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업 환경은 빠르게, 그리고 깊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술은 앞서가고, 세대는 바뀌며, 구성원들은 점점 더 ‘이유’를 묻습니다.
이제 단순히 지시하고 통제하는 방식은 더 이상 조직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리더십을 바꿔야 할까요?
바로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관점부터 바꿔야 합니다.
–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전제
오래전부터 많은 조직은 사람을 통제와 감독의 대상으로 여겨왔습니다.
일은 원래 하기 싫은 것이고, 그래서 외부에서 감시하고 보상하지 않으면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죠.
이런 관점은 맥그리거의 X이론에 기반한 것으로, 리더는 직원이 규칙을 잘 지키는지를 확인하고, 어기면 벌하고, 잘하면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은 때론 성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무에는 통했죠.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 자율과 의미를 원하는 시대
요즘 구성원들은 리더의 지시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납득해야 행동하고, 자신의 일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면 쉽게 번아웃되고 떠납니다.
실제로 “요즘 직원들은 왜 이렇게 눈치를 안 보지?”라고 말하는 리더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보는 관점의 문제입니다.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은 행동과 동기의 근원을 인간 내부에서 찾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본질적으로 다음 세 가지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존재입니다:
자율성(Autonomy) –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다
유능감(Competence) – 무언가를 잘 해내고 성장하고 싶다
관계성(Relatedness) – 소속감을 느끼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싶다
이 세 가지가 충족되면 사람은 외부 자극 없이도 스스로 움직입니다.
반대로 이 욕구들이 무시되면, 아무리 많은 보상을 줘도 성과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지시만 내리는 리더십에서 벗어나, 구성원이 스스로 방향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단순히 ‘니가 알아서 해’가 아니라, ‘이 일의 목적은 이러하니 너의 방식대로 풀어봐’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OKR, 자기주도 학습과제, 선택형 교육 등의 제도가 이런 문화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성과평가가 잘했냐 못했냐만 묻는 방식이라면 구성원은 성장감을 잃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피드백을 일상화하고, 실수를 허용하고, 도전을 장려하는 문화가 유능감을 키우는 길입니다.
‘잘못하면 혼난다’보다 ‘도전하면 배우게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조직이 구성원을 움직입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사람은 관계 속에서 움직입니다.
동료와 리더와의 신뢰, 공동의 목표, 심리적 안전감이 있어야 마음을 열고 몰입합니다.
리스닝 세션, 심리적 안전성 진단, 공감 중심 리더십 코칭 등이 이 기반을 만들어갑니다.
브리지포트 파이낸셜은 채무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 당연한 업종, 추심회사 입니다.
하지만 브리지포트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채무자의 말을 들어주고, 상황을 이해한 뒤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
성과 기준은 ‘수금액’이 아닌 ‘감사 편지의 수’
직원 교육도 ‘감정 공감’ 중심, 보상도 ‘공감의 성과’ 기준 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업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수금 성과, 더 나아가 고객이 회사를 ‘신뢰’하고 다시 찾아오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사람을 ‘빚진 자’로 보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동료 인간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나는 구성원을 얼마나 믿고 있는가?
구성원의 자율성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가?
실수는 처벌의 대상인가, 성장의 기회인가?
우리 조직은 심리적으로 안전한가?
이 질문에 솔직히 답해보는 것이 리더십 혁신의 첫걸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동기부여가 아니라 내적 동기의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성과는 잘 갖추어진 제도나 시스템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자율성·유능감·관계성을 충족시킨 구성원에게서 나옵니다.
기술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 제도보다 먼저 움직여야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람을 보는 리더의 관점이라 생각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