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모든 책임은 리더인 내 몫이지.’
‘내가 아니면 우리 조직은 돌아가지 않아.’
수많은 리더십 도서와 교육훈련은 '훌륭한 리더'가 되는 법을 가르친다. 더 많이 듣고, 더 자주 코칭하고, 더 넓게 책임지라고 설파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한가? 모든 짐을 홀로 짊어진 채 번 아웃 직전까지 내몰리는 ‘독박 리더십’ 굴레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리더 한 명의 영웅적인 분투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결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오늘은 리더에게 리더십을 강요하는 현실을 넘어,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그들의 부담을 낮추는 새로운 관점, 바로 ‘적정 리더십(Appropriate Leadership)’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귀사의 리더십의 밀도는 어느 정도인가?
적정 리더십 개념은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가 1962년에 제기한 ‘중간 기술’(한글 번역 단어는 적정 기술)에서 차용했다. 적정 기술은 복잡하고 비싼 장비 대신 현지 조달이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지역적 자립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게 취급된다. 이 개념을 리더십 영역으로 차용하여 개념적 조작화를 해보면, '적정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 한 명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리더십 밀도(Leadership Density)’를 높여서 장기적이고 자생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리더십 밀도'란, 직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프로 정신으로 무장하여, 동료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조직 공동 목표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여하려는 성향의 총량을 의미한다.
리더십 밀도가 낮은 조직: 리더의 지시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모두가 리더만 쳐다본다. 동료의 업무에는 무관심하며, 오직 자신의 과업 경계 안에서만 움직인다. 리더는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수밖에 없고, 금세 지치게 된다.
리더십 밀도가 높은 조직: 리더가 자리를 비워도 팀은 순항한다. 누군가의 업무에 병목 현상이 생기면, 다른 직원이 먼저 다가가 돕는다. 서로의 성과에 대해 건전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우리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리더는 실무 지시가 아닌, 더 큰 방향성과 전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독박 리더십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내가 더 좋은 리더가 되어야지’라는 다짐을 잠시 내려놓고,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의 리더십 밀도를 높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리더십 밀도'를 높이는 현실적 방법
직원들의 각성을 유발하고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어 리더십의 무게를 나누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거창한 구호 대신, 내일부터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1) 질문을 던져라: 관점을 강제로 이동시키는 힘
직원이 문제 상황을 들고 와서 "팀장님,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라고 물을 때,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싶은 유혹을 참아야 한다. 대신, 이렇게 되물어보라.
"만약 본인이 이 프로젝트의 리더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건가요?"
이 질문은 문제 해결의 책임을 직원에게 되돌려주는 동시에, 그를 수동적인 '실무자'에서 능동적인 '리더'의 관점으로 이동시킨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직원도 점차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