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기업들이 말하는 AI 도입은 대개 생성형 AI 활용에 집중되어 있다. 이력서 검토, 평가면담 요약, PPT 작성, 번역, 문서 초안 생성 같은 기능은 분명 현장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런 활용은 아직 ‘성과’가 아니라 ‘편의’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얼마전까지도 스스로도 답을 명쾌하게 내놓지 못했던 "AI를 도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제는 답을 할 수가 있다.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이유는 효율성, 효과성, 혁신성 때문이고 경영의 언어로 번역하면 결국 매출이 오르거나, 영업이익이 개선되거나, 판관비·제조원가 구조가 더 나아져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이 출발점을 놓치고 있다. 현장에서는 “무슨 툴을 써야 하느냐”는 질문이 넘치지만 정작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정의는 빈약하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AI 도입은 화려한 창조 단계부터 시작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도입은 거꾸로 가야 한다. 먼저 규칙이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고성과자인지, 어떤 업무가 좋은 결과를 만드는지, 어떤 지표를 개선해야 하는지 정의해야 한다. 그다음 패턴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해석해 성과와 연결되는 행동과 흐름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야 창조, 즉 생성형 AI와 에이전트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규칙과 패턴이 생략된 채 창조만 앞세우면 보기 좋은 자동화는 남아도 경쟁우위는 남지 않는다.

예를 들어 채용을 보자. 많은 기업이 AI 이력서 스크리닝에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자사 안에 고성과자의 정의가 없고 역량지표가 불명확하며 채용 이후 성과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면 그 AI는 그럴듯한 추천만 할 뿐이다.
반대로 고성과자의 기준이 명확하고, 평가와 보상 데이터가 일관되게 쌓여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규칙을 만들고 패턴을 발견하고 그 위에 생성형 AI를 얹는 순간 AI는 회사만의 판단 시스템이 된다. 결국 에이전트를 붙이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에이전트가 배울 조직의 문법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중소기업 대상 AI 강의, 컨설팅 등을 통해 현장에서 AI의 적용방법을 고민하고 경험하면서 느낀건 AI의 시작과 끝은 데이터, 데이터 그리고 데이터이다. 도구는 흘러 넘치지만 도구를 경영의 언어로 바꿔 회사 성장으로 치환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