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문성이 당신의 발목을 잡는다

당신의 전문성이 당신의 발목을 잡는다

전문성의 축적에서, 학습 민첩성과 AI 협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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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환
설평환Aug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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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영화는 〈죽은 시인의 사회〉다.

명문 기숙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교사 존 키팅은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외우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책상 위에 올라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시를 암기하는 대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이끈다. 학교가 가르쳐 온 정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우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가 남긴 메시지는 지금 AI 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앞으로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 얼마나 빨리 배우고 다시 배울 수 있는가다.

오랫동안 전문성은 시간을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자산이었다.

한 분야를 오래 경험할수록 전문가가 되었고, 경력은 곧 경쟁력이었다. 오래 일한 사람이 가장 많은 답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도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AI는 이 공식을 흔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까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의 약 40%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렵게 쌓은 전문성이 어느 순간 낡은 지식이 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전문성이 아니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순간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 조직들이 주목하는 역량이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이다.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낯선 환경에서도 빠르게 배우고 새로운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여기에 AI 시대에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능력과, AI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검증하고 질문하는 능력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행정안전부는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AI 역량 교육 체계를 단계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고, SK그룹 역시 많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확대하며 학습을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역량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IBM이 'Your Learning' 플랫폼을 통해 개인별 학습 경로를 제시하고, 직원뿐 아니라 관리자도 팀의 학습 수준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관리하고 있다.

공통점은 하나다.

교육을 많이 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배우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People팀이 준비해야 할 변화도 여기에 있다.

이제 HRD의 역할은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사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고객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앞으로 어떤 역량이 필요해질지를 먼저 읽고, 그에 맞는 학습이 적시에 이루어지도록 설계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AI는 이 변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성원의 현재 역량과 부족한 역량을 빠르게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안하며, 학습 결과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HR이 관리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조직의 학습 속도다.

Patrick's Insight

최근 HRD 관련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교육 운영이나 좋은 콘텐츠를 찾는 것, 온라인 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AI의 도움으로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더 어려워진 일은 따로 있다. 앞으로 어떤 역량이 필요해질지 먼저 읽고, 지금 조직 안에는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일이다.

AI는 구성원의 역량을 분석하고 필요한 학습을 추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 담당자에게 남겨진 시간은 어디에 써야 할까. 필자는 그 시간을 사업을 이해하고, 고객을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을 직접 배우는 일에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교육이 단순하게 한두개의 학습 과정을 운영하는 일이 아니라, 사업의 방향을 함께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

People팀이 설계해야 하는 것은 교육 일정이 아니라 조직이 배우는 속도다.

이번 주 회의에서는 이런 질문 하나를 던져보면 어떨까.

"우리의 교육은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가, 아니면 조직에 필요한 역량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있는가?"


평환
설평환
조직문화의 변화를 디자인하는 몽상가
조직문화와 HR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여러 동료 분들께 배우고 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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