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고, 가까이 있는 것을 멀리 있는 것처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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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전략적 사고를 위한 다섯 가지 Tip
조직문화성과관리코칭리더십미드레벨시니어리더임원CEO
종민
전종민Sep 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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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 AI Connect 2026 — 데이터로 여는 HR의 다음 단계, 2026.11.6 코엑스 오디토리움 3F

매일 아침 긴급회의를 열고, 쉴 새 없이 올라오는 보고서를 검토하며,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빠르게 처리하는 리더가 있다. 책임감이 강하고 판단도 빠르다. 조직 안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그런데 1년이 지난 뒤 돌아보니 새로운 고객은 늘지 않았고, 경쟁사의 변화에는 뒤늦게 대응했으며, 조직이 보유한 핵심역량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리더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지만 조직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리더에겐 하루가 멀다 하고 긴급한 과제가 주어진다. 실적, 고객 불만, 인력 문제, 경영진 보고와 같은 현안에 리더는 즉각 대응해야 한다. 이렇게 현안 대응에 쫓기다 보면 하루를 열심히 살긴 했지만 정작 미래를 생각할 시간은 남지 않는다.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내일의 기회가 조용히 지나가버리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에는 현재의 성과를 관리하는 책임과 함께 조직이 앞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책임이 포함된다. 사람을 어디에 배치할지, 어떤 역량에 투자할지, 어느 고객과 시장에 집중할지에 대한 선택은 몇 년 뒤 조직의 모습을 결정한다. 리더의 전략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멀리 보고, 넓게 연결하고, 분명하게 선택한다

전략적 사고는 어떤 능력을 말하는 것일까? 실제 현장에서 전략적 사고는 세 가지 행동으로 드러난다.

첫째, 멀리 보는 것이다. 현재 나타난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고객과 기술, 경쟁구도와 사회 환경의 변화가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만들지 살핀다.

둘째, 넓게 연결하는 것이다. 하나의 의사결정이 다른 부서와 고객, 인재, 자원 배분, 장기 경쟁력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생각한다. 가까이 있는 현안도 한 걸음 떨어져 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셋째, 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전망과 아이디어를 조직의 방향, 투자, 우선순위로 구체화한다. 무엇을 추진하고 무엇을 멈출지 결정하며, 제한된 자원을 가장 중요한 곳에 집중한다.

미야모토 무사시(일본 에도시대 병법가이자 검술가)는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고, 가까이 있는 것을 멀리 있는 것처럼 보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눈앞의 문제처럼 생생하게 상상하고, 당장의 문제에서는 잠시 거리를 두어 전체를 바라보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전략적 사고를 방해하는 세 가지 장애물

전략적 사고를 가로막는 첫 번째 장애물은 '현안의 중력'이다. 긴급한 업무는 리더의 시간과 주의를 끊임없이 끌어당긴다. 눈앞의 문제를 잘 처리할수록 더 많은 문제가 리더에게 집중되기도 한다. 리더는 바쁜 상태에 익숙해지고, 생각할 시간이 없는 현실을 책임감이 높다는 징표로 오해한다.

두 번째는 '익숙함의 함정'이다. 사람은 자신이 잘 알고 예측할 수 있는 영역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 기존 고객, 익숙한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를 그린다. 그런데 환경이 달라지면 기존의 강점이 시야를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낯선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불편한 신호를 살피는 용기가 필요한 이유다.

세 번째는 '확실성에 대한 집착'이다. 리더는 틀린 판단이 가져올 책임을 의식한다. 더 많은 자료와 정교한 예측을 요구하면서 결정을 뒤로 미루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를 다루는 모든 결정에는 불확실성이 남기 마련이다. 여러 가능성을 비교하고, 변화를 감지하며, 필요할 때 계획을 조정하는 능력이 전략의 품질을 높인다.

그렇다면 리더는 일상에서 전략적 사고를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

Tip 1. 일정에 ‘생각할 시간’을 먼저 넣는다

전략적 사고에는 여백이 필요하다. 시간이 남기를 기다리면 긴급한 업무가 그 자리를 먼저 차지해버린다. 주간 일정에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고, 회의와 보고에서 잠시 떨어져 조직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그 시간에 던져볼 만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최근 반복해서 나타나는 변화는 무엇인가?

