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면, 요즘 팀원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 같아요. 불안하거나 힘들다는 내색을 하면 안되잖아요. 리더니까.”
얼마나 외로우실까요.
얼마나 많은 팀장님들이 이 외로움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오늘도 출근하고 있을까요.
팀장은 이상한 자리입니다.
올라갈수록 권한은 줄고 책임은 늘어납니다. 위에서는 숫자가 보이는 결과를 요구하고, 아래에서는 개인별 맞춤형 공감을 원합니다. 이 두 요구 사이 어딘가에서 팀장은 자신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현장에서 제가 만난 팀장님들의 문제는 지식의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리더십 이론을 몰라서 구성원에게 상처를 주는 리더는 없었습니다. 피드백 방법을 몰라서 팀원의 말문을 막는 팀장도 없었습니다. 리더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단지, 구성원과의 회식 자리 뒤에 오는 공허함, 예상치 못한 순간에 팀원이 꺼내는 말들이 단단한 자신을 흔들고, 알고 있던 리더십 지식이 머리 속에서 사라지는 시간이 힘든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불안하면 뇌는 좁아집니다. 두려우면 시야가 터널처럼 좁아지고, 내가 배운 것, 알고있는 것들이 사라집니다. 있었는데, 없는 거죠.
리더십의 실패는 많은 경우 능력의 실패가 아니라 마음 상태의 실패입니다. 불안한 상태의 리더는 데이터 뒤에 숨고, 두려운 리더는 팀원을 밀어붙이며, 지친 리더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혹해집니다.
우물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물은 밖에서 물을 부어 넣는 것이 아닙니다. 땅을 파야 합니다. 흙먼지가 일고, 어둠 속에서 얼마나 더 파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속에서도 계속 파내려가야 합니다. 그 과정이 없으면 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리더의 성장도 그렇습니다.
기술을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불편한 마음을 만나야 합니다. 내가 왜 불안한지, 무엇을 통제하려 드는지, 어디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파내려가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우물에 마실 수 있는 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옵니다. 목 마른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리더 곁에 구성원이 모이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관리 기술이 뛰어난 리더 곁이 아니라, 맑은 물이 있고 그 물을 나눠줄 수 있는 우물 같은 리더 곁에 사람이 머뭅니다.
저는 그 우물을 ‘환대하는 우물’이라 부릅니다.
환대歡待는 단순히 잘 대접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지쳐서 왔을 때, 실수를 안고 왔을 때, 심지어 반대 의견을 들고 왔을 때도 ‘당신이 여기 오는 것을 나는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팀을 살립니다.
<리더의 마음력> 책, 프롤로그에 있는 글입니다
리더의 마음력을 주제로 워크샵을 준비하다가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글을 쓸 때의 마음과 글을 읽을 때의 생각이 달라짐을 확인합니다.
깊어지고 싶고, 넓어지고 싶고, 연결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우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우물을 만들기 위해 무작정 파기만 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물을 만들어 놓고 정화되지 않는 물, 쓰이지 않는 고인 물을 고이 간직하기만 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혼자만의 우물이 아니라, 마을을 살리는 우물이 되고 싶습니다.
<리더의 마음력>
정직하게 자신을 만나고 싶은 리더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