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코칭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담당자와 어떤 팀부터 시작할지 논의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우수한 팀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좋은 팀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면 확산이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담당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가장 저조한 팀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 팀이 좋아지면 어떤 팀도 좋아질 수 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요.” 그 팀은 구성원들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회사 안에서 분위기가 가장 좋지 않은 팀이라고 했습니다. 사전 미팅에서도 상사는 팀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팀장과 팀 분위기 사이에 뭔가 얽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첫 미팅 날, 회의실의 공기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차분하다 못해 썰렁했습니다. 팀원들이 제시간에 모두 모이지도 않았습니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한 명씩 들어올 때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더 가라앉았습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게추가 하나씩 얹어지는 것처럼. 그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 팀에 부족한 것은 목표나 전략이 아니겠다. ‘팀 구성원 간의 관계, 팀 분위기’가 중요하겠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쳤을 때 구성원들의 눈에는 약간의 기대가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회의실 가운데 뒤쪽에 앉아 있던 팀장의 표정 때문이었습니다. 그 표정은 무거웠고, 피로해 보였고, 어딘가 상처를 입은 듯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이번 팀코칭 성공의 관건은 팀장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코칭을 하면서 다양한 리더를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회의실의 공기를 따듯하게 바꾸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제가 본 그런 리더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릇이 큽니다. 구성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웃으며 받아줍니다. 센스 있는 리더들은 그것을 위트 있게 되받아치기도 합니다. 마치 사회를 보는 사람처럼, 대화에서 살짝 빠져 있는 사람에게 눈길을 보내거나 질문을 던지며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회의실에는 웃음이 퍼집니다. 리더가 특별한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리더십 연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Primal Leadership에서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리더는 조직의 감정 에너지를 만든다. 사람들은 서로의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합니다. 리더의 표정, 말투, 반응이 팀 전체의 분위기로 번져갑니다. 그래서 어떤 팀은 회의실에 들어가면 에너지가 느껴지고, 어떤 팀은 설명하기 어려운 무거운 공기가 흐릅니다.
에너지가 낮은 팀에서는 다른 풍경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잘 쳐다보지 않습니다. 서로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습니다. 각자 능력은 뛰어날지 몰라도 팀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마치 각자 플레이하는 선수들처럼 보입니다. 이런 팀에서 팀장은 더 바빠집니다. 모든 것을 챙겨야 하니까요. 그래서 많은 팀장에서 이런 모습을 봅니다. 지친 얼굴. 고갈된 에너지. 문제가 생기면 팀원들 반응도 비슷합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그건 제 일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나타나는 것은 침묵입니다. 회의실을 가득 채운 차갑게 식어가는 침묵.
흥미로운 것은 팀코칭 과정에서 이런 팀이 바뀌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은 구성원들이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아… 그래서 그때 그렇게 행동했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팀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서로가 상대편이 아니라 우리 편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진행했던 팀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인사도 잘하지 않는 팀이었습니다. 회식도 작년에 한 번 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가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팀이 자율근무제를 하고 있었는데 출퇴근 시간이 서로 달랐습니다. 그래서 늦게 출근을 하는 팀원들은 인사를 하면 일을 방해할까봐 하지 않았고, 먼저 퇴근하는 멤버는 일하는데 미안해서 조용히 퇴근한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눈 녹듯 풀렸습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 이후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중간에 함께 점심을 먹으며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팀코칭을 오래 하다 보니 리더에 대한 한 가지 판단기준이 생겼습니다. 리더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회의실 문을 여는 순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팀에서는 리더가 들어오는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집니다. 어떤 팀에서는 리더가 들어오는 순간 회의실이 환해집니다. 그 분위기를 보면 그 리더가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을 전략이나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팀코칭 현장에서 느끼는 리더십의 본질은 조금 다릅니다. 리더십은 구성원의 역량을 꽃 피도록 돕는 일입니다. 봄이 오면 꽃이 피는 이유는 꽃이 노력해서가 아닙니다. 따뜻한 햇빛과 충분한 빗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구성원들도 따뜻한 분위기와 관심, 그리고 지지가 있을 때 꽃처럼 피어납니다. 리더의 역할은 바로 그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팀은 지금 어떤 계절에 있습니까? 봄처럼 꽃이 피는 팀인가요, 아니면 아직 겨울 속에 머물러 있는 팀인가요?

Primal Leadership, The hidden driver of great performance - Daniel Goleman, Richard Boyatzis, and Annie McKee
1. Great leadership is rooted in emotional intelligence, not just strategy or authority.
위대한 리더십은 전략이나 권한이 아니라 감성지능에 기반한다.
2. Leaders shape the emotional climate of their teams through emotional contagion.
리더는 감정 전염을 통해 팀의 정서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3. Resonant leaders create trust, motivation, and positive energy that drive performance.
공명하는 리더는 신뢰와 동기를 만들어 성과를 이끈다.
4. Effective leaders flex among different leadership styles depending on the situation.
효과적인 리더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리더십 스타일을 유연하게 활용한다.
5. Sustained leadership requires renewal—managing one’s own energy, purpose, and relationships.
지속적인 리더십을 위해서는 자신의 에너지와 의미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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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코칭 ALIGN 전문가 과정 4기 (6/5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