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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공간이라는 그릇, 문화라는 음식

사무공간이라는 그릇, 문화라는 음식

오피스 공간, 혹시 우리는 와인을 뚝배기에 담아 내고 있지는 않나?
조직문화총무전체
조커
오피스조커Aug 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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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와인을 뚝배기에 담아 내고 있지는 않나?"

우리가 자주가는 김치찌게 맛집에 방문 했는데 만약 김치 찌게가 와인잔에 담겨져 나온다면?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찌개는 뚝배기에 담겨야 그 맛과 온도가 살아나고, 와인은 유리잔에서 빛을 발해야 제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릇은 음식을 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그 음식의 정체성과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여러분은 면접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의 면접을 위해 해당 기업의 출입문에 들어서는 첫 느낌을 기억하는가?

직원들이 탁 트인 공간에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가? 아니면 칸막이로 분리된 책상 사이에서 조용히 일에 집중하는 분위기 였나?

그 느낌과 실제 기업문화는 얼마나 차이가 있었나?

사무공간이란 조직문화라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다.

우리는 보통 기업 문화를 이야기할 때 조직의 철학이나 리더십, 제도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집중한다. 그러나 한 걸음만 물러나면, 기업문화는 그 조직이 구성원을 위해 어떤 공간을 만들었는지에서부터 드러난다.

즉, 문화가 유형화 되면 공간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도 많은 기업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나?

오피스 위치와 가구선정을 단순하게 비용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나?

혹시 사옥이전 프로젝트를 총무 담당자에게만 일임 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결과, 사무공간은 종종 단순한 ‘비용 항목’이나 ‘인테리어 예산’으로만 간주된다.

기획단계에서는 평수와 임대료, 가구 단가만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되고,

정작 중요한 질문

“이 공간이 어떤 문화를 담아야 하는가?”,

“이 환경이 구성원의 일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는 뒷순위로 밀려나 버린다.

이런 접근은 결국 문화의 실종, 일 방식의 경직, 조직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성과를 중시한다'는 조직이 폐쇄된 구조를 유지한다면, 자율과 협업은 구호로만 남는다.

'창의성을 장려한다'는 조직이 모든 책상을 일렬로 배치하고 규칙을 앞세운다면, 그 메시지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사무공간은 더 이상 단순한 부동산이나 시설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전략적 자산이자, 문화를 실천하는 가장 물리적이고 일상적인 플랫폼이다.

그래서 공간은 이제 기획의 대상이 아니라, 경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총무 부서만의 프로젝트가 아닌, CEO, CHRO, CCO,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설계하고 경험해야 할 문화적 인프라다.

이제는 물어야 할 때다.

지금 우리의 사무공간은 우리가 바라는 기업문화에 걸맞은 ‘그릇’인가?

그릇이 음식의 맛을 좌우하듯, 사무공간도 조직의 문화를 좌우한다.

김치찌개는 뚝배기에 담겨야 맛있다. 그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조직 운영에서도 잊고 있지는 않은가?


조커
오피스조커
총무, Safety&security, 사진 전문가
『다시 조직문화』 저자, 총무 외길 15년, 공간과 안전, 지식관리노하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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