫 수업은 실제 팀의 리더와 부하직원이 함께 조를 이루어 진행되었다.첫 번째 조별 활동 주제로 나온 것은 ‘당신은 상사의 agenda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라는 질문이 였다.

 

이 주제는 질문 그대로 상사의 agenda를 리더와 부하직원이 장기적, 중단기적으로 추측하여 작성해보고 작성한 내용과 이유에 대하여 토의하는 활동이었다.

당시 나도 부하직원으로서 나의 리더와 함께 참여했다. 사실 나는 인사팀으로서 나름 리더와 자주 미팅도 하고 커피챗도 하며 소통하는 편이어서,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있게 주제의 내용을 작성한 후, 나를 비롯한 리더와 팀원들이 각자 작성한 내용을 공유했다. 

그러나 자신 넘치던 나의 태도와 달리, 내가 쓴 내용을 보고 어리둥절한 리더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여름님은 정말 이 업무가 내가 중점을 두고 하는 업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조에서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당혹스럽거나 어이없다는 표정까지, 

그때 깨달았다. 아 우리는 서로 모르고 있구나. 

그때 리더십 교육 활동은 리더의 자질이나 코칭, 성과관리와 같은 주요 리더십 내용 보다 실제 나의 리더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또는 부하직원이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것을 우리가 서로 공유하고 이해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되고 있기에, 대부분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였다.

다른 무엇보다 그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나의 리더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을까’

함께 회의를 들어가기도 하고, 업무 채팅방에서 공유도 하지만 부하직원은 리더가 생각하는 만큼 또는 기대하는 만큼 업무 흐름, 배경 지식을 사실 상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대체로 그러하다.

부하 직원인 나 스스로도 몰랐고, 리더도 대부분 알지 못한다.

실제 당시 교육 후,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팀 회의는 리더의 참여가 더 높아졌고, ‘공유’는 더 중요시되었다.

물론 그 것 만으로 팀내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교육 후 실무에서 적용된 가장 기본적이고 영향있는 변화였다.

내가 팀장이 된 지금 늘 되뇐다.

 ‘내 부하직원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리더로서 최대한 공유하고 또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 팀장으로서 내가 부하직원과 업무를 하면서 가지는 가장 첫 번째 마음가짐이었다. 

가끔 온앤온이나, 팀미팅에서 직원들에게 물어보곤한다. 

“나의 agenda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내가 요즘 가장 중점을 두고 하는 업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

물론 가끔 기대했던 답을 들려주는 직원도 있지만 대체로는 생각지 못한 대답이 나올 때가 많다. 그럴 땐 열심히 표정 관리를 하고, 새삼스레 놀라기도 하며 5년 전 나의 리더와 같은 표정을 지을 때도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공유하다 보면 조금더 나의 agenda를 팀원들이 이해하고 후에 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회의를, 대화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기회가 된다면, 팀에서 서로 이야기해보는 것을 어떨까.

‘리더인 나의 agenda를 알고 있는지’, ‘어떤 것을 나의 주요 agenda로 생각하는지’

생각지 못한 대답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리더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부하직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이다.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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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HRer
변화하는 HR의 역할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깁니다. HR과 사람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글로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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