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갈등은 버거워서 도망치고 싶고, 어떤 갈등은 마주하지 않으면 나를 지킬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갈등의 ‘진짜 문제’는 종종 그 내용이나 당사자보다도,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에서 시작됩니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감정 싸움이 아닙니다.
관계의 구조, 목표의 충돌, 그리고 권력의 비대칭이 함께 얽힌 복합적인 상황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런 것입니다:
나는 지금, 이 갈등 상대와 어떤 관계인가?
우리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가?
그리고 그 사람은 나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는가, 혹은 내가 더 우위인가?
이 3가지 질문에 따라, 당신이 써야 할 갈등 전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갈등을 관리하는 방법(Making Conflict Work)』에서 제시하는 7가지 갈등 전략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감정에 휘둘리기 전에 전략적으로 질문하고,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접근법을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갈등을 관리하는 방법』은 갈등을 단순한 감정 충돌이 아닌 관계, 목표, 권력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축으로 설명합니다. 조직 내 갈등에 직면했다면, 먼저 아래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1️⃣ 이 사람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2️⃣ 우리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가, 혹은 반대편인가?
3️⃣ 상대는 나보다 더 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가, 아닌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따라, 당신이 쓸 수 있는 갈등 전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책은 갈등을 7가지 상황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상황에 맞는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이전 글에서 언급한 A사 HR 팀장에게 가장 적합한 전략, ‘전략적 회유와 순응’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조직 내 갈등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바로 상대방이 나보다 훨씬 더 강한 권력을 갖고 있을 때입니다. 그럴 땐 설득도, 협상도, 심지어 의견 개진조차 막혀버리기 쉽습니다. 무력감이 깊어지고, 사람은 결국 침묵하거나 떠나거나, 혹은 분노에 휩싸여 스스로를 소진하게 됩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불행한 용인의 갈등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제시하는 전략이 바로 ‘전략적 회유와 순응’입니다.
이 전략은 단순히 참거나 굴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권력의 흐름을 인식하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우회 경로를 설계하는 것—그것이 바로 감정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입니다.
A사 HR 팀장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매번 무시 당했습니다. 대화는 차단되고, 협력은 거부당했고, 결국 무시당하는 감정과 좌절감이 쌓여 그는 스스로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갈등의 본질이 권력의 차이에 있다는 사실을 더 빨리 인식했다면, 이 전략은 그를 위한 시간과 가능성의 여지를 확보해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전략 적용 팁 – 3가지 회유와 순응의 전술
책에서는 전략 별로 실현을 위한 전술 10가지를 제시합니다. 그 중 오늘 소개할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술 2. 괴롭히는 사람에게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가라
의외의 접근은 방어적 반응을 낮추고, 대화의 여지를 넓힙니다.
✅ 전술 4. 독재적인 상사가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어라
권력은 필요에 의해 움직입니다. 작은 영향력의 실마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전략입니다.
✅ 전술 8. 갈등 상황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라
논점을 바꾸면 갈등도 바뀝니다.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 상사의 판단 기준을 전환시켜보세요.
이 전략은 자존심을 꺾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고, 조직 내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량을 지켜내기 위한 실천입니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감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 있는 자리, 관계의 역학, 권력의 방향이라는 구조 속에서 발생합니다. 그 구조를 인식하고, 지금 내 자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면, 갈등은 우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변화의 지렛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갈등은 인간의 조건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