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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교육으로 개발될 수 있는가?

리더십, 교육으로 개발될 수 있는가?

조직이 리더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책임은 환경과 경험의 설계입니다.
조직문화리더십리더임원
rk
Grace ParkApr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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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평가 결과가 낮게 나오거나, 누군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때 조직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처방은 대개 비슷할 것입니다.
“그 리더… 리더십 교육 시켜요.

이 말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육은 필요합니다. 다만 저는 그 문장이 너무 쉽게, 너무 당연한 방정식처럼 가장 먼저 나오기 때문에 선뜻 리더십 교육 기획에 마음이 열리지 않습니다.

리더십을 “강의실에서 배워오는 지식”으로만 생각하면, 교육이 전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리더십은 많은 경우 관계 속에서 드러나고, 현장에서 굳어지고, 반복 속에서 습관이 되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이 질문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 사람은 좋은 리더를 곁에서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한 번도 ‘존중받는 회의’, ‘명확한 기대’, ‘공정한 피드백’, ‘실패를 다루는 태도’를 가까이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는데, 교육을 받는다고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책으로 연애를 배우는 것과 같이 않을까요? 알지만 못 하는 것. 알고도 안 되는 것….

솔직히 말하면, 어떤 리더를 보면 “저건 타고났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리더를 보면 “저건… 정말 어렵겠다” 싶은 순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리더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쪽에 마음을 둡니다.
왜냐하면 리더가 오직 타고나는 것이라면, 우리는 조직에서 매일 마주하는 수많은 리더 자리를 누가 맡을 수 있을까 싶어서입니다.

물론 출발점이 다른 사람은 있습니다. 기본 토양(품성)이 좋은 사람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부럽습니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존 멕스웰은 <탁월한 리더의 성공원칙 21>에서 성품을 첫번째로 이야기했습니다.

<탁월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도 존 H. 젠거 외는 탁월한 리더십은 일차적으로

리더의 개인적 품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리더십 특성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모델로 ‘텐트 모델’을 제시했는데

텐트의 중앙에는 품성이, 네 귀퉁에는 성과집중력, 개인적능력, 조직변화선도력, 대인스킬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앙의 폴대를 구성하는 품성에 문제가 있으면 아무리 다른 능력이 뛰어나도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리더들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품성 또한 “선천적으로만” 결정되기보다는,

자각과 관계, 피드백과 책임의 경험 속에서 다듬어지는 부분이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리더십에서 가장 강력한 교육을 “콘텐츠”가 아니라 “동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일하면서 보고, 듣고, 따라 하고, 부딪히고, 다시 배우는 과정.

옛날 도제식 교육이 꼭 지식 전달만을 의미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스승과 함께 먹고 자고 함께 생활하면서 스승의 말투, 습관, 순간의 선택, 갈등을 다루는 방식, 누군가를 세우는 태도…그런 것들이 제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인간의 뇌는 원래 옆 사람을 닮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뇌과학에서 미러링 효과(Mirroring Effect)는 뇌의 거울 뉴런 시스템이 타인의 행동, 표정, 말투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며 공감과 호감을 형성하는 현상입니다.

이는 상대방과 비슷한 행동을 통해 친밀감과 신뢰를 높여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인간 뇌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이 무의식적으로 따라 합니다.

그래서 “근묵자흑, 근주자적” 같은 말이 생겼겠지요.

이 관점에서 보면, “리더십 교육해”라는 처방은 종종 이렇게 들립니다.
“당신이 놓여 있는 환경은 그대로 두고, 당신만 바뀌어 와라.”

그런데 정말 바뀌어야 하는 건 개인만일까요?
어쩌면 환경이 먼저일지도 모릅니다.

대기업은 그나마 후보군이 넓습니다. 하지만 인원이 적은 중소/중견 조직에서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 부서에 그 사람밖에 없어서” 리더가 되는 일이 실제로 자주 벌어집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준비되지 않아도, 자리가 먼저 주어지는 구조. 그러니 리더십은 복불복이 됩니다.

이때 조직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은 이겁니다.

  1. 좋은 리더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설계하고

  2. 리더 역할을 미리 연습해 볼 작은 기회(프로젝트 리더 경험)를 주고

  3. 실수했을 때 무너뜨리는 대신 피드백과 코칭으로 다시 세우는 것

리더는 어느 날 갑자기 “임명”된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리더는 조금 촌스러운 표현이지만 부모가 되는 것처럼 철이 드는 과정입니다. 경험을 통과하면서요.


그래서 저는 “리더십 교육해.” 이 말이 앞으로는 이렇게 바뀌면 좋겠습니다.

“리더십 경험을 설계해.”
“좋은 리더를 옆자리에서 경험하게 해.”
“작은 리더십부터 연습할 기회를 줘.”

교육은 그 경험을 언어로 정리해주는 도구일 때 힘이 납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교육은 종종 좋은 말의 전시로 끝나곤 합니다.

리더십은 교육으로 “개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교육은 씨앗이고, 환경은 토양이며, 경험은 햇빛입니다.
씨앗만 쥐여주고 스스로 잘 자라라 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리더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환경과 경험을 설계하는 좋은 조직은, 누군가가 좋은 리더가 될 확률을 확실히 높여줍니다.

그리고 그게 제가 생각하는 조직이 리더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책임입니다.


rk
Grace Park
인사/교육/문화 + @ 디지털/AI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20년 동안 사람의 성장을 설계해 온 HR 전문가입니다. 채용/육성/조직문화/코칭까지 HR의 전 과정을 직접 이끌었고, 최근에는 HR Analytics와 조직/리더십 진단으로 성장의 방향을 더 정교하게 잡는 일을 합니다. 제도와 콘텐츠를 연결해 배움이 성과로 이어지는 조직을 현실에서 구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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