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수고를 알아봐 주는 표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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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수고를 알아봐 주는 표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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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빗
데이빗Jun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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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가장 앞에 보이는 사람만 기억한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 낸 사람의 이름은 쉽게 떠올리면서도, 그 과정에서 묵묵히 자료를 정리하고, 빈틈을 메우고, 분위기를 살피며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받쳐 준 사람들의 수고는 놓치기 쉽다.

하지만 좋은 팀워크는 결코 몇 사람의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한 팀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가까운 팀원들에게도 조금 더 자주 고마움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의 많은 공간이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정성으로 지탱되고 있다. 늘 익숙하게 찾는 미용실만 해도 그렇다. 미용실에 가면 보통 한 사람의 이름만 기억한다. 내 머리를 직접 맡아 준 디자이너의 이름이다. 어떤 스타일을 잘하는지, 지난번에 어떤 머리를 했는지는 기억하면서도 그 곁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도움을 주는 어시스턴트의 이름은 쉽게 잊곤 한다. 머리를 감겨 주고, 젖은 머리를 말려 주고, 필요한 도구를 챙겨 주는 그들의 손길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우리는 그 정성과 수고를 당연한 서비스처럼 받아들이며 지나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당연함 뒤에는 누군가의 애씀과 인내가 숨어 있다. 헤어 어시스턴트는 단순히 보조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도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손님을 맞이할 날을 꿈꾸며 기술을 배우는 사람들이다.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 때문에 혼나기도 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긴장한 채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오래 서 있는 다리는 아프고, 마음은 지치지만 손님 앞에서는 늘 친절한 표정으로 서 있어야 한다. 배우는 과정은 원래 어렵지만, 사람을 상대하며 배우는 일은 더 쉽지 않다. 몸이 힘든 날에도 웃어야 하고, 속상한 날에도 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거창한 위로보다 짧은 한마디가 더 큰 힘이 된다. “감사합니다.” “오늘 머리 감겨 주시는데 정말 시원했어요.” “너무 편하게 잘해 주셨어요.” 손님은 가볍게 건넨 말일 수 있지만, 그 한마디는 어시스턴트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혼나고 지쳐 있던 하루 속에서 ‘내 노력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은 큰 위로가 된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시 버틸 힘이 되는 것이다.

특히 자주 가는 미용실이라면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다. 늘 보는 디자이너의 이름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묵묵히 도와주는 어시스턴트의 이름도 함께 기억해 주는 것이다. 계산을 마치고 나가기 전 “오늘 샴푸 정말 좋았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주는 일, 그리고 리뷰를 남길 기회가 있다면 디자이너의 실력만이 아니라 그날 나를 도와준 어시스턴트의 친절함까지 적어 주는 일. “오늘 도와주신 김수현님이 정말 세심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기분 좋게 머리하고 갑니다”라는 짧은 문장은 생각보다 훨씬 큰 감동이 된다.

어쩌면 그 어시스턴트는 퇴근길에 그 리뷰를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지도 모른다. 휴대폰에 캡처해 두었다가 동료들에게 보여 줄지도 모른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야식을 시켜 먹으며 소주 한잔 곁에 두고 “나 오늘 이런 말 들었어” 하며 웃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 그 리뷰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다. 지친 하루를 견디게 해 주는 위로가 되고, 다시 내일을 버텨 볼 수 있게 만드는 격려가 된다.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그 말이 마음을 붙들어 주는 작은 불빛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를 응원하는 일이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선물이나 특별한 행동이 있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가장 오래 움직이는 것은 의외로 사소한 표현이다. 이름을 기억해 주는 일, 고맙다고 말해 주는 일, 당연하게 지나칠 수 있는 수고를 알아봐 주는 일. 그런 작은 진심이 모여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고, 지친 마음에 용기를 준다.

표현은 단순히 말을 꺼내는 일이 아니다. 표현은 상대의 존재를 알아봐 주는 일이고, 보이지 않던 노력을 빛나게 해 주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힘을 얻으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미용실에서 만나는 어시스턴트에게 건네는 짧은 감사의 표현도 결코 작지 않다. 오히려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꿈을 조금 더 오래 붙잡게 하고,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음에 미용실에 가게 된다면, 나는 조금 더 주의 깊게 그들을 바라보고 싶다. 내 머리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디자이너의 손길뿐 아니라, 그 곁에서 묵묵히 애쓰는 어시스턴트의 수고까지도. 그리고 그 노고를 당연하게 넘기지 않고 꼭 말로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그 평범한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버티는 힘이 되고, 내일을 꿈꾸게 하는 용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빗
데이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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