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하는 회사의 무능한 상사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망해 가는 회사의 특징
거리에 나서면 임대 문의라는 종이가 붙은 가게가 많이 눈에 띈다. 모든 사람이 처음 가게를 개업했을 때, 손님으로 성황을 이루고 돈을 벌 것을 생각한다. 부픈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않고 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 사업자가 아닌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대마불사란 말이 어울리지 않게 대기업도 망한다. 막걸리 한 잔 하며 얼큰 취했는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지인은 월급날이 두렵다고 한다. 어렵게 한 달 급여를 지급하고 한숨 쉴 겨를이 없이 또 월급날이 온다고 한다. 회사가 매출과 이익이 높고 지속 성장하면 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경기가 안 좋아도 이렇게 안 좋을 수 없다고 한다. 경기 탓일까? 망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몇 가지 망해가는 기업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① 회사의 사업구조가 생계형이며 내세울만한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다.
②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이 없어, 직원들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③ 조직과 직원들에게는 누군가 구해주겠지 하는 체념이 흐른다.
④ 우수 핵심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
⑤ 실패를 용인하지 않고, 조그만 실수와 잘못에도 질책과 책임이 따른다.
⑥ 조직장의 의사결정이 늦고,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⑦ 성과/역량보다는 관계가 우선하는 회사 내 끼리끼리 문화가 만연하다.
⑧ 정도 경영은 사라지고, 무조건 내 말을 따르라는 권위만 살아있다.
⑨ 매일 회의를 하지만, 결론이 없고 갈등만 있다.
⑩ 직원을 소모품 개념으로 보며, 장기 투자와 육성이 없다.
사실 망해가는 기업에 가면, 회사가 망한다는 것을 내부 직원들이 잘 알고 있다. 이들 회사의 직원들은 망해가는 회사를 어떻게든 생존하게 하고 성장하도록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엿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이 살려고 타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쓰거나 전직을 부탁한다. 갈 곳이 없으니 남아, 가치 없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한다. 회사는 더 힘들어지고 망할 수밖에 없다.
무능한 상사의 특징
망해가는 회사의 특징이 있다면, 망해가는 회사의 무능한 상사가 있다. 이들은 회사를 회생시키려 하기 보다 자신의 무능으로 회사를 더 빨리 망하게 한다. 물론 잘나가는 회사에도 무능한 상사가 있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 속에 이들의 무능함이 파묻히는 경향이 있다.
상사의 무능은 무능한 상사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을 힘들고 지치게 만든다. 오죽하면 ‘회사와 직무는 좋지만, 상사 때문에 퇴직한다’고 한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며 가장 보람 있고, 성장과 성과를 창출했고, 즐겁게 일한 순간을 떠올리면 그 가운데 상사가 있다. 상사가 든든한 언덕이 되어 주기도 했지만, 상사의 인품, 일하는 방식, 성과, 자신을 인정하고 뭐든지 할 수 있게 했던 관심과 배려가 더 뛰게 한 근본 원인이다.
인정과 존경하는 상사가 아닌 구성원을 떠나게 하는 무능한 상사의 특징은 무엇인가?
① 상사가 최고 경영자와 경영층의 의중을 모르고,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② 의사결정이 안되고, 업무 지시는 현실과 멀고 모호하다.
③ 정도 경영, 솔선수범과는 거리가 멀고 말만 앞서고 행동은 뒤따르지 않는다.
④ 자신은 결정만 하는 사람이라고 하고, 모든 일을 직원에게 시키고 관심이 없다.
⑤ 뭐하는 지 모르겠지만, 매일 바쁘다고 하며 자리에 없다.
⑥ 책임은 직원에게 전가하고, 공은 본인이 가져간다
⑦ 감정 기복이 심하고, 일과 관계에 일관성이 없다.
⑧ 주어진 일, 지시 받은 일만 하고 타 부서의 요청이나 협업은 모른체한다.
⑨ 시장, 고객, 경쟁사, 심지어 회사의 변화에 대해 무심하고, 과거 방식만 고수한다.
⑩ 후배 육성은 뒷전이며, 회사 보다 자신의 생존이 우선이다.
A팀장은 회사 내에서 무능한 상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경영층은 무슨 생각으로 A팀장을 그 자리에 그냥 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 팀원이 말할 정도이다. A팀장과 가장 길게 일한 직원은 6개월이다. 더 이상 자신의 경력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퇴직을 하거나 부서 이동을 요청한다. 회사는 결국 A팀장을 CEO 직속으로 하고, 프로젝트 중심으로 단독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 A팀장은 표정이 밝다. CEO직속 조직이며,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고 생각한다. 직원들 사이에 ‘A팀장은 뭐하고 있냐?’가 인사말이 되었다. B과장이 A팀에 발령이 났다. 1주일이 되지 않아 B과장은 인사팀장과 면담을 요청한다.
회사는 갑자기 망하지 않는다. 망하는 기업은 장 기간 내재된 이유가 있다. 이러한 회사에는 무능한 상사와 월급 루팡들이 많다. 조직과 구성원은 해 보겠다,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체념하고 망하지 않겠지 하는 심정으로 하루를 보낸다.
망해가는 회사의 공통된 특징은 반드시 회사 내부 조직과 인력부터 무너진다. 이들도 안다. 이 회사가 망할 것임을. 하지만, 그들은 살리려 하기보다 그 안에서 하는 시늉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