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을 시작하는 1월. 한 기업의 CEO와 임원 36명과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Inslusion과 Belonging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중시하는 글로벌 기업이었고, 이를 한국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적용하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준비하는 과정과 학습이 끝나고 제가 전했던 내용들을 정리해 보니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해석을 하게 되더라고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장과 혁신을 이루는 조직과 개인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Growth Mindset(성장 마인드셋), Feedback(피드백), Performance(성과), 1ON1 (일대일 미팅), Diversity(다양성), Inclusion(포용), Belonging(소속감), Metacognition(메타인지) 같은 키워드들을 문화로 정착시켰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가치들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근본을 바꾸는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8가지 키워드 각각의 의미와 중요성을 살펴보고, 이를 실제로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과 개인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공유해보겠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사람의 능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과 학습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를 말합니다.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캐롤 드웩이 제시한 이 개념은 반대 개념인 고정 마인드셋(타고난 재능이 전부라고 믿는 태도)과 대비되지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개인은 실패나 피드백을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취임 후 회사에 성장 마인드셋 문화를 심어 큰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다 아는(know-it-all) 사람이 되지 말고, 모든 것을 배우는(learn-it-all) 사람이 되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전파했습니다. 실제로 2015년, 나델라는 새로운 미션을 발표하면서 성장형 사고방식에 기반한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 일환으로 직원을 성과 순으로 줄 세우던 스택랭킹 평가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대신 지속적인 동료 피드백과 관리자의 코칭을 통해 성장과 협력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인사 문화를 전환했죠. “뭐든 다 아는 체”하던 과거 문화에서 벗어나 “항상 배우는” 문화로 바뀌며, 직원들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기보다 과정에서 배우는 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던 침체기를 극복하고 클라우드와 AI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제가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단 하나의 유산은 ‘피드백 습관’ 입니다. 그만큼 피드백은 학습과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잘된 점은 강화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할 수 있게 해주는 나침반과 같지요. 요즘 뛰어난 조직일수록 상하관계 없이 솔직하고 빈번한 피드백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개인은 자신의 업무 방식을 조정해 발전할 수 있고, 조직은 문제가 커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 서로의 성공을 돕는 긍정적 의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려면 상대에 대한 신뢰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요.
Netflix(넷플릭스)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급진적 솔직함(radical candor)의 피드백 문화를 갖춘 회사입니다. 넷플릭스에서는 직원들이 서로 업무에서 무엇이 잘 되고 있고 무엇이 안 되는지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입니다. 오히려 건설적인 피드백을 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을 팀에 대한 불충으로 여길 정도로, 문제나 실수를 투명하게 드러내어(sunshining) 모두가 교훈을 얻도록 장려합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서는 실수가 발생하면 이를 숨기기보다 공개적으로 공유하고 함께 원인을 분석해 개선책을 찾습니다. 이렇게 심리적 안전감 속에서 주고받는 솔직한 피드백 덕분에, 문제를 초기 단계에서 발견해 빠르게 해결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과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피드백 문화를 지향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이 기업들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충돌(토론)을 권장”하는 문화를 강조합니다. 직급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누구나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장려하며, 실제로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뜨거운 논쟁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팀원들은 서로에 대한 짧은 주기의 피드백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있고, 현재의 부족함이 도전과 학습으로 연결되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학습을 학
성과는 조직의 목표 달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지만, 오늘날의 성과 관리에서는 단순히 숫자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문화를 함께 중시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는 과거처럼 1년에 한 번 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지요. 그래서 많은 선도 기업들은 분기 혹은 수시로 목표를 조정하고 성과를 점검하며, 실행 중에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있습니다. 핵심은 짧은 주기의 목표 설정과 확인, 그리고 성과 지연 구간에서도 배우고 개선하는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이라는 성과관리 체계를 통해 이러한 현대적 성과 문화를 실천한 대표적 기업입니다. OKR의 특징은 연간 목표 대신 3개월 단위의 짧은 주기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도를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분기 초에 팀과 개인의 핵심 목표를 2~3개 정하고, 분기 말에 얼마나 달성되었는지 수치로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빈번하게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아 조직과 개인이 모두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입니다. 이러한 체계를 통해 구글은 모든 구성원이 회사의 큰 목표와 자신의 일을 연결 지어 이해하고,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민첩하게 방향을 수정해 나갑니다. 빠른 사이클의 성과 점검은 문제가 있어도 초기에 발견해 대응하게 해주고, 성취한 것은 즉각적으로 축하하고 새로운 도전을 설정하게 만들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OKR이 제대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조직이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저 또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OKR을 접해봤는데, OKR이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몇가지 어려운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만약 OKR을 적용하고 싶다면 아래 4가지 전제를 먼저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이해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과업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 일상에서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외부로 부터 새로운 정보를 얻는 학습 습관이 있어야 한다.
