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경기 막판, 상대팀이 역습을 시작했다. 점수는 1:1.
공을 잡은 상대팀 공격수는 이미 수비 라인을 벗어났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이대로라면 실점이다. 게다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경기 흐름까지 상대에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
최종 수비수는 잠깐 망설이다가 결정을 내렸다.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세게 잡아당겨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삐-!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수비수는 담담하게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런 파울을 스포츠에서는 ‘프로페셔널 파울’이라고도 불린다.
반칙이라는 걸 알면서도, 팀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플레이.
즉, 파울이 전략이 되는 셈이다.
물론 모든 파울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퇴장이나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플레이는 절대 선택해선 안된다.
스포츠에선 레드카드의 선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종종 파울을 경기 운영의 한 수로 활용하기도 한다.
스포츠에서 모든 파울이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파울은 단순한 실수이고, 또 어떤 파울은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서 나온 돌발적 행동이다.
그리고 어떤 파울은 팀을 위한 선택이 되기도 한다.
골로 이어질 확실한 역습을 끊는 파울
상대팀 분위기로 넘어간 경기 흐름을 잠시 멈추게 하는 파울
팀이 다시 수비 정렬을 할 시간을 벌어주는 파울
물론 이에 따른 패널티는 분명하다. 옐로 카드를 받거나, 상대에게 프리킥을 내줘야 한다.
이렇게 패널티가 있음을 알면서도, 선수들은 손실과 손실 사이에서 더 작은 손실을 선택해야 한다.
그 순간의 판단이 팀에게 더 큰 위기를 가져오기도, 때론 팀에게 새로운 기회를 안겨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회사에서도 규칙을 완벽을 지키는 것과, 조직(팀)의 목표를 지키는 것이 충돌하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어 신규 서비스 출시가 코앞인데,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치다 보면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회사의 규칙을 우선적으로 지키는 팀장이 있고,
“일단 보내고, 승인 프로세스는 내가 책임질게” 라고 말하는 팀장이 있다.
규칙을 우회하는 팀장은 전략적 파울을 선택한 것일까?
또 다른 상황도 떠올려볼 수 있다.
고객의 클레임을 해결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조금 우회해본다.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보고 라인을 건너뛰고 바로 의사결정자에게 연락한다.
공식 절차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형식적으로 보면 규칙 위반이다. 말하자면 옐로 카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옐로 카드 한 장을 손에 쥐고, 조직에 더 큰 이득을 가져온다면 전략적 판단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스포츠에서는 파울은 기준이 비교적 분명하다.
모두가 동일한 룰 안에서 같은 조건으로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옐로카드이고, 어디부터가 레드카드인지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 경계가 훨씬 모호하다.
같은 행동도 어떤 상황에서는 ‘유연한 판단’이 되고, 어떤 상황에서는 ‘규정 위반’이 된다.
누군가의 파울이 정말 팀을 위한 판단이었을지, 아니면 규칙을 편하게 넘은 편법일지 애매한 순간들이 있다.
심지어는 누군가에겐 옐로 카드가 될 행동이, 다른 이에겐 ‘현명한 판단’이라는 칭찬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반칙이 전략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Yes도 No도 단정하기 어렵다.
회사는 스포츠처럼 승패로 판단되는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기는 것만큼이나 어떤 방식으로 이겼는지가 중요해지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The Other Game은 스포츠 씬 속 리더십과 마인드셋을 연구합니다.
본게임 너머, 경기장 밖의 ‘또 다른 게임’을 다루는 방식이 개인과 팀의 성장을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