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직장인의 커리어와 조직 생활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봤습니다.
특히, 조직의 환경이라는 측면에서요.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이나 이사를 단행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환경이 아이에게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제아무리 애써도 이미 형성된 환경의 속성을 혼자 힘으로 바꿀 수는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직장인들이 조직 생활에서 슬럼프를 겪고 Burn-out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꾸기 힘든 조직과 타인을 바꾸려 애쓰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맹모삼천지교가 현대 직장인에게 전하는 커리어 재해석 3가지를 정리해 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문화가 왜 이럴까?”, “우리 팀장은 왜 저럴까?”라며 매일 불평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그 조직과 환경은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직은 수많은 인원의 이해관계, 수년간 쌓여온 본업의 생태계, 경영진의 철학, 그리고 시장의 생존 법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거대한 기어와 같습니다. 신입 사원 한 명, 혹은 팀장 한 명이 들어왔다고 해서 그 거대한 시스템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개편될 리 없습니다.
수용하거나, 적응하거나, 떠나거나: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거대한 시스템을 통제하려 들면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만 쌓입니다. 그 환경의 속성을 명확히 파악한 뒤, 내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 적응할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맞는 새로운 판을 찾아 떠날 것인지 결단해야 합니다. 바꾸지 못할 환경에 불만만 품고 머무는 것은 내 귀중한 커리어 자산을 스스로 갉아먹는 일입니다.
원치 않는 환경에 계속 머물면서 "언젠가 회사가 바뀌겠지", "상사가 인사이동으로 나가겠지", "프로젝트 방향이 달라지겠지"라고 기대하는 것은, 로또 당첨을 기다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를 제외한 주변 환경과 타인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할 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설령 변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며,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승률 높은 판으로 이동하는 결단: 반면 ‘내가 있는 환경을 스스로 바꾸는 것’은 온전히 나의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부서를 이동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지원하거나, 혹은 이직을 통해 나를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곳으로 판을 옮기는 것이 내가 원하는 성장과 결실을 얻을 확률을 몇 배나 높여줍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묘지 옆에서 맹자가 곡을 할 때, 묘지 인근의 사람들을 찾아가 "곡을 하지 말라"고 설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맹자를 데리고 서당 근처로 판을 옮겼습니다. 타인을 바꾸려 들지 말고, 나를 바꾸거나 내가 속한 판을 바꾸는 것이 훨씬 지혜롭고 확률 높은 커리어 전략입니다.
대한민국의 군복무처럼 나의 의지나 선택권이 전혀 개입할 수 없는 특수한 의무 상황을 제외하고, 현재 내가 입사하고, 이 팀에 남아있고, 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결국 과거와 현재의 '내 선택'의 결과입니다. (물론 지극히 비정상적이거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은 예외로 하더라도 말입니다.)
수동적인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기: “회사 때문에 내 커리어가 망가졌다”, “팀장을 잘못 만나 내 연차가 꼬였다”라는 남 탓 위주의 피해자 의식에 갇히면 성장은 멈춥니다. 그 회사를 선택해 들어간 것도, 불합리함을 느끼면서도 계속 머물기로 결정한 것도 결국 나 자신이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 선택이었음을 인정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내가 스스로 다시 선택해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주도성과 통제권이 생겨납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온전히 내가 질 때, 비로소 내 커리어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맹모삼천지교는 단순히 좋은 학군으로 이사 가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유익한 환경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며 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하라’는 강력한 커리어 리더십 메시지입니다.
지금 속한 조직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가슴속에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조직의 이해관계와 환경을 바꾸려 애쓰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변하지 않을 타인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직접 환경을 바꾸는 결단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내 커리어의 주도권이 온전히 나에게 있음을 잊고, 상황을 탓하는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