개인의 지식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지식으로 일하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
실력과 성과를 연결시키기 위해 일상에서의 학습 습관과 함께 ‘높은 목표 - 가설 수립 - 기록 / 데이터적 사고 - 피드백 - 학습’ 이라는 큰 연결 고리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언급했듯이 연례 성과평가와 강제 랭킹을 없애고, 지속적인 피드백과 코칭으로 대체했습니다. 그 결과 성과 정체 구간에도 리더가 숫자만 독촉하기보다 “지금 무엇을 배우고 개선하고 있는가”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는 오히려 성과 향상의 선행 신호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성과 문화가 잘못된 예로 흔히 거론되는 과거 위워크(WeWork)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한때 해마다 하위 20% 직원을 해고하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압박했지만, 결과적으로 내부 사기가 꺾이고 지속적인 혁신에도 실패했습니다. 반면 파타고니아는 개개인 스타 플레이어보다 팀의 앙상블에 보상하고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훨씬 뛰어난 성과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처럼 성과를 대하는 철학의 차이가 조직의 흥망을 가를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1ON1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아니지만, 대중화 시킨 사람 중 한 명은 저라고 생각합니다. 2021년에 출간된 제 두번째 책인 ‘원온원’ 은 지금까지 1.3만권 이상이 판매되었고 많은 분들에게 아직도 메뉴얼로 사용되고 있거든요.
1ON1 미팅은 관리자(리더)와 각 팀원이 정기적으로 갖는 일대일 대화를 뜻합니다. 이 시간은 격식 없는 환경에서 팀원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코칭을 제공하며, 문제 해결이나 아이디어 평가, 피드백 교환, 개인 성장에 대해 논의하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흔히 “팀원의 성장을 돕기 위한 시간”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짧게는 주 30분, 길게는 한 시간 정도를 할애해 진행되며, 이 만남에서 팀원은 업무상의 이슈는 물론 커리어 고민까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경청자로서 진심 어린 관심을 가지고 대화하는 것입니다. 1:1 미팅을 통해 팀원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리더는 팀원의 상태와 팀 분위기를 미리 파악해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팀원의 몰입과 사기, 성과가 향상되는 효과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인텔의 전설적인 CEO 앤디 그로브는 경영자들에게 “팀원과의 정기적인 1ON1 미팅은 가장 중요하고도 강력한 투자”라고 강조하며, 실리콘밸리에 이 문화를 퍼뜨린 인물입니다. 이후 구글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들이 관리자 필수 역량으로 1ON1 스킬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실제로 구글의 내부 연구(Project Oxygen)에 따르면 “상위권 관리자일수록 팀원들과 더 자주 1:1 미팅을 한다”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1ON1 체크인이 있는 관리자와 팀은 참여도와 성과 평가 점수가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또, 갤럽 등의 조사에 따르면 매주 1ON1 대화를 나누는 직원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참여도가 3배 높다는 결과도 나왔지요. 그만큼 일대일로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시간은 직원의 동기부여와 신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조직에서 1ON1 미팅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어떤 스타트업 리더는 “1ON1 을 통해 팀원의 생각을 듣고 공감해주었더니, 사소한 오해나 불만이 크게 쌓이지 않고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1ON1 문화는 문제가 커지기 전에 풀고, 좋은 아이디어는 빨리 살리는 건강한 팀 문화를 만드는 데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다양성(Diversity)은 조직 구성원의 배경, 성별, 연령, 인종, 장애 유무, 경력 등 다양한 정체성과 특성을 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획일적인 사람들로 채워진 조직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과 관점을 지닌 인재들이 모여 있는 것을 지향하지요. 요즘 기업들이 왜 다양성을 강조하냐 하면, 구성원의 다양성이 곧 사고의 다양성으로 이어져 혁신을 가져온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실제로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모이면 더 폭넓은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고객 역시 다양하기 때문에, 구성원이 다양해야 더 잘 공감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지요. 기업 경영 측면에서 다양성은 “조직 구성원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연결하는 문화”를 의미하며, 잠재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이해하여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가치로 부상했습니다.
