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오프피스트에서 인지 에너지와 ‘의사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인지 에너지가 충분한 오전 9시 회의실…
시장 분석 자료도 있고, AI가 정리한 경쟁사 자료도 있습니다.
시키지도 않은 현장 Interview 결과까지 분석자료를 준비됐습니다.
그런데 회의 끝에는 제발 아니길 바래왔던 말이 나옵니다.
“Data Sample과 Interview를 조금 더 보완해서 이틀 뒤에 다시 봅시다.”
이쯤 되면 궁금해집니다. 정말 Data가 부족한 걸까요? 시간은 충분한가요?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시키는대로 다시 자료를 찾습니다.
Interview를 추가하고, 숫자를 시각화하고, 보고서를 다시 만듭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80%가 되면 결정할까요? 90%가 되면 결정할까요?
놀랍게도! 그렇게 되기 쉽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과 조직은 항상 ‘최선의 선택’을 찾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 선택한 비난을 받지 않을 선택을 찾기도 합니다.
행동과학자 게르트 기거렌처(Gerd Gigerenzer)의 연구처럼, 우리는 제한된 정보와 시간 속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조직에서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기보다 정보를 계속 추가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신중하고 일을 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신중함의 이면의 마음에는 정보 부족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실제 문제는 결과에 대한 책임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일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이 조직으로 확대되면 여러분도 경험하셨던 흥미로운 일이 떠오를 겁니다.
2명이 결정해도 될 일을 다섯 명이 논의하고, 5명이면 될 일을 여러부서가 포함되어 10명이 논의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좋은 명분도 있지만 회의의 목적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나누는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혼자 결정했을 때의 책임은 명확하지만 10명의 결정 책임은 흐려집니다.
회의가 길어지고 반복된다고 업무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70%를 기억해야 합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2016년 주주 서한에서 의사결정과 관련해 이른바 ‘70% 법칙’을 이야기했습니다.
핵심은 정보가 70% 정도 모였다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100% 확신을 주는 Data는 현실에서도, AI에서도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그 사이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우리의 고객은 기다리지 않고, 경쟁사는 먼저 실행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정말 정보가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결정할 용기가 부족한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오히려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조직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가 줄어듭니다.
모든 것을 70%에서 결정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안전이나 법규, 대규모 투자처럼 실패 비용이 큰 사안은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합니다.
핵심은 숫자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넘으면 움직이는 것입니다.
70%에서 결정하는 조직은 나머지 30%를 회의실에서 앉아서 기다리지 않습니다.
결정하고 → 실행하고 → 확인하고 → 수정(반복)합니다.
작게 실행할 수 있다면 먼저 Test하면 좋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확대하고, 예상과 다르면 Scenario Planning을 통해 방향을 수정합니다.
한 번의 완벽한 결정을 기다리는 조직과, 결정한 뒤 실행하면서 정답을 만들어가는 조직
두 조직의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긴 마라톤 완주를 위한 목표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이 실행을 통해 배우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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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가 많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력입니다.
하지만 많은 Data를 가지고 활용 및 결정하지 못한다면 그 Data는 조직의 자산이 되기 어렵습니다.
결정해야 경험이 쌓이고,
실행해야 실제 Data가 만들어지며,
학습해야 조직이 성장합니다.
그래서 조직의 진짜 경쟁력은
70%의 확신으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나머지 30%를 얼마나 빨리 채우는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