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포스코는 왜 벽면에 포스트잇을 붙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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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포스코는 왜 벽면에 포스트잇을 붙였을까?

업무를 시각화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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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용 팀픽서Sep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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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 AI Connect 2026 — 데이터로 여는 HR의 다음 단계, 2026.11.6 코엑스 오디토리움 3F

흔히 칸반이나 스탠드업 미팅이라고 하면, 자유분방한 판교의 IT 기업이나 스타트업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삼성과 포스코 같은 제조 기반의 대기업들은 이미 오래전에 비주얼 플래닝(Visual Planning, VP)이라는 이름으로 이 방식을 도입했었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미래의 선행 기술을 연구하는 R&D 조직입니다. 연구원들은 각자 자신의 전문 분야에 몰입하느라 옆자리 동료가 무슨 실험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연구실 벽면을 거대한 현황판으로 만들고, 연구원들은 자신의 과제 진행 상황, 이슈, 타 부서 협조 사항을 적었습니다.

포스코 역시 현장 사무실 벽면이나 화이트보드에 VP 보드를 설치하고, 매일 아침 팀원들이 그 앞에 모여 그날의 업무를 공유하는 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각각 연간, 분기, 월별 목표 및 실적을 공유하고, 주간 단위별로 개인별 업무 사항을 적어 공유했습니다. 심지어는 계획성 업무와 돌발성 업무까지 분석하여 함께 업무를 공유하며 관리했습니다. 이 굴지의 기업들이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굳이 아날로그 방식인 벽면과 포스트잇을 고집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 즉시성: 컴퓨터를 켜고 파일이나 시스템에 접속할 필요 없이, 고개만 돌리면 업무 흐름이 보입니다.

- 투명성: 누가 일을 많이 하고 있는지, 누가 병목에 막혀 있는지 숨길 수가 없습니다.

- 소통의 중심: 모니터 뒤에 숨어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보드 앞에 모여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게 만듭니다.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완료다

업무를 시각화하면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포스트잇(또는 트렐로카드)이 진행 중 칸에만 잔뜩 붙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을 잘하는 게 아닙니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면 인간의 뇌가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주의를 옮기며 적응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이를 전환 비용이라 합니다. 이 전환 비용 때문에 생산성은 40%까지 떨어집니다.

리더는 교통정리를 해줘야 합니다.

“김 대리, 진행 중인 것 5개 중에 3개는 다시 할 일(대기 상태)로 옮겨요. 나머지 2개를 완료 칸으로 넘기기 전까지는 다른 일 시작하지 말구요.”

핵심은 이것입니다.

“시작하는 것을 멈추고, 완료하는 것을 시작하라.”

팀의 속도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일이 완료 칸으로 넘어갔느냐로 결정됩니다.

주간 회의를 없애고 10분 스탠드업을 하라

1주일은 너무 깁니다. 월요일에 계획한 일은 수요일쯤 되면 돌발 변수로 인해 엉망이 되기 쉽죠. 그런데도 금요일까지 기다렸다가 보고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습니다. 따라서 업무의 톱니바퀴를 맞추는 주기는 주(Week) 단위가 아니라 일(Day) 단위여야 합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포스코가 했던 VP 활동의 꽃도 바로 아침 미팅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빈 공간에 서서 데일리 스탠드업 미팅을 합니다. 시간은 딱 10분. 돌아가면서 3가지만 짧게 공유합니다.

- 어제 무엇을 완료했는가? (성취 공유)

-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계획 선언)

- 지금 나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협조 요청)

이 미팅은 리더에게 보고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여러분, 제가 오늘 이 일을 처리해서 넘겨드리겠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약속의 시간입니다.

또한 “A업체의 자료 회신이 늦어져서 일을 못 하고 있습니다.”라고 장애물을 공유하면, 리더는 “그건 내가 전화해 줄게”라고 즉시 해결해 줍니다.

리더는 감시자가 아니라 제설차다

비주얼 플래닝과 데일리 미팅을 도입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것을 감시 도구로 쓰는 것입니다.

“어제 이거 한다더니 왜 아직도 진행 중이야?”라고 추궁하는 순간, 팀원들은 포스트잇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리더의 질문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 일이 완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애로 사항이나 장애물이 뭐예요? 내가 뭘 도와주면 될까?”

눈이 많이 온 날, 맨 앞에서 눈을 치우며 길을 뚫어주는 제설차. 그것이 실행 단계에서의 리더의 역할입니다.

팀원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그 사이에 낀 모래알(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 그러면 팀은 굴러갑니다.


픽서
윤주용 팀픽서
넥스트리딩 대표, 코치(Ph.D.)
“팀의 문제를 해결하는 팀픽서(Team Fixer).” 엔지니어의 논리적인 사고와 HRD 전문가의 감성적 시선으로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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