미국의 많은 선도기업들이 다양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령, 몇 년 전 구글은 전 세계 직원 중 여성 비율을 높이고자 채용에서 다양성 목표를 공개적으로 설정했고, 애플은 소수인종 관리자 비율을 향상시키는 등 투명하게 지표를 발표해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에 아예 전담 최고다양성책임자(CDO)를 두고, 예를 들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신경다양성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폭넓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독특한 강점을 가진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해, AI와 클라우드 같은 분야에서 창의적이고도 실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이런 노력들은 조직 문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직원들 사이에 “회사는 내 개성과 배경을 존중한다”는 신뢰를 심어줍니다.
한편, 국내 기업 중에들도 이런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세대와 가치관이 모여 있고, 고객의 니즈가 그만큼 다양해 지면서 하나의 관점으로 모든 상황을 판단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죠. 특히, 작은 기업들조차 글로벌 진출을 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국가별로 문화와 글로벌 고객들에 대한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이 “누가 조직에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면, 포용(Inclusion)은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우받고 느끼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즉, 다양한 사람들이 차별이나 배제 없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포용의 핵심입니다. 포용적인 조직 문화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일터에 나와도 받아들여지고 존중받는다고 느낍니다. 누구도 소수파라서 의견이 묵살되거나 ‘끼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를 위해 기업들은 사내에서 편견을 줄이고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예: 다양성 워크숍, 언어 사용 가이드, 멘토링 제도 등). 포용은 다양성의 다음 단계로, 다양한 구성원이 실제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포용적인 문화가 뒷받침될 때 조직은 다양성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창의성과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사례로, 스타벅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타벅스는 조직 문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소속감과 포용의 문화”로 언급되는데요, 모든 직원들을 호칭부터 “파트너”라고 부릅니다. 단순한 직원이 아닌 함께 성공을 나누는 동반자로 여긴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스타벅스는 모든 정규직 직원에게 주식지분을 부여하는 Bean Stock 프로그램을 수십 년째 운영해서, 바리스타 한 명까지도 회사의 주인 의식을 갖도록 했습니다. 또 사내에 14개의 파트너 네트워크(동아리이자 자발적 소수자 커뮤니티)를 운영하여, 다양한 배경을 지닌 직원들이 서로 교류하고 지지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리더십 네트워크, LGBTQ+ 커뮤니티, 다문화 배경 직원 모임 등이 활성화되어 있어 각 그룹의 목소리가 경영진에게까지 닿고 있지요. 스타벅스는 매장 단위에서도 “직원이 자신의 온전한 자아(whole self)를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한다”는 철학을 가지는데, 이는 직원 개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포용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포용적 문화 덕분에 스타벅스 직원들은 강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이는 곧 친절한 고객 응대와 회사 충성도로 이어진다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다양성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조직에 몸담고 있는 직장인에게 다양성은 ‘공동의 목표’인 ‘회사의 비전과 미션, 전략 그리고 고객을 벗어날 수 없다’ 는 것입니다. 만약 회사와 고객을 벗어난 다양성을 원한다면 ‘내가 그런 회사를 만드는 방법’ 밖에는 없는거죠. 대신 회사와 경영진 또한 ‘내가 정답이다’ 라는 생각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우리가 정말 올바른 방향을 정한 것인지를 피드백하는 문화와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소속감(Belonging)은 말 그대로 내가 이 조직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입니다. 다양성과 포용의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조직 문화의 정서적 결과가 바로 이 소속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속감이 높은 조직의 구성원은 심리적으로 안전함을 느끼고, 내가 여기서 가치 있는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조직의 성공을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어려움이 닥쳐도 서로 의지하며 버텨냅니다. 반면 소속감이 낮으면, 직원들은 직장을 단지 일하는 곳으로만 여기고 정서적 유대는 없기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쉽게 이탈하거나, 마음을 터놓지 못해 조직 내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현대의 리더십에서는 이 소속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등 업무 형태가 유연해지면서 직원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심리적으로 함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더욱 과제가 되었지요. 소속감은 리더의 공감 어린 소통, 강한 목적의식의 공유, 서로에 대한 신뢰 구축 등을 통해 강화할 수 있습니다.
