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현재 어디로 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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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현재 어디로 가고 계신가요?

바쁘게 채우고 있지만, 비어있는 것 같은 이유
HR 커리어취업준비생신입/인턴
가영
김가영Jun 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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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 말입니다.

저는 현재 이직을 준비하며 자소서를 고치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분명 누구보다 바쁘게 채워온 상반기인데, 가끔 이상한 허전함이 듭니다.

열심히 하고 있는 건 맞는데,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

이 느낌이 오늘 글의 출발점입니다.

채우는 건 잘하는데, 방향은 잘 안 묻습니다

HR은 구성원의 역량을 평가하고, 조직의 구조를 점검하고, 채용부터 퇴사까지 사람을 둘러싼 모든 과정을 설계합니다. HR 안에도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노무처럼 세부 기능이 무수히 많지만, 결국 그 중심에는 늘 '사람과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함께 그리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의 방향은 얼마나 자주 그려보셨나요?

이상한 아이러니입니다. 방향을 설계하는 일을 준비하는 사람이, 자신의 방향에 대해서는 가장 무딘 사람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격증을 따려고 했는데 정신없이 바빠서 손도 못 댄 상반기. 자소서를 수십 번 고치는 동안, 정작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는 한 번도 제대로 묻지 않은 시간. 스펙은 채워지는데 정작 나만 비어있는 것 같은 느낌. 많은 취업준비생분들에겐 낯설지 않은 풍경일 겁니다.

우리가 자주 채우려고 하는 것들

HR로서 커리어를 고민할 때, 보통 이런 질문들을 떠올리죠.

요즘 뜨는 HR 트렌드는 뭘까.

어떤 자격증을 따야 이력서에 도움이 될까.

어떤 툴을 다룰 줄 알아야 시장에서 경쟁력이 생길까.

지금 회사에서 더 버틸지, 이직을 준비할지.

이 질문들이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이 질문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무엇을 더 채울까'에 대한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채워야 할 목록은 끝이 없고, 채울수록 더 채워야 할 것 같은 불안이 따라옵니다. 그런데 그렇게 채우는 동안에도, "그래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습니다.


대신 던져야 할 질문들

  1. 나는 어떤 문제를 푸는 HRer인가요?

채용을 잘한다, 교육을 잘한다 같은 직무 단위의 답이 아닙니다. "나는 조직이 빠르게 성장할 때 생기는 혼란을 정리하는 사람이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같은, 직무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입니다. 이 답이 없으면 어떤 트렌드를 좇아도 방향이 잡히지 않습니다.

  1. 이 경험은 3년 뒤에도 설명 가능한가요?

지금 하는 일이 이력서 한 줄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3년 뒤에 누군가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라고 물었을 때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질문입니다. 답이 막연하다면, 그 경험은 시간이 채워준 것이지 내가 채운 게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을 채울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입니다.

HR을 준비하는 분들께

아직 현업에 있지 않다면, 지금 던지는 질문의 종류가 입사 후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무 지식은 입사한 다음에도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사수가 알려주고, 회사가 교육시켜줍니다. 하지만 질문의 깊이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 제도가 왜 필요한가"를 묻는 사람과 "이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가"만 묻는 사람은, 같은 연차에도 완전히 다른 HR이 됩니다.

저도 지금 회사에서 일을 배운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는데요. 아직도 회사 생활은 어렵습니다. 뭔가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기분 좋게 집에 가는 날도 있지만,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려고 화장실에서 혼자 감정을 추스르는 날도 많습니다.

이 회사가 안 맞는 건지, 직무가 안 맞는 건지, 업종이 안 맞는 건지. 그런 고민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은 그냥 다 배워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답을 빨리 찾으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긴 시간은 아니지만 조금 지나서야 알게 되었네요.

그래서 HR을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자기 안의 목소리를 잘 들어보시면서, 내면의 단단한 방향성을 잡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방향성은 누가 대신 잡아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결국 오래 살아남는 HR은 정답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관점은 트렌드처럼 빠르게 습득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에게 좋은 질문을 반복해서 던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가장 가깝게 도달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상반기를 보내며

연초에 세웠던 목표, 다시 한번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채우지 못한 게 있다면 왜 못 채웠는지보다, 그게 정말 내가 가야 할 방향이었는지를 먼저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다 채웠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채운 것들이 정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는지를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방향을 함께 그려주는 게 우리의 일이라면,

그 일을 가장 먼저 적용해야 할 대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입니다.

올해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계신가요?


가영
김가영
산업심리학/경영학을 전공하며 사람과 조직을 탐구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산업심리학과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영학을 전공하며, 그 접점에서 '진짜 일하기 좋은 조직'의 답을 찾고 있습니다. 아직 실무의 최전선에 있지는 않지만, HR의 본질을 고민하며 매달 신선한 인사이트를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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