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회사의 코칭 교육을 준비하면서 고객사 담당자와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어떤 상황을 다루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런 사례가 나왔습니다. "피드백을 해도 잘 받아들이지 않는 팀원이 있어요. 질문을 해도 대답이 별로 없고, 뭔가 이야기해도 수긍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행동 변화도 거의 없거나 아주 느리고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회사에서도 이런 팀원 때문에 고민하고 있구나.'
팀장 입장에서 이런 구성원은 꽤 답답합니다. 일을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무언가 이야기하면 반응이 없습니다. 더 답답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팀장은 점점 조급해집니다. '내가 너무 부드럽게 이야기해서 그런가?' '좀 더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저 역시 예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코칭을 배우기 전에는 상대가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더 강하게 피드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이야기하면 눈앞에서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순간적으로는 수긍하고 행동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변화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경험이 반복되면서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강한 말을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을 더 잘 보게 되는 것은 아니다. Ruttan과 Nordgren의 연구는 이 현상을 이해하는 데 흥미로운 단서를 줍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면 그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부정하거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방어적 정보처리(defensive information processing)'라고 부릅니다.
팀장은 문제를 알려주려고 하지만 상대는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팀장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해 피드백의 강도를 높이면, 상대는 더욱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피드백은 더 강해지고 방어도 더 강해지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방어적인 사람'이라고 부르는 사람 중에는 처음부터 받아들일 의지가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워 방어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피드백의 강도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먼저 만드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런 구성원을 고객으로 만나면 먼저 다른 접근을 생각합니다. 문제를 언급하기보다 관계를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잘하고 있는 부분이나 장점을 먼저 이야기해 봅니다. 무엇이 힘든지 듣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궁금해하며 질문합니다. "요즘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이 문제를 덮어주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공감하는 것과 모든 행동에 동의하는 것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먼저 이해하고, 그다음에 보게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짧게 대답하던 사람도 판단받지 않는다고 느끼면 조금씩 속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관계가 만들어지면 자신이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함께 살펴볼 여지도 커집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평가'보다 '사실'입니다. "OO님은 너무 수동적이에요." 이 말은 팀장의 판단입니다. 반면 "최근 세 번의 회의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를 제외하면 의견을 먼저 이야기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말은 관찰한 사실에 가깝습니다. 평가는 상대를 방어하게 만들지만, 구체적인 사실은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함께 바라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사실을 먼저 보여주면 그다음 질문도 달라집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세요?"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동료들이 경험하는 모습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사람에게 직접 "당신은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는 비교적 잘 압니다. 하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나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료들은 '아무 의견이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의견을 분명하게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자기 생각만 고집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보는 나와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나 사이의 간극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자기 인식의 시작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방향으로 대화를 옮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을 보여준 다음 이런 질문도 함께 던집니다. "이 피드백에서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 가져갈 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한 가지만 바꿔본다면 어떤 것을 해보고 싶나요?" 그리고 답이 나오면, 그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깁니다. 다음 세 번의 회의에서는 의견을 하나 이상 먼저 이야기해 보기로 하거나, 다른 의견을 들었을 때 바로 설명하기보다 질문을 하나 먼저 해보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질문 몇 번으로 사람이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기에,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해보니 무엇이 달라졌나요?"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라고 다시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강한 피드백은 잠시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그 변화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팀장이 사람을 직접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자신을 조금 더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거울을 제공할 수는 있습니다. 방어적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센 말이 아니라 더 정확한 거울입니다. 좋은 거울은 결점을 크게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있는 모습을 왜곡하지 않고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저는 변화가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The strength to face the facts: Self-regulation defends against defensive information processing.- Ruttan, R. L., & Nordgren, L. F.
1. Ruttan and Nordgren (2016) examined why people sometimes reject or distort negative feedback instead of using it for improvement.
Ruttan과 Nordgren(2016)은 사람들이 부정적 피드백을 개선에 활용하기보다 왜 부정하거나 왜곡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2. Across five studies, they found that lower self-regulatory capacity increased defensive information processing.
5개의 연구에서 자기 조절 역량이 낮을수록 방어적 정보처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People in this state were more likely to downplay the validity or importance of threatening feedback and avoid improvement-related information.
이런 상태에서는 자신에게 위협적인 피드백의 타당성이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고, 개선에 필요한 정보를 피하려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4. However, a strong motivation for self-improvement reduced these defensive reactions.
반면 자기 개선에 대한 동기가 높을수록 이러한 방어적 반응은 줄어들었습니다.
5. The study suggests that effective feedback requires not only accurate information but also conditions that help people face uncomfortable truths constructively.
이 연구는 효과적인 피드백을 위해 정확한 정보뿐 아니라, 상대가 불편한 사실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