소속감 하면 에어비앤비(Airbnb)가 떠오릅니다. 에어비앤비의 사명은 “세상의 누구나 어디에서나 소속될 수 있게(Belong Anywhere) 하는 것”인데요, 이 가치는 고객(여행자와 호스트) 경험은 물론이고 직원 문화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직원 채용부터 사내 정책까지 “직원이 회사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숨기지 않고 편안함을 느끼게 하자”는 철학을 실천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국적의 직원을 받기 위해 원격 근무 정책(Live and Work Anywhere)을 도입해 특정 도시에 국한하지 않고 인재를 모았고, 모든 임원이 ERGs(Airfinity라 부르는 사내 소수자 모임) 중 하나씩을 후원하며 정기 모임에 참여하도록 하여 경영진부터 포용과 소속의 가치를 몸소 보이게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자신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도 한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느낄 수 있었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 역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스타벅스도 뛰어난 소속감 문화를 보여줍니다. 스타벅스의 한 직원은 “회사에서 나를 진정으로 가족처럼 아껴준다고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파트너라는 호칭, 주인의식 부여, 다양성 존중, 상호 존중하는 문화 등이 어우러져 나온 결과일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매장을 “세 번째 공간”(집, 직장 다음의 편안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자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고객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에게도 적용되는 철학입니다. 매장마다 직원들이 서로 돕고 친밀하게 지내며,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함께 참여하도록 장려해 작은 팀 단위의 가족 의식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스타벅스는 업계 평균 이상의 낮은 이직률과 높은 고객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지요. 구성원 모두가 한 배를 탄 동료로 느끼는 조직은 어려운 시기에도 강한 회복력을 보여준다는 것이 여러 사례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소속감이 높은 조직은 “우리”라는 연대의식 속에서 개인 역량 이상의 시너지를 발휘하게 됩니다.
제 루틴 중에 하나는 매일 아침을 스타벅스에서 먹는 것입니다. 365일 중에 300일 가량은 그렇게 하더라고요. 아침을 먹으며 책을 읽기도 하고, SNS를 하기도 합니다. 가끔 로열매치라는 게임을 하기도 하죠. 아파트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자주 가는데, 그곳에는 저를 반겨주는 크루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바쁘지 않을 때는 서로의 자녀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하죠. 크루 분들은 제 가족들도 자주 보거든요. 그리고 가끔 커피와 식사가 나온지 모르고 책을 읽고 있을 때면 제 테이블로 가져다 주시기도 합니다. 정말 집이 된 거죠. 1년에 스타벅스에 쓰는 돈이 꽤 됩니다. 제가 1년에 생일 축하를 500명 정도 하는데 그중 2/3 는 스타벅스 선물을 드리거든요. 제게는 그 비용이 다 투자더라고요. 나를 위한 투자, 나와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의 투자말이죠. 그리고 그 투자는 내게 소속감을 주는 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는 ‘자기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인지’,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며, 어떻게 배우고 있는가”를 스스로 아는 능력입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자기 성찰(self-reflection)과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고, 조직 차원에서는 업무나 프로젝트 후에 학습한 점을 돌아보고 체계화하는 활동 등이 해당되지요.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문제 해결 시에 자신의 사고과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전략을 조정할 수 있어서 더 효과적으로 배우고 성장합니다. 이를테면 잘못된 결정이나 실수로부터 교훈을 추출하여 다음번에 개선하는 것이 메타인지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 능력은 평생학습과 창의적 사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어, 최근에는 기업 교육이나 리더십 개발에서도 메타인지 역량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사내에 독특한 문화인 “철저한 성찰과 원인 분석”을 심어놓은 인물로 유명합니다. 브리지워터에는 직원들이 하루 일과에서 겪은 실수나 “불편한 피드백” 등을 기록하고 서로 공유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때 달리오가 즐겨 언급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고통 + 성찰 = 발전”이라는 공식입니다. 실수로 인한 고통스런 경험도 제대로 돌아보고(reflection) 그 원인을 분석하면 다음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뜻인데, 브리지워터에서는 이것이 일종의 신조처럼 자리잡았습니다. 실제로 중요한 회의나 갈등 상황 후에는 어김없이 “이번에 무엇을 배웠는지 성찰합시다”라는 대화가 오가고, 배운 점은 원칙으로 정리해 공유합니다. 달리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조직이 객관적 진실에 기반해 계속 진화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의 책 《원칙(Principles)》에도 “실패에서 교훈을 끌어내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으로 더 큰 도전에 나아간다”는 메시지가 일관되게 등장합니다. 이러한 메타인지 문화 덕분에 브리지워터는 극도의 정직함 속에서도 구성원들이 개인적 감정을 넘어 사실과 논리로 성장하는 독특한 조직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일본 기업 도요타(Toyota)도 메타인지, 정확히는 성찰 문화를 잘 활용하는 사례입니다. 도요타에는 “한번 성공한 일도 반드시 개선 여지를 찾아라”는 신조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센(反省, Hansei)이라 불리는 사후 성찰 회의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는데요. 예컨대 어떤 프로젝트가 목표를 달성하여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도, 관련 팀은 곧바로 한자리에 모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나 아쉬운 점을 철저히 돌아봅니다. 만약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면 도요타 문화에서는 오히려 “목표를 충분히 높게 잡지 않았다”, “분석적으로 겸허하게 보지 않았다”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이렇게 문제가 없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일부러 문제를 찾아내어 개선하는 것이 도요타의 저력인데, “문제가 없는 것이 진짜 문제”라는 말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학습하는 자세가 회사 전반에 배어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한센 문화는 도요타의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혁신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구성원들도 자연스럽게 “늘 더 배울 것이 있다”는 성장 마인드와 데이터에 기반해 자신을 점검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수십 년간 도요타를 학습하는 조직으로 굳건히 만들어준 비결로 평가됩니다.
