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들어 마음이 유난히 분주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일까요? 봄이 오면서 강의 준비와 코칭,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하나둘 겹쳐집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얹혀 있습니다. AI입니다. 요즘은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AI를 배우고 활용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것들이 너무 빠르게 쏟아진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툴, 새로운 기능, 새로운 활용 사례. 살펴봐야 할 것들이 끝없이 늘어납니다. 가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좋은 아이디어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나는 아직 안 해봤는데… 이거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 아닐까?” 그 순간 마음이 조용히 분주해집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실제로 일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속 부담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요즘 느끼는 피로가 어디에서 오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일의 양도 늘었지만, 더 큰 이유는 풀리지 않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계속 쌓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것도 배워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나중에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이걸 안 하면 뒤처지는 것 아닐까?” 생각들이 조용히 겹겹이 쌓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오래전부터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이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삶도 어쩌면 그 믿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성실하게 쌓아온 시간들이 결국 결과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른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부가 아니라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가려내는 관점 아닐까.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내 안에 남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만 더 복잡해질 뿐입니다.
최근 하버드 심리학자 Ellen Langer의 글 "Mindfulness in the Age of Complexity"를 읽다가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그녀는 복잡한 시대에 사람들이 두 가지 상태 사이를 오간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mindlessness, 즉 자동반응 상태입니다. 쌓여 있는 일에 밀려가듯 움직이고, 익숙한 방식대로 반응하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mindfulness, 지금의 상황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상태입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요즘 첫 번째 상태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처음 접했을 때는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호기심 대신 불안과 짜증이 먼저 올라옵니다. “또 나왔네.” “이것도 알아야 하나?”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기보다 따라가야 할 과제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정말 바쁜 것일까. 아니면 바쁨이라는 습관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일까. 예전에는 더 많은 정보를 아는 것이 경쟁력이었습니다. 하지만 AI가 등장한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정보는 이미 넘쳐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아보는 능력입니다. AI를 잘 활용하면서도 그 안에서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앞으로 더 중요한 역량일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모든 것을 따라잡는 속도가 아니라 '호기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라고. 새로운 것을 놀이처럼 시도해 보는 태도, 그리고 그 속에서도 본질을 찾는 집중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주함 속에서도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이를 위해 제 나름의 다짐이 하나 생겼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그리고 마음까지 꽉 찬 하루.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모든 것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마음을 담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말에 나가보니 하얗게 노랗게 올라오는 꽃봉오리에 마음이 갑니다. 오늘은 그 호기심을 따라가 볼까 합니다. 생각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Mindfulness in the Age of Complexity" - Ellen Langer
1. In a complex world, relying only on past rules and fixed categories limits our thinking.
복잡한 세상에서는 과거의 규칙과 고정된 틀에만 의존하면 사고가 제한된다.
2. Mindlessness is reacting automatically without noticing new possibilities.
마인드리스니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지 못한 채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상태이다.
3. Mindfulness means actively noticing differences and viewing situations in new ways.
마인드풀니스는 차이를 인식하고 상황을 새롭게 바라보는 의식적인 상태이다.
4. In uncertain environments, asking new questions is more valuable than seeking fixed answers.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정답을 찾기보다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5. Success today comes from flexible thinking and the ability to see meaning in complexity.
오늘날의 성공은 복잡함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유연한 사고에서 나온다.
#팀코칭은어치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