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성원 면담을 하다 보면 어느 조직에서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주제가 있습니다.
"팀장님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상무님과는 일하는 방식이 도무지 안 맞아요."
"좋은 회사인데, 팀장 한 명 때문에 퇴사 까지 고민 중입니다."
동료나 타 부서 직원이라면 적당히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상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마주하는 빈도만큼 스트레스가 쌓이고,
업무 평가 / 승진 / 평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니까요.
이때 대부분의 구성원은 상사를 '바꿔야 할 문제'로 바라봅니다.
"왜 저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할까?"
"왜 저렇게 말을 자주 바꿀까?"
"왜 책임은 지지 않고 지시만 할까?"
우리가 상사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만든 이 프레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HR 담당자로서 이런 고민을 안고 온 구성원과 면담할 때,
질문의 방향을 슬쩍 틀어보면 어떨까요?
"저 분은 왜 저럴까?"에서
"그 팀장과 일하면서, 어떻게 ○○님의 에너지를 지킬 수 있을까요?"로 말이죠.
질문이 바뀌는 순간, 구성원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불편한 생각과 감정을 회피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적극적인 과정을 '수용(Acceptance)'이라고 부릅니다.
비 오는 날 하늘을 원망하기보다 우산을 챙기듯,
상사가 즉흥적이거나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방향을 자주 바꾼다면
원망에 앞서 그 성향을 하나의 조건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사람에게는 저런 의사결정 방식이 '디폴트(Default) 값'이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수용은 포기가 아닙니다. 대책을 세우기 위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첫 단계입니다.
일 잘하는 구성원은 자기 업무만 분석하지 않습니다. 상사의 의사결정 패턴까지 함께 읽습니다.
목적 없이 회의를 시작하는 상사라면: "오늘 회의에서 가장 먼저 결정할 핵심은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으로 서로의 싱크를 맞춥니다.
말이 길고 정리가 안 되는 상사라면: "정리하자면 A와 B 중 우선순위는 A로 이해하면 될까요?"
라며 핵심을 구조화해 되짚습니다.
말을 자주 바꾸는 상사라면: 구두 지시 직후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해 공유드립니다"
라며 기록을 남깁니다.
감정적으로 지시하는 상사라면: 그 감정에 맞대응하지 않고, 감정 아래 숨은 '진짜 의도'를 읽어냅니다.
"왜 아직도 안 된 거야?"라는 날선 말 이면에는 "일정이 늦어져 윗선에 깨질까 봐 불안하다"는
신호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말 이면의 의도까지 들을 수 있다면 감정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리더급을 코칭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성과 압박, 조직 운영 등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기에,
리더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커다란 '걱정 인형'을 하나씩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그 불안이 조직 아래로 뚝뚝 흘러내린다는 데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회의 소집, 잦은 방향 수정, 끊임없이 벌이는 새 프로젝트 - 이런 행동은
사실 리더가 자기 불안을 다스리는 서툰 방식일 때가 많습니다.
이때 많은 구성원이 상사의 불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