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30년 가까이 사람과 조직을 지켜보며 다듬어온 시선은 어떻게 리더의 변화로 이어질까요.
호텔 프런트에서 출발해 HRM과 HRD, 다양한 기업의 철학과 일하는 시스템을 두루 경험하고 리더의 곁에서 성장을 돕는 코치가 되기까지, 안상희 코치의 시간은 '내가 어디에 서야 하는가'를 치열하게 묻고 답해온 여정이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그는 피드백의 두려움을 성장의 언어로 바꾸는 법을 익혔고, 5년 만에 비전을 현실로 일군 조직의 불씨를 지켜보았으며, 침묵하던 팀이 비로소 속마음을 꺼내놓는 순간을 함께했습니다. 수많은 기업 현장을 통과해 온 그가 지금 마주하는 리더들에게 담담히 건네는 한마디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리더들은 이미 충분히 귀한 구슬을 품고 있습니다. 다만 그 구슬을 하나의 줄로 꿸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을 뿐이죠.”
사람의 본질을 비추는 거울이자 리더의 곁에서 보폭을 맞추는 든든한 페이스메이커, 안상희 코치를 만났습니다.
안상희 코치의 커리어는 뜻밖의 우연에서 출발했습니다. 리츠칼튼 서울 오픈 당시, 관심을 갖던 친구를 위해 면접 분위기를 알아봐 주려 지원했다가 합격한 것입니다. 한국 오픈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모인 트레이너들로부터 리츠칼튼의 서비스 철학(“We are Ladies and Gentlemen serving Ladies and Gentlemen.”)이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배운 시간은, 그에게 ‘교육과 철학이 사람의 마인드와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체감한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프런트 호텔리어로 시작한 그는 이후 이랜드 호텔 사업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전 세계에 200개 호텔 체인을 세우겠다’는 조직의 담대한 비전에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체인이 오픈할 때마다 전 세계를 누비는 트레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고, 하와이 호텔 인수 소식에는 휴가를 내 자비로 현장을 둘러볼 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몰입했습니다. 조직의 비전이 개인의 꿈과 맞닿을 때 그것이 얼마나 강력한 동기가 되는지를 스스로 체감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닥치며 해외 사업이 불투명해졌고, 인생의 방향을 다시 설계해야 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전공과 연관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 커리어를 이어가 던 중, 이랜드로부터 다시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고 복귀했습니다. 재입사 후 맡게 된 업무는 인사(HR)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자기 자신과 마주합니다.
“머리로는 노사 간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회사와 경영자의 입장이 너무 잘 이해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직원의 마음보다 회사의 논리를 먼저 대변하고 있더라고요. 인사(HRM)는 때로 냉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도 있는데, 제 시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균형을 되찾기 위해 그는 교육(HRD)으로 영역을 옮겼습니다. 제도를 관리하고 평가하는 일보다, 사람의 성장을 직접 돕고 지지하는 일에 더 마음이 갔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안상희 코치의 커리어는 늘 스스로를 향한 솔직한 질문에서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랜드 파크본부 HRD 팀장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무렵, 마음 한구석에서 새로운 물음표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한 조직의 가치경영을 내재화하는 일도 의미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과연 어떤 철학과 시스템으로 사람을 키우고 있을까?’
그 호기심은 곧 스스로의 전문성을 향한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익숙하고 든든한 울타리를 벗어나도, 이것이 온전한 내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안주 대신 도전을 택한 그는 IGM 세계경영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완전히 낯선 환경에서 다양한 기업의 리더들을 마주하며 강의와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때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다시 일어서기를 거듭하며, 기업마다 제각기 다른 조직 문화와 역동을 치열하게 체득해 나갔습니다.
“약 8년 동안 50여 개 기업의 가치관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각 조직에 숨어있는 암묵적 가치와 철학을 명료한 언어로 정립해 가던 그 모든 시간들이, 돌이켜보면 지금의 코치가 되기 위한 훈련이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산업군의 비즈니스 맥락을 들여다보고 조직과 사람의 역동을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안목. 그 시절 수많은 현장을 부딪치며 다진 내공은, 오늘날 그가 국내 유수 기업의 리더들과 깊이 있게 마주 앉을 수 있는 든든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30년 가까운 커리어 동안,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가장 크게 바뀐 변곡점을 물었습니다.
“저는 늘 탁월한 사람에게 마음이 먼저 갔습니다. 반면 역량을 끌어 올리려는 의욕도 없어 보이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마음을 닫아버렸죠. 사람의 온전한 본질을 보지 못하고, 눈앞에 드러나는 태도와 성과로만 상대를 판단했던 겁니다.”
