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을 보면 어느덧 임원이 된 지인이 있고, 여전히 제자리에 머무는 친구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운이라 하기엔 너무나 선명해집니다.
팀장 교육을 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임원이 되고 싶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분은 거의 없다는 것이지요. 대신 이렇게들 말씀하십니다. “요즘은 성과를 내도 기준이 참 안 보입니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임원 코칭을 할 때도 비슷합니다. 다음 자리, 혹은 그 이상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도 그 욕망을 꺼내 놓는 데에는 유독 조심스러움이 따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임원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분들이 아니라, 어느 늦은 퇴근길에 '나는 왜 아직 선택받지 못했을까'라며 조용히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분들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분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임원이 되려면 결국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여러 리더와 대화하며 제가 느낀 것은 조금 다릅니다. 능력과 성과는 임원이 되기 위한 '입장권'이지,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팀장이 되는 과정에서 이미 한 차례 검증은 끝났습니다. 회사는 누가 일을 잘하는지 이미 알고 있지요. 그럼에도 결과가 기대와 다를 때, 우리는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갖습니다. 성과를 냈는데 왜 나는 아닐까, 왜 하필 저 사람일까.
하지만 회사는 단순히 성과만으로 사람을 세우는 조직이 아닙니다. 전쟁터 같은 경영 현장에서 임원이란, 성과를 내는 사람을 넘어 '조직을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봅니다. 이 사람이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지, 조직의 이해관계를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중장비 회사에 다니는 한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아직 임원은 아닙니다. 어느 날 출근길, 회사 정문 앞에 경쟁사의 장비가 무단으로 주차된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장비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이동을 요청했고, 상황이 정리되는 것을 확인한 뒤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누가 시킨 일도, 그의 업무 범위에 포함된 일도 아니었지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는 조만간 이 조직의 꼭대기에 서겠구나.' 자신의 직무(Role)를 넘어 회사를 진심으로 애정하는 '주인의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는 회사의 핵심 보직을 거치며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조직은 이런 사소한 태도를 결코 잊지 않습니다.
이번에 한 단계 더 높은 직급으로 승진한 지인의 사례도 인상적입니다. 디지털 조직을 총괄하는 그는 임원이 된 이후에도 AI 관련 공부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가 한 말로 기억합니다. "리더가 기술의 본질을 모르면, 조직은 엉뚱한 방향으로 아주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는 단순히 공부하는 리더여서 선택받은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배움이 조직의 자원을 어디에 투입할지 결정하는 '나침반'이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현장에서 반복해서 보게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성과는 좋지만 임원으로 가지 못하는 분들은 대개 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