마지막으로, 메타인지는 개인의 삶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한 해에 두 차례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기술과 사회의 흐름을 한 발 떨어져 조망하며 자신이 배우고 생각한 것을 정리하는 일종의 몰입 성찰 시간인데요, 게이츠는 이 기간 동안 수십 보고서와 책을 읽고 메모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인사이트를 찾곤 했습니다. 우리도 비록 게이츠처럼 일상을 통째로 비울 순 없지만, 짧게라도 주기적으로 자신의 업무와 배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분주한 일상 속에서 남들은 보지 못한 혁신의 단서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매년 4번의 긴 휴가를 갖습니다. 구정과 설날에 1주일씩, 여름에 2주, 12월 마지막 주와 1월 첫번째 주 1주 총 6주라는 시간을 덩어리로 빼두는 편입니다. 이 시간에는 주로 회고를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죠. 그리고 책을 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많은 고민이 바로 메타인지 입니다. 내가 세운 계획과 내 가족과 고객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에서 내가 어떤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지, 아직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지를 생각하죠. 그리고 그것을 다음 시즌 계획에 넣습니다. 이 훈련이 가장 강력한 나만의 성장 습관이 되었고요.
지금까지 살펴본 8가지 키워드는 각각 독립된 주제 같지만, 사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이 깔린 조직에서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솔직한 피드백 문화 속에서야 개인과 팀이 빠르게 배우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 그런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성과도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1:1과 같은 소통이 의미 있게 작동하며, 다양성과 포용도 겉치레가 아닌 실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지요. 그렇게 다양성과 포용이 실천될 때 비로소 모든 구성원이 소속감을 느끼며, 각자 최대 역량을 발휘해 혁신에 기여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메타인지적인 성찰을 통해 조직과 개인은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변화에 앞서나갈 힘을 얻게 됩니다.
결국 이 여덟 가지 키워드를 제대로 품은 조직과 개인은 미래에도 유연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장 문화가 자리잡은 조직에서는 실패나 실적 부진이 나타나도 거기서 배우고 다음 도약의 밑거름으로 삼는 긍정적 순환이 일어납니다. 구성원들은 서로 “무엇이 잘못됐고, 다음엔 어떻게 더 잘할까”를 함께 고민하며 해법을 찾아내죠. 반대로 이런 키워드가 결여된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때 그랬듯이, 내부 경쟁과 정치에 매몰되어 서로 책임 떠넘기기 바쁘고, 사람들은 실수를 숨기느라 혁신 시도를 꺼리게 됩니다. “누가 제일 똑똑한가”에만 집착하는 ‘천재 문화’에서는 극소수 에이스만 발언권을 갖고 다른 이들은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실수와 실패는 무능으로 간주되어 덮어지니 당연히 새로운 배움도 없겠지요. 이러한 조직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한 순간에 도태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성장 문화’에서는 모두가 함께 배우는 분위기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기여가 나오고, 잘못된 결과가 나와도 비난보다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 찾아내는 데 주력합니다. 이런 팀은 불확실한 미래에도 끈질기게 개선을 거듭하며 목표를 향해 전진할 것입니다.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이제 성과나 혁신은 몇몇 영웅적인 개인보다 그 조직이 이러한 8가지 가치를 얼마나 내재화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MZ세대를 비롯한 많은 인재들은 연봉이나 복지 이상으로 성장 기회, 피드백 문화,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합니다. 그만큼 이 키워드들을 갖춘 조직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붙잡아둘 매력을 가지며, 구성원 개개인도 커리어 내내 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우리 자신의 경우를 돌아볼까요? 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이 8가지 키워드를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요? 또 개인으로서, 스스로 성장하고 주변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 이 중 어떤 키워드를 더 발휘해볼 수 있을지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내 일터와 가정에서는 성장과 변화를 위한 씨앗들이 잘 심어져 있는지요? 무엇부터 시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