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HRD 임원을 보고 싶습니다
logo
Original

더 많은 HRD 임원을 보고 싶습니다

HRD의 전문성이 더 큰 역할과 책임으로 이어지려면
조직문화성과관리교육HRBP리더십주니어미드레벨신입/인턴시니어리더임원CEO
진규
한진규Oct 31, 2026
56610

HRD 담당자는 신입사원이 조직에 적응하도록 지원하고, 구성원의 전문성을 높이며, 팀장과 임원이 다음 역할을 준비할 수 있도록 리더십 교육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성장을 돕는 우리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요.

“임원이 되고 싶으면 HRD만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직무도 경험해야 한다.”

HRD 담당자라면 한 번쯤 접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경영지원 분야의 임원 자리가 제한적인 데다, HRD가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되지 않거나 인사·노무에 비해 좁은 역할을 맡는 조직에서는 성장 경로를 그리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HRD의 전문성이 더 큰 역할과 책임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저 역시 HRD 담당자로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부터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첫째, 스스로 정해놓은 역할의 범위를 넓혔으면 합니다.

교육에 대한 전문성만큼 우리 회사의 사업과 다른 부서의 일을 이해하려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어디에서 수익을 내고, 어떤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며, 각 부서가 무엇을 해결하려고 애쓰는지 알아야 인재육성의 우선순위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건 인사에서 하는 일입니다”, “시스템은 IT 부서 소관입니다”라는 말로 생각을 멈추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담당과 책임을 구분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부서의 일에 관심까지 거둘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구성원의 성장은 교육뿐 아니라 배치와 직무 경험, 리더의 지원, 업무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의 적응이 늦어진다면 입문교육을 보강하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업무 안내가 부족한지, 지도할 선배에게 시간이 주어지는지, 처음 맡긴 과제가 적절한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현업·인사와 함께 이러한 조건을 개선하는 일도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우리가 듣고 싶은 답보다 구성원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구성원 설문을 설계할 때 생각해볼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생각을 알고 싶은 것일까요, 이미 정한 계획에 필요한 근거를 얻고 싶은 것일까요. 보고서의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자료를 모은다면 설문을 하더라도 구성원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기는 어렵습니다.

“이 교육이 얼마나 필요하십니까?”와 “최근 업무에서 가장 어려웠던 상황은 무엇이며, 어떤 지원이 필요했습니까?”는 다른 질문입니다.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묻기에 앞서, 구성원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항이 특정 답을 유도하지 않는지, 우리가 만든 선택지 밖의 의견도 표현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설문 결과가 예상과 다르다면 처음의 판단을 바꿀 수도 있어야 합니다. 역량이 부족한 것인지, 역량을 발휘할 기회와 여건이 부족한 것인지에 따라 지원 방식은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설문을 하는 이유도 결국 구성원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성장을 돕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교육이 끝난 뒤 현업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까지 살펴봤으면 합니다.

AI가 주목받는다고 관련 교육을 여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강의에서 배운 도구를 회사에서는 사용할 수 없거나, 실제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활용할 수 없다면 구성원은 배운 내용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회사의 시스템에서는 무엇이 가능한지, 이미 적용한 사례는 무엇인지, 다른 부서로 확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IT·보안·현업 부서와 함께 적용할 과제와 지원 방식을 정할 수 있습니다.

HRD가 준비해야 할 것은 강의만이 아닙니다. 구성원이 시도할 시간을 확보하고, 결과물을 검토할 기준과 질문을 해결할 통로를 마련해야 합니다. 먼저 경험한 구성원이 동료를 도울 수 있도록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교육 이후의 적용을 현업의 몫으로만 남겨두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변화관리를 이야기하는 우리도 새로운 시도가 업무에 정착하는 과정에 어디까지 참여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현업에 직접 들어가 필요한 지원과 교육을 제공했으면 합니다.

현업의 요구를 듣는 데서 나아가 함께 일하며 필요한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맡은 부서에 업무 안내자료와 실습을 제공하거나, 숙련자의 노하우를 정리해 동료에게 전달하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교육 일정에 구성원을 맞추기보다, 현업의 업무 흐름에 맞춰 배우고 적용할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일정 기간 현업 부서로 파견을 나가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일하다 보면 교육 요청서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문제와 필요한 지원이 보일 것입니다. HRD 담당자에게도 사업을 이해하고 현업의 성과에 기여하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배우고 연결해온 것을 다른 부서의 일에 도움이 되도록 나눴으면 합니다.

HRD 담당자는 새로운 지식과 사례를 접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교육기관을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자료와 정보, 네트워크를 교육 운영에만 활용하기에는 아깝습니다. 다른 부서가 필요할 때 꺼내어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해두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현업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검토한다면 관련 기업의 적용 사례나 전문가를 연결해줄 수 있습니다. 외부 파트너를 찾는 부서에는 우리가 협업하며 확인한 전문성과 선정 시 살펴볼 점을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HRD에는 익숙한 정보가 다른 부서에서는 많은 시간을 들여 찾아야 하는 정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도 계속 배우고, 다른 부서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어떻게 알고 준비했지?”라고 느낄 수 있다면, HRD는 함께 일하고 싶은 부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직급이 높아진 뒤에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맡은 설문의 문항을 다시 살펴보고, 다른 부서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교육 이후의 적용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배운 내용을 필요한 동료에게 나누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이러한 실천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업을 이해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실제 변화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HRD는 앞으로도 임원을 배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조직에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언제 예산이 줄어도, 언제 조직이 축소되거나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저는 더 많은 HRD 임원을 보고 싶습니다. 그 모습을 기대하는 만큼 저부터 역할을 좁게 정해두지 않고, HRD가 경영에 필요한 이유를 오늘의 일에서 보여주려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맡은 일에서 어떤 역할을 더 넓혀볼 수 있을까요?


진규
한진규
실무와 학문을 연결하는 Practioneer
기아 HRD, 교육학 박사, 실무자이자 연구자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