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없는 무대, 팀장이 되어가는 시간
logo
Original

리허설 없는 무대, 팀장이 되어가는 시간

신임 팀장의 역할 전환 5단계와 페르소나의 확장
리더십리더임원
정현
서정현Sep 22, 2026
1916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페르소나를 사용합니다.

집에서는 부모, 회사에서는 동료, 모임에서는 친구로 각기 다른 말투와 태도를 자연스럽게 오고 갑니다. ‘나는 이런 사람’ 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는 상황과 역할에 따라 다른 페르소나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조직 안에서도 다양한 페르소나가 있습니다.

구성원 개인은 자신의 업무 수행에 책임이 있지만, 팀장은 팀 성과에 책임이 있습니다. 팀장의 성과는 구성원이 하는 일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협업하는 상사와 협업부서, 팀 내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력을 얼마나 발휘하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가 있다 하더라도 팀 구성원들을 이에 동참시키지 못하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팀장, 직책자로 역할이 바뀐다는 것을 생각해보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명예교수인 존 J. 가바로(John J. Gabarro)의 리더의 조직 장악 및 전환(Taking Charge)에 대한 연구를 보면, 리더가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고 변화를 이끌기까지는 학습(Learning)과 행동(Action)이 교차하는 5단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리더로의 역할 변화 5단계가 걸리는 시간이 약 2~2.5년이 걸린다고 말합니다.

실제 리더십 워크샵에서 만나는 팀장님들에게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이야기와 연결이 됩니다.

신임팀장: 파트장 역할을 해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릅니다.
1년차 팀장: 정신없이 1년이 갔습니다.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3년차 팀장: 이제야 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습니다.

존 J. 가바로(John J. Gabarro)의 5단계

1단계: 장악기 (Taking Hold)(초기 3~6개월)
상황 파악 및 오리엔테이션 단계. 직관적으로 드러난 긴급한 문제들을 우선 수정하며, 초기 가설을 수립하고 핵심 관계자들과 신뢰의 기반을 다집니다.

2단계: 몰입기 (Immersion)(6~12개월)
표면적인 행동 변화를 줄이고 심층 학습에 집중하는 시기. 조직의 역사, 암묵적 규칙, 구성원 간의 역학 관계 및 구조적 문제의 본질을 파고듭니다.

3단계: 재편기 (Reshaping)(12~18/24개월)
몰입기에서 축적된 통찰을 바탕으로 조직 구조, 전략, 인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규모 혁신을 실행합니다.

4단계: 통합기 (Consolidation)(18~24개월 전후)
재편 단계에서 단행된 변화의 성과를 평가하고, 발생한 부작용이나 갈등을 수습하며 시스템을 공고화합니다.

5단계: 정교화기 (Refinement)(2년 이후)
운영 체계의 미세 조정과 장기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리더십 전환을 완전히 완성하는 단계입니다.

팀장이 되어가는 시간

연극 무대 위의 공연 시간은 길어야 3시간입니다.

배우들은 그 180분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해 수개월을 쏟아붓습니다. 치열한 대본 분석, 미세한 동선 조율, 찰나의 표정과 시선 처리까지 리허설합니다. 무대 위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결코 즉흥적인 감각이 아닌, 보이지 않는 무대 뒤의 축적된 시간에서 탄생합니다.

하지만 조직의 현실은 냉정합니다.

어제까지 탁월한 플레이어로 뛰던 팀원이 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게 되면, 단 하루의 연습도 없이 '팀장' 역할로 실전 무대로 올라갑니다.  리허설도, 충분한 워밍업도 주어지지 않은 채 팀원들의 시선이 집중됩니다. 문제는 조직이나 시장환경, 팀원들까지 신임 팀장이 리더의 감각을 익힐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직책'은 하루아침에 주어지지만, '리더'는 결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팀장으로서의 전환(Transition)은 명함의 교체가 아니라 역할의 변화입니다. 이 과정에는 세 가지 결정적인 자각이 요구됩니다.

첫째, 역할의 본질이 달라졌음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실무자 시절의 성공 방정식이었던 '나의 실행력과 기술'은 리더의 무대에서 더 이상 주 무기가 아닙니다.

둘째, 바뀐 역할에 걸맞은 새로운 사고와 태도, 관점의 확장을 매 순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내 손으로 끝내는 편안함을 내려놓고, 타인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일하는 방식을 의식적으로 체화해야 합니다.

셋째, 변화는 즉시 완성되지 않으며 숙성의 시간이 필요함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많은 신임 리더들이 무대에 서자마자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조급증'에 빠집니다. 준비되지 않은 조급함은 마이크로매니징을 낳고, 관계를 균열 내며, 스스로를 소진시킵니다.

모방에서 나만의 페르소나로

새로운 역할이라는 낯선 무대에 적응하는 가장 정직하고 현실적인 출발점은 바로 ‘모방’입니다.

누군가의 모습을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것에서 배움은 시작됩니다. 허미니아 아이바라(Herminia Ibarra)의 역할 전환 연구에서는 모방의 여정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무조건적 모방’입니다.

탁월한 롤 모델 한 사람을 정해 그의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흡수하는 단계입니다. 어린아이가 부모의 말투와행동을 배우듯, 혹은 연극에서 배역을 처음 맡은 신인 배우가 선배 배우의 호흡과 시선 처리를 한 치의 오차 없이 따라 해보는 과정과 같습니다. 기본기가 온전히 몸에 배지 않은 초기에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복제해 보는 것은 안전하고도 확실한 기초 훈련이 됩니다.

두 번째는 한 단계 나아간 ‘선택적 모방’입니다.

무조건적인 모방을 넘어 비즈니스 환경, 팀의 미션과 목표, 팀원들의 성숙도에 맞춰 여러 롤모델의 장점을 선별하고 조합하는 방식입니다. 뛰어난 배우가 기존의 명연기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해석을 입혀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 내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작품 안에서도 배역이 바뀌면 대사의 톤, 무대 위의 동선, 의상과 표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팀이라는 무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제까지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던 사이라 해도 팀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은 순간 건네야 할 대사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팀장은 더 많이 말하되, 더 잘 묻고, 더 많이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역할에 따라 다른 페르소나를 사용합니다.

새로운 역할을 치열하게 해내는 과정에서 정체성도 조금씩 확장됩니다. 정체성은 고정된 답이 아닙니다. 역할을 수행하며 계속 찾아가는 것입니다. 팀장이라는 역할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멈추지 않고, “이 역할이 지금 나에게 요구하는 모습은 무엇일까?”라고 묻고,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순간마다 역할 변화의 성장이 있습니다.


정현
서정현
경험파트너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주제로 워크숍하는 코치이자 러닝 퍼실리테이터입니다. 생각을 발산하고, 모으는 미팅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함께 성장하시죠!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