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화원 · CJ 인재원 · LG Display HRD 30년. 파트 리더 2,000명 · 팀장 600명 · 임원 담당 140명, 리더십 파이프라인 전체를 시스템으로 설계. 로버트 앤더슨의 『리더십 스케일업』 번역. Leadership Circle Certified Coach. 김현주 코치가 자기 30년을 딱 한 줄로 정리했어요.
“과거엔 사람을 성과의 부속품으로 봤어요. 지금은 성과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봐요.”
한 사람이 30년 동안 지켜본 시선의 변화가 조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졌어요.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던 사람이, 지금은 리더 한 명의 내면을 움직이는 일을 합니다.
“대한민국의 리더십은 확실히 달라졌어요.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거든요.”
김현주 코치를 만났습니다.


김현주 코치의 커리어는 IMF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1996년 말 박사 졸업 이후 귀국, 1997년 인화원 입사. 그리고 그 해 말 나라가 무너졌죠.
“집 안에 있던 돌반지가 다 나오던 때예요. 회계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대기업 계열사 간 출자금지가 되면서 모든게 바뀌었습니다.”
그룹 연수원은 독립 법인이 돼야 했습니다. 자생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지금 우리가 아는 ‘직급별 필수교육’입니다. 승진 때마다 허들을 세워두고, 이수하지 않으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젊은 김현주 박사는 반대했습니다. 학습자가 10만 명인데 어떻게 동일한 교육을 할 수 있는지, 어불성설이라고 봤죠. 결국 인화원을 떠나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사회 초년생이나 다름없는 아직은 기업경험이 많지 않은 짧은 생각에, 학교에서 배우고 연구했던 방향과 다른 회사의 전략방향이 맞지 않아 사표를 썼어요.”
시간이 흐른 뒤, LG 디스플레이어에서 근무할 때 그녀는 자기 생각을 뒤집습니다.
“돈 있는 계열사만 교육이 가능한 게 아니잖아요. 그룹이 필수과정을 만들면 소외된 회사들도 표준화된 레벨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교육을 통해 결국 상향 평준화가 됩니다. 지나고 성찰해 보니, 필수교육의 재무적 논리 뒤에는, 사실 공평의 논리도 있었던 거예요.”
IMF는 산업의 회계만 바꾼 게 아니었습니다. HRD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변곡점이 되었죠.
“지난 30년 사이에 확실히 달라진 게 뭐냐고요? 리더가 사람을 보는 시각이에요.”
그녀는 잠깐 말을 멈춥니다.
“과거에는 구성원을 성과를 내기 위한 부속품 정도로 봤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성과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봐요. 그 변화가 코칭이라는 언어가 조직에 스며드는 과정과 겹쳐요.”
한국 기업은 오랫동안 카피캣이었습니다. 만년 2등. 일본을 따라 하고, 미국을 따라 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
First Mover가 됩니다. 크리에이터가 됩니다.
카피캣 시대에는 지시가 통했습니다.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우리도 이렇게 하자”가 가능했죠. 하지만 창의성 높은 조직에서는 지시가 통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리더가 있어야 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구성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코칭이 필요해졌습니다.
“코칭은 처음엔 남들이 하니까, 다른 회사가 하니까 따라 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러다가 리더들이 직접 코칭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리더들이 다른 리더에게 얘기해요. ‘나 이거 받아봤는데 다르더라.’ 그 레퍼런스가 쌓이면서, 코칭이 육성 방법론 중 하나로 정착한 거예요.”
HRD가 코칭 프로세스 학습 → 리더에게 코칭 제공 → 리더를 코치로 육성 → 조직 코칭 문화 형성.
김현주 코치가 지켜본 코칭의 흐름은, 4개의 코칭 단계로 압축됩니다.

IMF 이후에도 변화의 파도는 계속 왔습니다.
MZ세대가 왔습니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세대. 그들은 집단 교육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나한테 맞춤형으로 해줘야지..”라고 말하죠. HRD의 언어가 IDP(Individual Development Plan)로 바뀝니다.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구성원, 도와주는 사람은 상사. 주어와 목적어가 뒤바뀝니다.
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했습니다. 그 전에도 온라인 러닝이 온다고들 했어요. 그러나 온전한 온라인교육이 확산되지는 못했죠. 구색을 갖추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강제성을 부여했고, 비대면 라이브 교육이 표준이 됩니다. 해외 주재원들까지 동시에 수업을 듣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AI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조 영역은 데이터 기반이라 AI가 빨리 들어와요. 그런데 육성은 인문학 영역에 더 가깝거든요. 코치가 던지는 질문의 수준을 AI가 낼 수 있을까? 아직은 저는 물음표예요.”
