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되는 공부는 없었다

머리로 되는 공부는 없었다

몸으로 쌓아 올린 안목의 힘
조직문화리더십시니어리더임원
나)
김선아(엘레나)Aug 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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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정의 《컨티뉴어스》를 읽으며, 오랜 시간 일터에서 쌓아온 경험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AI가 몇 초 만에 정보를 찾아주고 필요한 지식을 만들어주는 환경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생긴다.

나는 지금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더 많은 정보를 소비하고 있는가.

책장을 넘기다 오래 머문 문장이 있었다.

“머리로는 안 되는 공부가 있더라고. 몸으로 쌓아서 감이 되어야 하는 것들.”

22년 동안 HR 현장에서 사람과 조직을 만나며 일해온 시간들이 이 문장과 겹쳐졌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사람과 조직을 이해하는 진짜 안목은 책상 위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부딪히고, 판단하고, 실패하고,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마주하면서 배운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감각이 된다.

그리고 그 감각이 축적되면 비로소 안목이 된다.

데이터 너머를 읽는 힘

HR에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

이직률, 조직진단, 몰입도, 생산성, 인재 데이터와 같은 지표는 조직을 이해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

회의에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사람의 표정,
1 on 1에서 쉽게 꺼내지 못하는 말,
반복되는 작은 갈등과 조직의 미묘한 분위기.

좋은 HR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읽는 능력만이 아니라 데이터 뒤에 있는 사람과 조직의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보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보다
지금 무엇부터 움직여야 하는지,

그리고 조직의 어떤 지점에 에너지를 투입해야 변화가 만들어지는지를 판단하는 힘.

이런 판단은 매뉴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조직의 변화를 경험하고, 잘못된 판단의 결과까지 직접 마주하면서 조금씩 만들어진다.

그래서 경험은 단순한 경력이 아니라 판단의 질을 높이는 자산이 된다.

경험은 안목이 되고, 안목은 리더십이 된다

책에는 이런 문장도 나온다.

“감각을 축적하는 시간, 좋은 것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은 절대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리더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좋은 리더의 행동을 관찰하고 배우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리더십을 그대로 복제한다고 해서 나의 리더십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리더십은 내가 살아온 경험과 관계의 방식, 성공과 실패, 그리고 수많은 선택의 결과가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고유한 판단 체계에 가깝다.

그래서 리더의 연차가 쌓일수록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을 알고 있는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그리고 그 판단이 사람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가.

그것이 리더의 깊이를 만든다.

실패는 판단의 폭을 넓힌다

물론 그 과정이 늘 편안했던 것은 아니다.

성과에 자신감이 있었던 순간도 있었고,
내가 옳다고 생각한 방식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경험들이 오히려 나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내가 항상 옳을 수 없다는 것.

나 역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모습, 즉 블라인드 스팟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이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다른 종류의 리더십을 배우게 되었다.

특히 연차가 쌓일수록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을 증명하는 힘보다 경험을 내려놓고 다시 배우는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뼈아픈 피드백 앞에서 방어하기보다 배우는 것.

내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사람을 평가하기 전에 그 사람의 관점과 맥락을 한 번 더 이해하려는 것.

결국 겸손은 리더의 약함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안목은 매일의 작은 축적에서 만들어진다

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지 않는다.

매일 읽고, 생각하고, 경험하고, 다시 배우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진다.

나에게는 책을 읽고 기록하는 시간이 그 축적의 중요한 부분이다.

매일 밤 책을 읽고, 자투리 시간에는 오디오북을 듣고, 책에서 얻은 생각을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다시 확인한다.

읽고 → 생각하고 → 경험하고 → 다시 배우는 것.

때로는 틀리고,
다시 돌아보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는 것.

이 평범한 반복이 결국 나만의 감각을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요즘은 ‘나다움’에 대해서도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나다움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난 특별한 재능이라기보다,

내가 오랫동안 경험하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실패하면서 만들어온 것들의 축적에 가깝다.

그리고 좋은 리더십 역시 그렇다.

누군가의 리더십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경험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진 나만의 감각으로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것.

결국 리더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아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 경험을 어떤 안목으로 전환하며,
그 안목을 사람과 조직의 성장에 어떻게 사용하는가.

그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해진다.

오늘도 배우고, 경험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작은 축적들이
나만의 판단과 안목이 되어 있을 것을 믿는다.

어쩌면 성장이라는 것은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래 경험한 것을 나만의 지혜로 바꾸고
그 지혜를 사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인지도 모르겠다.


나)
김선아(엘레나)
조직에서 사람과 문화의 힘을 믿는 HR Leader
안녕하세요. 급변하는 기술의 시대 속에서 HR의 본질인 '사람과 문화'의 힘을 믿습니다. 구성원 한 분 한 분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모두가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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