한스코칭 한숙기 대표를 통해 코액티브 코칭(Co-Active Coaching)을 깊이 있게 만나면서, 그는 비로소 ‘문제 행동’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의 존재’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볕이 들지 않는 자리에서, 그대로 시들어 가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성장하고 기여하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맞지 않는 환경 속에서 소외되고 꺾여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그 사람의 가능성을 인내심 있게 바라보지 못한 채, ‘저성과자’라는 성급한 낙인을 찍었던 것은 아닐까.’
코액티브 코칭의 핵심 철학인 “사람은 본질적으로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하며 전인적이다” (Naturally Creative, Resourceful and Whole)”라는 명제. 머리로만 맴돌며 한구석에 물음표로 남아 있던 그 명제가 가슴으로 공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을 바라 보는 시선이 바뀌자, 닫혀 있던 마음의 문도 열렸습니다. 그 변화가 안상희 코치를 서서히 ‘코치다움’ 으로 이끌었습니다.

Co-Active Coaching의 코너스톤
『강점 사용 설명서』(2021)의 저자인 안상희 코치는 정작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을까요?
그가 강점을 활용하는 방식은 한마디로 ‘꾸준함’입니다. 마치 매일 근육을 단련하듯,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넓혀왔습니다.
“수없이 반복해 온 주제의 강의라 해도 ‘이 조직의 상황에 더 적합한 사례는 없을까?’,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비유는 무엇일까?’ 매번 고민하며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도록 교안을 다시 손봅니다.”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어제보다 반뼘 나은 오늘을 성실하게 쌓아가는 태도. 그 꾸준함의 밑바탕에는 새로운 것을 흡수하고 나를 확장하려는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정이 고되고 버거워도 배울 점이 있는 사람과 함께 하거나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뛰어듭니다. 때로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버거운 기회가 주어져 덜컥 두려움이 앞설 때도 있죠.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그 책임을 다 해내기 위해 책이든, 사람이든, 교육이든 스펀지처럼 흡수합니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한 고비를 넘어서고 나면 어느새 한뼘 더 자라 있더라구요”
스스로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동력은 ‘나를 믿어준 이들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지금까지 커리어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결정적인 순간마다 저의 가능성을 믿고 먼저 손을 내밀어 준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의 신뢰를 실망으로 돌려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저를 계속해서 달리게 한 큰 힘이었습니다”
배운 것을 현장에서 결과로 증명해 내는 책임감. 그 정직한 걸음들이 켜켜이 쌓여, 오늘날 기업 현장이 깊이 신뢰하는 안상희 코치의 전문성을 만들었습니다.
“피드백을 마치고 돌아서면 ‘상대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았을까’,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어야 했나’ 자책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솔직함을 핑계 삼아 상대를 공격하듯 말한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죠.”
피드백 앞에서 느끼는 부담감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두려움은 리더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안상희 코치는 그 두려움을 억지로 없애야 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점검하고 성장시키는 신호로 바라봅니다.
그 첫걸음은 ‘자신의 대화 속도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직관적이고 결단이 빠른 리더일수록 생각난 말을 즉시 꺼내 놓기 쉽습니다. 하지만 속도가 지나치게 앞서가면 상대를 배려하는 온도는 자연히 떨어집니다. 이런 리더에게 필요했던 것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한 박자의 머뭇거림’ 입니다. 그 찰라의 여백 속에서 비로소 정제되고 수용성 높은 언어가 나옵니다. 반대로 상처를 줄까 두려워 필요한 피드백마저 삼켜버리는 리더에게는,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속도를 한박자 끌어 올릴 것을 권합니다.
대화의 속도를 조율했다면 다음은 언어의 본질입니다. 안상희 코치가 강조하는 ‘F.A.C.T 피드백’의 핵심은 주관적 ‘판단’을 걷어내고 객관적 ‘사실’에서 출발하는 데 있습니다.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나요?”*라는 모호한 비난 대신, “이번 주 수요일까지 공유해 주기로 한 기획서 초안을 아직 못받았어요” 처럼 사실을 명확히 짚어주는 것입니다. 인격에 대한 평가는 필연적으로 방어기제를 자극하지만, 명확한 사실 앞에서는 스스로를 돌아볼 객관적인 여지가 열립니다.
