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팀장이 가장 괴롭다 - 평가편 -

사실 팀장이 가장 괴롭다 - 평가편 -

팀장도 괴롭다. 그런데 팀장은 아무도 위로해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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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택수Jul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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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사실 팀장이 가장 괴롭다

"팀장도 괴롭다. 그런데 팀장의 마음은 누가 달래주나요?" 얼마 전 한 팀장에게 들은 말이다.

반쯤 웃으며 던진 말이었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정서는 그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팀장 되기 싫다'는 말이 뉴스가 되고, 승진을 마다하는 '의도적 언보싱(unbossing)'이 기사로 다뤄진다. '리더 포비아'는 이제 스페셜 리포트의 제목이 되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야기는 '왜 요즘은 팀장을 안 하려 하는가'에서 멈춘다.

정작 이미 팀장인 사람들의 평가 시즌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조직에는 성과를 요구하는 임원과 케어 대상으로서 팀원만이 있을 뿐이다.

팀장은 이상한 자리에 서 있다. 팀원에게는 평가자이고, 임원에게는 피평가자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성과 압박을 완충 하나 없이 받아, 아래로 다시 나눠 지는 위치이다.

예전처럼 위에서 등수를 정해 내려보내던 시절이었다면 차라리 단순했을 것이다. 시키는 대로 줄을 세우면 되고, 정해진 TO 뒤에 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목표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달성도를 절대평가로 확인하는 것으로 평가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방향은 옳다.

다만 '스스로 설계하라'는 그 무게가 고스란히 팀장에게 얹혀 있다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자 원인이다.

위의 "더"와 아래의 "적당히" 사이를, 매년 혼자 조율하는 팀장은 괴롭다.

팀장을 지원하면 할수록 또렷해지는 회사의 메시지

물론 회사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십 코칭, 목표관리 교육, 평가면담 스킬 과정까지 프로그램은 해마다 늘어난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조차 화살은 한쪽으로만 향한다. 전부 팀장을 겨누는 것이다. 더 잘 이끌라고, 더 잘 면담하라고, 목표를 더 잘 설계하라고. 교육이 늘어날수록 메시지는 오히려 이렇게 또렷해진다.

이 상황을 풀 사람은 결국 팀장이라는 것이다.

팀원들은 팀장 회의의 풍경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자기 앞에서 인자하던 임원이 직책자들만 모인 방에서 어떤 표정으로 숫자를 요구하는지, 그 방에서 팀장이 어떻게 깎여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중간에서 나빠지는 사람은 늘 팀장이다. 위는 온화하고 아래는 억울한데, 그 사이의 총대는 한 사람이 매야 한다.

일부 회사는 이 부담을 처우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모기업은 3년 만에 팀장 직책수당을 약 150% 인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조직은 '직책자'라는 훈장 하나로 그 모든 책임을 지우곤 한다. 보상은 그대로 둔 채 부담만 얹는다면, 팀장을 기피하는 흐름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인사담당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팀장의 마음을 달래는 일은 위로의 몫이 아니라 구조의 몫이다. 팀장에게 교육 하나를 더 얹는 것은, 앞선 편중을 한 번 더 반복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인사담당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혹은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첫째, 목표 설계를 팀장 혼자의 일로 두지 않아야 한다. 목표관리 교육의 대상을 팀장에 한정하지 않고, 팀장과 팀원을 같은 자리에 앉혀 같은 언어로 목표를 마주 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가자와 피평가자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교육하자, 목표수립의 질과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팀장이 덜 외로워지자 숫자가 먼저 움직였다.

둘째, 압박을 내려보내기만 하던 임원을 같은 판에 세울 필요가 있다. 최근 현장 인터뷰(FGI)에서도, 팀장만 따로 교육할 때보다 임원과 한자리에서 교육했을 때 임원의 피드백이 더 구체적으로 바뀌고 팀장의 부담 인식이 낮아진다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심리적 안전감이 위에서 아래로 전이되듯, 평가에 대한 태도 역시 그렇게 흐른다. 팀장이 위아래 사이에서 혼자 완충재가 되는 구조 자체를 손대지 않는다면, 어떤 교육과 지원도 결국 팀장의 숙제로 남는다.

셋째, 팀장의 이중 위치를 말이 아니라 문서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직책자가 짊어지는 평가·면담·조율의 부담을 R&R로 명시하고, 그 무게에 걸맞은 권한과 처우로 응답하는 것이다. 팀장수당은 액수 자체가 아니라, '이 자리가 힘든 자리'라는 사실을 조직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를 위한 다섯 가지 점검

돌아보면 팀장은 평가라는 이벤트 자체가 싫었던 것이 아니다. 방법도 손에 쥐어주지 않은 채, 중간에서 혼자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평가 시즌을 앞두고, 혹은 성과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하고 있는 인사담당자라면 아래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아야 한다.

  • 우리 교육 프로그램은 팀장만 겨누고 있지는 않은가요? 팀원과 임원은 어디에 있나요?

  • 목표 설계의 부담을 팀장 한 사람에게 몰아두고 있지는 않은가요?

  • 팀장이 아래에서 받는 '적당히'와 위에서 받는 '더'를, 인사팀이 조율해 드린 적이 있으신가요?

  • 팀장의 이중 위치가 R&R·권한·처우에 실제로 반영되어 있나요, 아니면 훈장뿐인가요?

  • 올해 우리 조직에서 팀장의 마음을 달랜 것은 위로였나요, 구조였나요?

팀장의 마음을 누가 달래주느냐고 물었다.

답은 결국 좋은 평가 제도가 아니라, 팀장을 혼자 두지 않는 운영에 있다.

인사담당자가 지금 당장 손댈 수 있는 지점 역시, 의외로 이곳인 것 이다.


택수
신택수
15년차 인사담당자 입니다.
현대차그룹, SK그룹, KT그룹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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