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룹사와 성과 평가 중간 피드백 SKILL UP에 대한 워크샵을 하는 중, 몇몇 리더분들이 성과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합니다.
‘성과 관리는 너무 어렵습니다. 팀원들에게 좋은 소리 들어본 적도 없고, 오히려 제대로 하면 할수록 리더십 점수에 나쁜 영향을 받게 되서 솔직히 두렵기도 합니다.’
이 말을 한 리더에게 ‘그것이 바로 당신의 역할이다. 제대로 해라’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만큼 요즘 리더들은 힘든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시장은 복잡하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 그만큼 팀과 부서의 목표는 어렵고 높습니다. CEO와 임원들이 주는 압박은 높지만 구성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을 하고, 어렵고 힘든 일을 맡기를 꺼려하죠.
그럼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가정을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조직에서 ‘리더라는 직책을 모두 제거해 보겠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리더라는 직책을 모두 없앤다는 의미는 ‘리더의 역할이 필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조직과 경영진은 이런 가설이 있었기 때문에 리더를 없애려고 했을 겁니다.
가설 1) 구성원들은 스스로 일을 하려고 할 것이다.
가설 2)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는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되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가설 3) AI 등 구성원들의 업무적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도구와 기술들이 있어서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가설 4) 다양한 리더들이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며 정보를 막고 있을 것이다.
이 가설들은 일부 현장에서 맞고, 일부 현장에서는 틀립니다.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리더들이 있고, 이렇게 일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상당수의 조직은 리더를 필요로 합니다. 그들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업무를 하다 만난 장애물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지식과 스킬이 아닌 노하우를 공유해 주는 사람으로, 협업이나 갈등을 중재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으로, 감정적 / 심리적 압박을 느슨하게 해주는 사람으로 또 내가 보지 못하는 관점을 찾아서 공유해주는 역할로 또 터진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로 말입니다.
저는 리더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때 조직은 빠르게 성공하고, 팀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역할은 크게 4가지 이기 때문입니다.
1) Manager
리더의 역할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때, 현재 목표와 미래 전략으로 구분하게 되는데요. 현재는 우리 조직에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 시간, 예산 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미래는 2~3년, 또는 5~10년 후의 미래 전략, 우선순위를 찾고 그것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죠. 특히, 미래를 위해서는 나와 조직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서는 외부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행동도 필요합니다.
2) Culture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합니다. 리더십은 리더 혼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정의하는 것이라면 컬쳐 / 문화는 조직 구성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일하게 할 것인가?를 정하고,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시간이죠. 어떤 조직은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나는 시점에 구성원들이 모여 서로의 목표와 학습 계획을 공유하고, 회고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팀은 매달 1번씩 모여서 1개월 동안 자신이 학습한 외부 지식을 공유하기도 하고, 또 주에 1번씩 리더 / 동료와 1on1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문화인 조직도 있죠. 이런 문화로 인식될 수 있는 업무 습관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3) Connector
연결자로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구성원들의 고민과 리더의 지식 / 경험을 연결해주면서 팀원들이 조금 자신의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원온원 대화를 나누게 되죠. 두번째는 지식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을 위함이라기 보다는 조직의 지식을 더 충전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은데요. 구성원들이 서로의 성공 / 실패 /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나 플랫폼, 시간을 통해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조직 구성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4) Growth
리더의 역할 마지막은 성장을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의 커리어에 관심을 가지고, 구성원의 커리어와 조직의 목표 / 성과가 얼라인 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죠. 성장을 위해서 어렵고 새로운 과업을 부여할 수도 있고, 퇴사하는 직원을 응원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대는 중간 리더의 성장을 보호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 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리더, 특히 중간 리더가 없다면 조직의 성과 관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 구성원들은 어떻게 일하고 움직이게 될까요?’ '
2025년 6월, 그룹사 대표, 임원 그리고 전체 팀장들이 모인 장소에서 ‘리더십 특강’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맨 앞 줄에는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이 앉아 있었고, 그 뒤로는 임원 또 그 옆과 뒤로는 팀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리더들은 온라인으로 제 강의를 듣고 있었죠. 이때 준비하지 않은 내용을 한가지 이야기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임원과 대표님들은 그렇게 불편하시지 않을 겁니다. 팀장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팀장들이 다 맞춰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팀장들은 지금 너무 힘들어 합니다. 임원과 대표님은 자신들에게 맞추라고 하고, 팀원들도 각자가 자신들에게 맞춰 달라고 하거든요. 그럼 팀장들은 누가 챙겨줄까요? 저는 대표님과 임원의 역할에 한가지를 추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팀원들이 팀장이 되고 싶어하는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 말입니다.”