대화의 템포를 조절하고 사실에 기반해 피드백 할 때,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는 두려운 지적이 아닌 조직과 사람을 살리는 ‘성장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해외 주재원으로 있던 한 임원이 계열사 대표로 부임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그 회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적도 부진했고, ‘어차피 해봤자 안된다’는 패배주의가 짙게 깔려있었죠. 하지만 그는 부임하자마자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비전을 세웠고, 치열한 실행 끝에 정확히 5년 만에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비전 달성을 기념하며 CEO께서 전 직원과 기념 수건과 소금을 나눠주셨는데, 잊지 않고 제게도 함께 보내주셔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세운 꿈이 마침내 현실이 되는 순간, 조직안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자긍심이 뿌리 내립니다.”
벽에 걸린 액자 속 가치관과, 일상에서 살아 숨 쉬는 진짜 가치관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안상희 코치는 두 가지 조건을 꼽습니다.
첫째는 ‘CEO의 일관된 의사결정과 행동’입니다. 입으로는 가치관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평가나 보상, 위기 상황에서의 판단이 그 가치와 어긋난다면 가치관은 그 순간 생명력을 잃습니다. 구성원은 리더의 말이 아니라 결정의 궤적을 보며 조직의 진짜 기준을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현장을 지키는 HRD 담당자의 진정성’입니다. 외부 전문가의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조직 내에 그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되새기고 제도로 안착시키는 주역은 결국 내부의 HRD 담당자입니다. 가치관이 우리 조직의 진짜 나침반임을 굳게 믿는 담당자 한 사람의 소명의식이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좌우합니다.
방향을 잃지 않고 기준을 행동으로 증명하는 리더, 그리고 그 불씨를 일상속에서 지켜내는 HRD담당자. 이 두축이 단단하게 맞물릴 때, 가치관은 공허한 구호를 넘어 조직의 살아 숨 쉬는 문화가 됩니다.
IT, 제조, 금융, 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의 임원들과 1:1로 마주 앉으며, 안상희 코치는 리더들이 평소 스스로에게 쉽게 던지지 않는 질문을 건넵니다.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 ‘지금 당신의 선택은 그 모습과 일치하고 있는가?’
코칭은 리더 내면의 생각을 그 사람만의 언어로 또렷하게 길어 올리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코칭이 언제나 부드러운 공감과 따뜻한 위로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리더의 진짜 변화를 위해서는 때로 본질을 꿰뚫는 ‘정확한 직면’이 요구됩니다.
HR의 어려운 요청 앞에 서다
한 임원 코칭을 앞두고 안상희 코치의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조직문화와의 마찰로 구성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던 데다, 코칭 세션 자체에도 깊은 회의와 반감을 드러내던 리더였기 때문입니다. 세션에 앞서 전해진 HR의 요청은 명확하면서도 무거웠습니다.
‘이 임원의 거친 리더십 스타일이 이번 코칭을 통해 반드시 달라지게 해달라.’
코치에게는 의뢰한 HR도, 눈앞에 마주 앉은 임원도 모두 소중한 고객입니다. HR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면 임원은 코칭을 ‘평가나 징계성 압박’으로 느껴 방어벽을 높일 테고, 그렇다고 임원의 억울함에만 지나치게 치우치면 HR이 기대하는 실질적인 변화는 멀어집니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 두 고객 사이의 본질적인 접점을 찾는 균형 감각이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던 안상희 코치는 표면적인 마찰 아래 숨겨진 공통의 지향점을 발견했습니다. HR은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이 임원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연착륙하기를 바랐고, 임원 역시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오래도록 성과를 내고 싶어 했습니다. 표현 방식이 어긋나 있었을 뿐, 두 고객이 바라보는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히 같았던 것입니다.
안상희 코치는 좋은 말로 에둘러 포장하며 핵심을 흐리는 대신, 임원이 자신의 영향력을 있는 그대로 비춰볼 수 있도록 거울을 들어주었습니다.
“상무님이 진정으로 바라는 그 결과를 얻는 데, 지금의 소통 방식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까?”
이 물음 앞에서 임원은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방어 없이 돌아보았고,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코칭이 끝난 후 임원은 눈에 띄는 행동의 변화를 증명해 냈고, HR은 깊은 안도를 표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임원은 안상희 코치를 ‘자신을 몰아세운 사람’이 아닌, ‘위기의 순간에 가장 안전하게 성찰의 거울을 비춰준 파트너’로 기억했습니다.
외부의 지적은 답을 대신 강요하지만, 안전한 직면은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듭니다.
가장 엄격한 직면은 자신을 향한다
수많은 리더를 성찰의 자리에 서게 해온 안상희 코치지만, 지금도 문득 떠올리며 마음의 빚처럼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그의 ‘첫 임원 코칭’입니다.
