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와인을 뚝배기에 담아 내고 있지는 않나?"
우리가 자주가는 김치찌게 맛집에 방문 했는데 만약 김치 찌게가 와인잔에 담겨져 나온다면?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김치찌개는 뚝배기에 담겨야 그 맛과 온도가 살아나고, 와인은 유리잔에서 빛을 발해야 제 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릇은 음식을 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그 음식의 정체성과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여러분은 면접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의 면접을 위해 해당 기업의 출입문에 들어서는 첫 느낌을 기억하는가?
직원들이 탁 트인 공간에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가? 아니면 칸막이로 분리된 책상 사이에서 조용히 일에 집중하는 분위기 였나?
그 느낌과 실제 기업문화는 얼마나 차이가 있었나?
사무공간이란 조직문화라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다.
우리는 보통 기업 문화를 이야기할 때 조직의 철학이나 리더십, 제도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집중한다. 그러나 한 걸음만 물러나면, 기업문화는 그 조직이 구성원을 위해 어떤 공간을 만들었는지에서부터 드러난다.
즉, 문화가 유형화 되면 공간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도 많은 기업들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나?
오피스 위치와 가구선정을 단순하게 비용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나?
혹시 사옥이전 프로젝트를 총무 담당자에게만 일임 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결과, 사무공간은 종종 단순한 ‘비용 항목’이나 ‘인테리어 예산’으로만 간주된다.
기획단계에서는 평수와 임대료, 가구 단가만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되고,
정작 중요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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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이 어떤 문화를 담아야 하는가?”,
“이 환경이 구성원의 일 방식에 어떤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