시기상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김현주 코치는 곧바로 이렇게 덧붙입니다.
“내가 다시 HRD로 돌아간다면, 저는 AI 활용을 좀 더 시도하고 연구해보고 싶어요.”
LG Display에서 그녀가 붙잡은 세 숫자가 있습니다.
PL 2,000명. 팀장 600명. 임원 담당 140명.
“이 파이프라인이 연결이 잘 되면, 우리 사업은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 그게 출발점이었어요.”
특히 PL. 정식 직책도 아니고, 파트 리더라는 비공식 자리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리드하는 사람들. 김현주 코치는 이들을 First-time Manager로 정의하고, 별도의 육성 트랙을 만듭니다.
CEO는 ‘Vision 11 리더십’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김현주 코치는 캐스케이딩(Cascading) 방식을 택합니다. 외부 강사가 아니라, CEO가 임원에게. 임원이 팀장에게. 팀장이 PL에게. 리더가 리더를 가르치는 구조.
“리더십 전문가의 특강보다, 상사가 직접 강의하는 게 훨씬 강력하더라고요. 리더 본인이 가르치려면 리더가 먼저 알아야 하잖아요. 그게 솔선수범을 만들어요.”
KAIST MBA와 PL 시리즈 같은 전통적인 리더육성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non-training intervention으로 임원은 1:1 코칭, 팀장은 그룹 코칭과 원포인트 코칭을 병행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홀리스틱(holistic)하게 붙였어요. 교육만으로 사람이, 리더가 바뀌기가 어렵거든요. 코칭이 함께 진행되고, 인사와의 협업으로 선발, 육성, 포지셔닝이 병행되어야 진짜 탄탄한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김현주 코치님은 DDI, Hogan을 비롯한 여러 글로벌 리더십 컨설팅 기관들이 만든 진단 도구를 두루 다뤄왔습니다. 그리고 코칭에서 Leadership Circle Profile(LCP)을 만납니다.
“이만큼 홀리스틱하게 리더십을 보여주는 진단은 처음이었어요. 한 그림 안에서 창의성과 반응성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그게 큰 장점이에요.”
LCP는 성과 중심 지표만 나열하지 않습니다. 리더의 내면 성숙도를 함께 봅니다. Creative와 Reactive가 하나의 원 안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지 살핍니다. 리더십을 전방위적으로 설명하고, 철학적으로 해석합니다.
“대신 디브리핑 해석이 없으면 이해가 어려워요. 해석을 잘해주는 코치가 반드시 이걸 함께 해줘야 해요.”
진단이 무기가 되려면 해석해줄 전문 코치가 필요 합니다.

<리더십 스케일업 출간 기념 북토크 & 리더십 서클 체험 세션에서>
로버트 앤더슨과 윌리엄 애덤스의 『리더십 스케일업』. 그녀가 직접 옮긴 책입니다.
“책 전반은 리더십 진단의 과학적·철학적 설명이에요. 그런데 마지막 챕터에 가면 갑자기 통합적 리더십 얘기가 나와요. 그 문장이 저는 잊히지 않아요.”
2026년을 사는 우리에게, 이 문장은 이미 예언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 설명입니다. AI가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갈아치우는 시대. 파괴는 이미 사회 구조를 압도하고 있고, 리더는 그 안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조직을 이끌고 사업성과를 만들어내야 하죠.
“그래서 결국은 리더가 얼마나 성숙한가, 얼마나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로 돌아오는 거예요. 진단도, 코칭도, 다 그걸 위한 거예요.”
로버트 앤더슨의 명제 하나가 있습니다.
“높은 반응성은 아무리 유능한 리더의 창의성 역량도 상쇄시킨다.”
김현주 코치는 이 말에서 두 임원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리더십 스케일업 포럼에서 발표하는 모습>
제조업 CTO 산하의 R&D 신임 센터장. 200여 명의 조직을 맡게 된 공학 박사입니다. 유능해서 승진했고, 유능해서 오히려 갇혔습니다. 예전처럼 손끝까지 챙기는 습관이 사라지지 않았죠. 마이크로 매니징. 조직의 창의성이 그의 반응성 아래에서 조금씩 갈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코칭이 시작됐습니다. 아래는 코칭을 받고 난 후 CTO의 피드백입니다.
“나 먼저 바꾸는 게 우선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 성향, 내 시간 사용, 내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을 배우고, 코칭 기간 동안 꾸준히 실천해서 습관화할 수 있었어요.”
그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습니다.