그때는 스스로 좋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열심히 묻고 성실히 경청했으니까요. 하지만 코치의 본질을 알아가면서, 그 질문들이 실은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으로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코액티브 코칭을 배우면서 얼굴이 화끈거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어요. 코칭에서 호기심이란 코치가 궁금한 것을 묻는 게 아니라, 고객 스스로 자신을 탐색하도록 호기심을 깨워주는 것이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당시 저는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 하는 코치 자신의 궁금증을 채우려 ‘정보 수집형 질문’만 던지고 있었던 겁니다."
스스로의 미숙함을 마주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부끄럽고 불편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불편한 진실을 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응시할 때, 비로소 코치로서도 한 걸음 더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리더에게 성찰과 직면을 권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향해 먼저 정직한 거울을 들어 올리는 태도. 그 치열한 자기 점검의 시간이 오늘날 안상희 코치가 리더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는 가장 단단한 바탕입니다.
임원 코칭 현장에서는 리더십 서클(Leadership Circle Profile), 호건(HOGAN) 같은 진단 도구가 자주 활용됩니다. 이 진단 툴들의 공인 코치인 안상희 코치에게 진단은 사람을 특정 틀에 가두는 '성적표'가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비춰보는 '입체적인 거울'입니다.
진단 결과가 같더라도 그 리더가 어떤 경로를 헤쳐왔는지, 지금 어깨 위에 짊어진 역할의 무게가 무엇인지라는 '맥락' 위에 놓일 때 데이터는 전혀 다른 생명력을 얻습니다.
이 거울은 리더의 두 가지 얼굴을 동시에 비춥니다. 지금의 성취를 일구어낸 독보적인 강점, 그리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그림자입니다.
“산이 높을수록 계곡의 그림자도 짙어집니다. 탁월한 성과를 내며 강점을 강하게 써온 리더일수록, 위기 상황에서 드리워지는 그림자의 골 역시 깊기 마련이죠. 따라서 그림자를 마주하는 일은 자신의 결점을 탓하거나 깎아내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자신이 지닌 거대한 에너지를 더 성숙하게 다루기 위해, '나라는 사람의 전체 스펙트럼'을 온전히 이해하고 품어내는 과정입니다.”
같은 진단 결과도 평가로 들이밀면 사람은 방어벽을 세우지만, 성장을 위한 거울로 건네면 기꺼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그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숫자로 된 진단 데이터를 그 사람의 삶과 비즈니스 맥락 속에서 따뜻하고 예리하게 함께 읽어내는 코치의 해석력과 태도입니다.
1:1 코칭이 한 사람의 내면적 성장과 변혁을 이끄는 시간이라면, 그룹 코칭과 팀 코칭은 관계 속에 흐르는 ‘역동’을 다루는 장입니다.
두 코칭은 비슷해 보이지만 지향하는 목적지가 다릅니다. 그룹 코칭이 유사한 고민(리더십, 성과관리 등)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각자의 목표를 이뤄간다면, 팀 코칭은 실제 한 팀의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모여 팀 고유의 난제를 풀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정렬해 가는 여정입니다. 한 사람의 성장만큼이나 ‘그들 사이에 흐르는 상호작용’이 핵심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인 방에서 진짜 대화의 문이 열리는 신호는, ‘자신의 취약성’을 솔직하게 꺼내놓을 때입니다.
“사실 요즘 이 부분이 가장 막막합니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했는데, 실은…”
이렇게 물꼬가 트이는 순간, 이 곳이 서로에게 가장 안전한 공간이 됩니다.
이런 안전함은 때로는 자연스럽게 열리지만, 팀 코칭에서는 조금 다르게 준비합니다. 그룹 코칭과 달리 팀 코칭은 그 팀이 함께 풀어가고 싶은 구체적인 이슈나 목적이 있을 때 시작되기 때문이죠. 이때는 본 세션에 앞선 일대일 인터뷰가 효과를 발휘합니다.
“서베이로는 절대 포착할 수 없는 날것의 입체감이 1:1 인터뷰에서 드러납니다. 구성원들이 품고 있는 진짜 속마음은 무엇인지, 조직 시스템 안에 어떤 긴장과 기대가 흐르고 있는지를 미리 파악해야 본 세션에서 가장 정확한 주파수로 대화를 조율할 수 있습니다.”
최근 진행한 한 기업의 해외사업조직 팀 코칭에서도 이러한 접근은 빛을 발했습니다.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있었지만, 일상적인 소통은 물론 회의에서도 무거운 침묵과 냉기가 흐르던 조직이었습니다.