저는 이런 문화가 만들어지면 성장과 성과 측면에서 참 좋은 회사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① 요즘 시대의 특징
리더십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과거에는 경험 기반의 예측이 가능했고, 리더는 계획하고 실행하는 존재였습니다. 조금 더 앞서가는 나라나 기업의 방법을 따라하기만 해도 2~3인자로 오랜 시간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시기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VUCA(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 변화)의 시대입니다.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기술과 사람, 세대와 문화가 얽히는 복합적 환경에서 리더 혼자 모든 상황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모든 문제와 목표에 가장 적합한 답을 정해주기 어려운 시대이기도 하죠.
그러니 조직의 모든 문제를 리더십 하나에서 찾기만 하면 곤란합니다.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 조직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조직 간의 협업이나 탁월한 전략이 나오지 않을 때 등등 다양한 문제를 ‘리더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간단한 사례로 A 중간관리자는 팀의 성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팀장에서 내려오게 되었죠. 그런데 팀의 성과가 떨어진 이유를 확인해 보니, 가장 큰 고객사가 계약과는 다른 요구를 반복적으로 변경하였고, 지원을 요청 받은 임원의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버티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리더의 역량이 아닌 구조의 실패였고, 2명의 팀장이 더 교체된 이후에서야 리더십이 아닌, 고객과의 일하는 방식의 문제라는 가장 큰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팀장이 아닌 임원이 회사 대 회사로 풀었어야 하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② 리더십 이탈 (Leadership Abandonment)
리더십 이탈은 ‘리더가 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에도, 조직 내부의 구조적 문제나 외부적 압박 등으로 인해 리더십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탈한 리더는 자신의 가치와 조직의 방향 사이의 괴리 속에서 점점 소외되고, 결국 리더로서의 역할을 중단하거나 무기력하게 유지됩니다. 즉, 조직에서 리더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주요 원인은 다양한 관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 또한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 조직 내 권한 부족과 책임 과잉
- 구성원이나 상위 조직과의 갈등
- 정당한 평가와 인정의 부재
- 지나친 감정노동과 번아웃
- 상위 리더십의 방해 또는 무관심
- 리더의 리더십에 대한 지식과 경험 부족 (상황과 사람에 따른 잘못된 리더십 발휘)
리더십 이탈 현상이 벌어지는 팀과 조직을 들여다보면 의도는 긍정적이나 환경이 이를 가로막는 다양한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리더 본인은 내적 고통과 무기력이 동반하게 되고, 종종 침묵하거나 물러나는 방식으로 반응하기도 하죠. 리더십이 이탈되는 경우는 꽤 자주있습니다.
- 상사와의 갈등
한 팀장이 팀원들을 진심으로 위하며 일했지만, 반복된 전 팀장이자 임원으로 승진한 상사의 간섭과 구성원들의 신뢰 부족으로 의욕을 잃고 결국 팀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엇을 해도, 상사는 '내가 다 해봤는데, 내가 더 잘 알잖아'를 시전하였고, 구성원들조차 '상무님은 그렇게 안하셨어요' 라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거부했거든요. 이후 팀은 상무가 팀장 대행으로 다시 이끌기 시작했고 조직은 타 팀에 흡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 여유를 잃어버린 팀장
처음 팀장이 되고나서 리더 회의, 팀 회의 그리고 팀원들과의 원온원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팀장이 있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 하나 없이 오로지 타인을 위한 시간으로만 사용하고 있었죠.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나니, 번아웃이 오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다른 의견은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유없는 삶이 더 좋은 방법을 찾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회피하려는 행동으로 옮겨간 것이죠.
- 리더십을 학습하지 않은 팀장
마케팅 팀장은 마케팅 직무에 대한 공부를 끊임없이 합니다. 개발 팀장은 개발 지식을 끊임없이 공부하죠. 직무에서 조금 더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리더십은 공부할까요? 대부분의 리더들은 리더십을 공부하지 않고, 회사에서 공유해주는 것들로만 사용합니다. 공부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지 않는데 성장할 수 있을까요? 리더십도 동일합니다. 직급과 경력, 권위과 권한은 늘어가지만 내 리더십은 확장되지 않는 팀장들은 어느순간 리더십을 팀원의 성장과 성공을 응원하는 도구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게 되더라고요. 리더십을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