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 차가 되던 해였다.
더 이상 주니어라 부를 수 없는 시기, 리더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서보니, 생각보다 훨씬 외롭고 복잡했다.
결정과 책임이 늘 따라붙고, 누군가를 이끈다는 건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리더라는 단어가 버거워졌다.
팀을 지켜야 하고, 대표의 의도를 설명해야 하고, 누군가의 불만을 대신 받아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나의 일’보다 ‘조직을 위한 일’을 우선하게 됐다.
리더로서의 시간은 성과보다 ‘감정의 무게’로 채워졌다.
그래서 결국 내려왔다.
리더라는 자리를 내려놓고, 그냥 팀원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책임지기 싫었고, 대표의 이면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한 명의 구성원으로, 조용히 일하고 싶었다.
리더일 때 나는 피드백을 잘한다고 믿었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짚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때론 따뜻하게, 때론 냉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팀원이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피드백은 상대가 완전히 준비되지 않으면, 어떤 말도 ‘비판’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
리더로 있을 땐 “왜 저 사람은 이렇게밖에 못 바꾸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사람은 피드백을 듣는 순간 바뀌지 않는다.
그건 머리로 이해되고, 마음으로 소화되고, 스스로 의미를 찾을 때에야 비로소 행동으로 바뀐다.
지금의 나는 자주 예전의 나를 떠올린다. 리더였던 나는 늘 빠르게 바뀌길 원했다.
“이 정도 말했으면 알겠지.” “다음엔 개선되겠지.”
하지만 피드백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소화의 문제’였다.
누군가의 말이 내 안에서 이해로 바뀌려면, 그 말이 내 가치관과 부딪히고 흔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리더는 그 ‘속도의 차이’를 견디지 못해 조급해지고, 결국 피드백을 ‘전달’로만 끝내버린다.
나 역시 그랬다.
팀원으로 돌아와 보니, 그때 내가 팀원들에게 너무 많은 ‘즉각적 변화를’ 요구했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피드백은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리더십이다.
내가 말하는 순간보다,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