B2B 제조업의 임원. 팀장 시절엔 품질 부서에 있었습니다.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개발 부서로 넘어갔죠. 개발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자리, 품질은 그걸 검증하는 자리. 둘은 언제나 대척점에 있습니다.
그러던 그가 조직 개편으로 다시 품질 센터장으로 돌아옵니다. 옛 구성원들이 있는 조직에, ‘적군의 장’이 되어 온 셈이죠. 조직은 그새 훨씬 커져 있었습니다. 그는 극 내향인이었습니다. 앞에 나서기가 어려운 성향이었죠.
게다가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개발 임원 시절 리더십 평가에서 바닥을 쳤고, CEO에게 경고를 받았던 기억. 코칭 주제는 자연스레 ‘조직 장악력’으로 잡혔습니다.
“상무님의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상무님의 강점인 Organization을 활용해 보시지요. 엔지니어 시잖아요. 정서적인 부분은 산하 팀장님들이 대신 채워줄 수 있어요.”
그가 코칭에서 한 것은 감수성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새로 세팅했습니다. 정기 커뮤니케이션 회의체를 만들고, 주기별 아젠다를 만들었습니다. 비전 스티커와 스크린 세이버, 자석. 올드한 방식일 수 있지만 공장이 있는 회사에서 잘 통하는 도구들입니다. 회의 문화 줄이기 캠페인에는 타이머를 사서 회의실마다 비치했고, 팀장 R&R을 재정비해 사람을 이동시켰습니다.
세션은 열 번 남짓. 그 사이 상무의 강박은 시스템으로 옮겨갔고, 스트레스는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로 대체됐습니다.
8개월 뒤, 조직문화진단(펄스 서베이) 수치는 뚜렷하게 좋아졌습니다.
“리더십 서클에서 얘기하는 반응성에서 창의성으로의 이동. 그 사례를 꼽으라면, 저는 이 분들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인터뷰의 마지막. 김현주 코치에게 묻습니다. 지금 다시 HRD 담당자로 돌아간다면, 그때는 못 했지만 지금이라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지. 주저 없이 대답합니다.
“AI 활용이요. 그거를 좀 더 시도하고, 연구해보고 싶어요.”
첫 번째, 인사 기록 데이터를 AI로 정교화해서 개인별 IDP를 지원하는 시스템. 두 번째, 고성과자들의 특성을 AI로 분석해서 어떤 리더십 특성과 역량이 성과에 임팩트를 주는지 밝혀내는 것. 세 번째, 엔지니어들의 암묵지를 AI가 구조화해서 사람보다 더 잘 정리해주는 기술 교육 영역.
30년 전, 그녀는 필수교육에 반대했습니다. 니즈 베이스로 가야 한다고 믿었죠. 지금 그녀는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AI라는 도구를 손에 들고, 다시 학습자 한 사람을 향해 갑니다.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게, 결국은 이 얘기예요. 성과의 부속품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가는 사람. 그 사람을 위해 우리는 계속 도구를 바꿔야 해요.”
IMF의 TF방에서 두 손을 들어 반대의견을 냈던 신입 HRD 과장. LG Display에서 3,000여명의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설계한 임원. 지금은 임원의 파트너로서, 임원이 만든 조직 시스템이 반응성에서 창의성으로 옮겨가는 걸 지켜보는 코치.
김현주 코치의 30년은,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사람을 성과의 부속품으로 보는 관점에서 성과를 만드는 주체로 관점을 옮겨온 30년과 겹칩니다.
“코칭은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드는 언어예요.”
김현주 코치가 마지막으로 남긴 문장입니다.

커리어
現 한스코칭 파트너 코치
前 LG Display HRD 담당 상무
前 LG 인화원 · CJ 인재원 리더십 개발
학력
Ph.D., 교육공학 · Florida State University
M.S., 교육공학 · Florida State University
B.A., 교육공학 · 이화여자대학교
주요 임원 코칭 대상 기업
LG디스플레이 · LG에너지솔루션 · LG전자 · LG CNS · 삼성전자 · 라인플러스 · 한국투자금융그룹 · SK가스 · SK렌터카 · SK에코플랜트 · 현대글로비스 · 아모레퍼시픽 · 녹십자 · Volkswagen Group Korea · Atlas Copco · Bbraun Korea · TSI · K-Won 등
전문 영역
임원 및 그룹 코칭
핵심인재 성과관리 코칭
리더십 진단 (Leadership Circle Profile)
리더십 파이프라인 설계 및 조직개발
번역서
『리더십 스케일업』 (로버트 앤더슨·윌리엄 애덤스 저)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