사전 인터뷰로 파악한 구성원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 → 팀의 지향점 정렬 → 실천 가능한 그라운드 룰 도출’로 이어지는 3회의 세션을 설계했습니다.
변화는 즉각적이었습니다. 세션이 끝난 바로 다음 날 아침, 조직을 이끄는 임원으로부터 반가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코칭을 통해 구성원들이 어색함 없이 깊은 이야기를 꺼내며 변화하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 오늘 아침부터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티타임을 나누기 시작하네요.”
세션에서 함께 합의한 스몰토크가 현장의 일상으로 곧장 스며든 순간이었습니다.
그룹 코칭이 저마다의 개별 주파수를 자기다움으로 또렷하게 다듬어가는 과정이라면, 팀 코칭은 서로 다른 주파수가 모여 조직이라는 하나의 조화로운 리듬으로 맞아떨어지는 시간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HRD 팀장으로 살았던 시간과 전문 코치로 활동해 온 지금 리더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물었습니다.
“코치가 되고 나서 비로소 더 깊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리더는 어깨에 얹힌 중압감이 아무리 무거워도, 그 고민을 조직 안에서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놓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구성원들 앞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어야 하고, 위로는 끊임없이 결과로 증명해 내야 하니까요. 리더라는 자리는 생각보다 참 고독하고 외로운 자리입니다.”
HRD의 자리에서는 리더의 의사결정과 지시가 먼저 보이지만, 코치의 자리에서는 그 결정 이면에 홀로 견뎌온 고뇌와 무게가 읽힙니다. 그렇기에 그는 조직 내에 코칭을 도입하고자 고민하는 사내 HRD 담당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의 임원들은 이미 오랜 경험과 탁월한 통찰이라는 ‘귀한 구슬’을 충분히 품고 계신 분들입니다. 다만 격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그 구슬들을 하나의 온전한 줄로 꿸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을 뿐이죠.
그 흩어진 경험들을 연결해 주는 것이 바로 코치의 질문입니다. 누군가가 주입해 주는 답이 아니라, 리더 스스로 자기 언어로 답을 고백하는 순간 흩어져 있던 구슬은 비로소 단단한 지혜로 꿰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코칭이 새로운 지식을 덧붙이는 교육이 아니라, 리더가 이미 품고 있는 구슬을 온전히 꿰어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상희 코치가 오늘날까지도 가슴에 품고 스스로에게 되묻는 질문입니다.
호텔리어로 출발해 HRM과 HRD, 수많은 기업의 가치를 세우는 치열한 현장을 지나 마침내 리더의 곁에 서는 코치가 되기까지. 30년 가까운 긴 여정 동안 그가 쥐고 있던 것은 손쉬운 정답이 아니라, 늘 자기 자신을 향한 이 엄격하고 정직한 질문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향했던 그 치열한 성찰은 시간이 흐르며 타인의 본질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볕이 들지 않는 자리에서 시들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깊은 자각은, 사람을 평가와 관리의 대상이 아닌 온전한 가능성을 품은 존재로 마주하게 했습니다.
코치는 답을 대신 쥐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리더가 품고 있는 수많은 구슬을 스스로 꿸 수 있도록 곁에서 깊이 있는 질문을 건네는 파트너입니다. 고독한 무게를 홀로 견디는 리더에게 그가 흔들림 없이 성찰의 거울을 들어줄 수 있는 힘 역시, 스스로에게 먼저 그 질문을 던지며 한 뼘씩 자신의 한계를 넓혀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안상희 코치는 오늘도 리더들의 흩어진 경험과 침묵 뒤에 숨은 진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들이 자기 안의 빛을 발견하고 스스로 다음 걸음을 담대하게 내딛을 수 있도록, 가장 진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리더의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습니다.

현재: 한스코칭 파트너 코치 / 메타비 경영연구원 교수
주요 경력: 前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前 이랜드 그룹·이랜드 파크 본부 HR 팀장, 前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前 리츠칼튼 서울
학력: 한양대학교 법과대학원 상법 전공 (M.A.)
자격: Co-Active Certified Professional Coach (CPCC), Leadership Circle Profile(LCP) 인증 코치, HOGAN Assessments 인증 코치, Gallup StrengthsFinder 강점 코치
주요 코칭 고객사: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LINE, 현대자동차그룹, 포르쉐 코리아, CJ제일제당, SC제일은행, 딜로이트 안진 등 다수
저서: 『강점 사용 설명서』(2021), 『굿 피드백: 팀장은 팩트(F.A.C.T)로 말한다』(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