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두려움이 너무 커서 리더십 관련 책을 한무더기 사놓고 통독 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십여년이 흘러, 이제는 어느 조직, 어느 구성원들을 만나도 두려움 보다는 설레임이 앞설 정도로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새삼 피부로 와닿는다.
강한 HR을 위한 3요소 ( 경영전략과 얼라인된 인사시스템, 성장지향 조직문화, 신뢰기반 리더십)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리더십은 인사의 완성도를 위한 핵심 요소로 의미를 갖지만, 개인으로서도 태어나서 부터 크고작은 리더역할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 리더십의 본질과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있어 해방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리더십의 정의와 척도 : 몰입, 존재의 인정
조직의 성과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기 위한 파트너쉽이라는 점에서 리더십은 코칭과도 유사하지만, 지시,멘토링, 컨설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종합 예술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함께 춤 추는 사람(구성원)과 무대(경영환경)에 맞춰 애자일하게 스템(의사결정)을 밟고, 성과를 향해 구성원들과 춤을 추는 행위를 리더십이라면, 우리는 어떤 춤꾼(리더)를 예술에 경지에 도달 했다고 평가 할 수 있을까. 리더십의 수준과 성공을 결정하는 척도는 정량/정성적인 목표달성도 있겠지만, 목표달성을 했다고 해서 훌륭한 리더십이라고 평가받는 것이 아님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 척도를 달리 가져가야 함을 알고 있다. 강한 비젼제시, 솔선수범, 성과관리, 육성, 리스크관리 등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노련함은 좋은 리더 타이틀을 달게할 수 있지만, 모든 좋은 리더에게서 가슴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존경심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진리일 수 있겠지만, 리더십의 척도는 구성원 몰입의 척도이다. 몰입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가장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개개인의 삶에서 만난 잊을 수 없는 리더의 모습, 순간들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일이 즐겁고, 더 잘해내겠다는 욕심을 불러일으 켰던 혹은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놔 버리고 싶었던 경험이 있을테니 말이다. 나에게 있어 몰입은 나를 오롯이 믿는 다는 느낌, 신뢰와 함께 왔던 것 같다. '나의 존재를 알고, 인정하고'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리더를 만나면, 매 순간 신발끈을 다시 고쳐매게 하는 마법같은 시간을 함께 만나게 된다. 구성원 입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저 사람은 정말 '나를 (감정,니즈,강점) 안다'라는 느낌을 주는 리더, 그것을 오롯이 수용하고 지지하는 리더의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일까.
리더십의 개발 : 성찰-자기인식-자기수용(개방성)-자기신뢰-(타인인식-타인신뢰)
선척적으로 동물같은 감각 혹은 인품으로 구성원의 몰입을 만들어내는 리더도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걸음마 단계부터 리더십을 연마하게 된다. 우리는 수 많은 연마 과정(pain and reflection)을 통해, 한 단계씩 성장하게 되지만 그래도 매번 맞닥뜨리는 사람과 상황은 새롭기만 하다. 리더십이라는 칼을 만들어내기 위해 단련과 연마 (경험과 성찰) 과정도 중요하지만, 어떤 재질 (내공)을 가졌느냐도 중요하다. 훌륭한 리더십이 몰입에 이르게 하는 존재의 인정에 있다고 한다면, 이것이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향한 눈을 내 안으로 먼저 가지고 와야 한다. 내 안에 있는 본질,감정,니즈,욕망,강점,동기,기대 등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존재라는 존재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자기 인식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기인식 과정은 멈춤으로서 발생한다. 아침시간의 명상, 혼자하는 코칭, 잠깐의 사색 등을 통해 언제든지 소중한 발견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인식이 과정에서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연민, 수용의 과정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진정한 자신감은 이렇게 받아들여짐을 통해 상승되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개발은 결국, 자신감으로 발현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다루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나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고 새로운 상황에서도 배움과 성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인간 존재로서의 깊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삶 자체에서 보여주는 리더의 개방감과 자신감은 공기의 흐름과 같이 구성원의 심리를 안정되게 만들고, 본인들고 수용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불러일으킨다.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은 어떤 과정이나 결과와 무관하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탄력성과 무한한 창의력과도 연결된다. 또한 내가 왜 사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아는 것에서 발현된 강한 믿음과 일관성은 예측가능성을 통해 역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작용을 한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면, 먼저 자신을 이해하는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솔선수범이란 그런 것이다. 삶 자체로 보여주는 수용과 개방, 신뢰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 리더라면 어떤 조직과 구성원을 만나더라도 내가 나를 살피듯 구성원을 살피고, 존재를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리더십과 몰입의 요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