지금의 성공방식은 앞으로도 유효한가?

2~3년 뒤 고객이 중요하게 여길 가치는 무엇인가?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뒤늦게 후회할 일은 무엇인가?

Tip 2. 조직 밖에서 변화의 신호를 찾는다

내부 보고서는 현재 조직이 알고 있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을 내부에서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변화의 단서는 조직의 경계 밖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을 직접 만나고, 경쟁사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인접 산업과 새로운 기술을 살펴봐야 한다.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는 변화가 일어나는 곳으로 직접 이동하여 정보를 파악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현재의 핵심 고객뿐 아니라 떠난 고객과 아직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이유 속에 미래의 기회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현장 구성원, 신규 입사자, 외부 전문가와의 대화도 리더의 시야를 넓혀 줄 수 있다.

Tip 3. 하나의 전망에 의존하지 말고 여러 시나리오를 그린다

미래는 수많은 변수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전망 하나만 세워두면 예상 밖의 변화에 취약해진다. 낙관적 상황, 비관적 상황,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는 상황을 각각 그려보고 조직의 대응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를 훈련해 보자.

현재의 가정이 틀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장이 예상보다 두 배 빠르게 변하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핵심 고객이나 기술의 중요성이 갑자기 낮아지면 무엇으로 경쟁할까?

변화가 시작됐음을 알려주는 초기 신호는 무엇일까?

Tip 4. 무엇을 포기할지 결정한다

전략을 한마디로 말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순 없다. 모든 기회를 다 잡으려 하면 다 놓친다. 모든 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수도 없다. 조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 고객이 우리를 선택해야 할 이유, 앞으로 더 투자할 역량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리더는 진행 중인 업무를 정기적으로 살펴서 줄이거나 중단해야 할 일들을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면, 전략과 연관성이 낮은 활동, 관성적으로 유지되는 사업, 투입되는 자원에 비해 가치가 작은 업무 등이다. 전략적 우선순위가 명확해지면 구성원도 자신의 일을 판단할 기준을 갖게 된다. 해야 할 일과 내려놓을 일이 선명해지면서 조직의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모인다.

Tip 5. 전략을 일상의 의사결정으로 전환한다

전략이 연간 계획서와 발표 자료에 머물면 구성원의 행동은 달라지기 어렵다. 이번 분기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지, 각 조직이 맡을 역할은 무엇인지, 인력과 예산을 어디에 우선 배치할지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전략과 실행의 연결 상태를 확인할 지표도 필요하다. 어떤 숫자와 현상을 보면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어떤 변화가 나타나면 계획을 수정할지 미리 정해야 한다.

환경이 바뀌면 실행 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핵심 목적을 유지하면서 방법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조직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다. 전략기획안은 전략의 시작일 뿐이다. 실행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학습이 더해질수록 전략은 정교해진다.

AI 시대, 리더의 전략적 사고가 더 빛을 발해야

리더는 오늘 발생한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현안 처리에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면 조직의 미래는 길을 잃는다. 한쪽 눈으로 현재의 성과를 살피고, 다른 한쪽 눈으로 다가오는 변화를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AI 시대에 리더의 전략적 사고는 더욱 중요해진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정리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주며, 실행계획까지 제안한다. 과거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던 분석 작업도 훨씬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조직의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방향의 중요성도 커진다. 잘못 설정된 목표를 향해 AI가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면 조직은 이전보다 더 빠르게 엉뚱한 곳에 도착할 수 있다. 수많은 대안이 생성될수록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 데이터가 풍부해져도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리더의 전략적 사고가 빛을 발한다. 리더는 AI가 제시한 답을 평가하고, 서로 충돌하는 가치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며, 조직이 감당할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기술 변화가 고객과 산업, 일자리와 조직문화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한다. 리더가 오늘의 업무에만 몰두하면 AI는 현재를 더욱 효율적으로 반복하게 된다. 리더가 미래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 AI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앞당기는 강력한 힘이 된다.


종민
전종민
SK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연구해왔던 전종민입니다
대체로 진부한 세상에서 아주 가끔 놀라워지는 삶을 추구합니다. IMF 시절 SK 그룹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서 임원 역할까지 수행했고 2025년말 퇴임했습니다. SK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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