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초심- 경험의 사각지대 (2/4) : 핵심만 말하세요 라고 하기전에

선심초심- 경험의 사각지대 (2/4) : 핵심만 말하세요 라고 하기전에

뭐가 핵심인지 모르겠으면 그냥 마음속 돌덩이를 가져오세요
HR 커리어코칭리더십전체
소영
장소영Sep 7, 2026
1726

2편. “핵심만 말하세요”라고 하기 전에

실무자들과 처음 몇 번의 1on1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긴 업무 목록을 줄줄이 나열하여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이번 주에는 이것을 했고, 저것을 완료했고, 관련 미팅도 진행했습니다.”

„누구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제가 이런 내용을 설명했고, 이후 다시 다른 사람과 미팅을 했는데요….“

 

열심히 바쁘게 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한참을 듣고 나서도 이 이야기를 왜 나에게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중간 중간 나도 질문했다.

 

„이 사안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지금 말씀하신 대화를 자세히 알아야 하는 건가요? „
„이 업무가 특히 어려웠거나, 특별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서 이야기하는 건가요? „

 

 

1on1에 대한 내 기대치를 설명했다고 해서 구성원이 곧바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정보를 선별하고, 그것을 어떤 구조로 전달해야 하는지 체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구성원은 일종의 습관처럼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보고하려 했고, 나는 그 일이 조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듣고 싶었다. 물론 한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눌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리더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회의와 의사결정은 이어지고, 1on1을 해야 하는 구성원 수도 많다. 그렇다고 바쁜 리더를 배려해서 구성원이 말을 줄여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리더의 제한된 시간을 구성원이 가장 가치있게 활용하려면 구성원 입장에서도 일종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더가 듣고 싶은 것은 변화와 의미다

  

요즘은 업무 툴이 디지털화 되어서 완료한 업무의 상당 부분은 태스크 관리 도구, 캘린더, 이메일, 문서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읽어서 알 수 있는 내용은 빠르게 미리 읽고 파악하는 편을 선호한다. 업무 목록과 진행 상황은 MS Planner나 원노트를 보면 된다. 1on1에서는 문서에 적혀 있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무엇이 예상과 달라졌는지, 왜 마음에 걸리는지,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내가 어디에서 도와주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이다. 리더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어떤 리더는 상세한 경과를 직접 듣고 싶어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리더와 구성원이 1on1에서 무엇을 공유할 것인지 기대를 맞추는 것이다.

 

같은 일을 했더라도 전달 방식에 따라 상대방이 인식하는 역할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수행할 활동을 빠짐없이 설명하면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다. 중요한 변화를 포착하고 그 의미까지 설명하면, 더 넓은 관점과 판단력을 리더에게 보여줄 수 있다. 많은 직장인들이 승진이나 업무 확장 관련해서 어떻게하면 상사에게 본인의 역량을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는지 고민한는데 1on1이 그런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쁜 리더와의 1on1을 준비할 때는 “무엇을 보고할까?”보다 “이 안건에서 리더의 어떤 자원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리더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경험, 조직의 우선순위, 맥락, 리스크에 대한 판단, 영향력, 네트워크 등 다양하다. 정보를 검색하거나 개별 담당자에게 문의해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굳이 1on1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무슨 내용을 말해야 할지 어렵다면 일정한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은 A입니다. 계획과 달라진 부분은 B입니다. 이로 인해 C라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검토한 옵션은 D와 E이고, 저는 D를 추천합니다. 오늘 결정이 필요한 부분은 F입니다.”

 

모든 업데이트를 이 정도로 상세하게 전달할 필요는 없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고 특별한 리스크가 없다면 짧게 확인하고 넘어가면 된다. 핵심은 본인이 수행한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활동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Stone on your heart

 

어떤 구성원은 자신의 많은 업무 중 무엇을 1on1에 가져와야하는지 선택하기를 어려워했다. 모든 업무가 똑같이 중요해 보이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만 가져오라’고 말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나는 구성원들에게 ‘stone on your heart’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정확한 영어 관용구는 아니지만, 일종의 마음속 돌덩이. 생각만하면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짐덩이. 무엇을 가져와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그 마음속 돌덩이부터 가져오라고 했다. 그리고 세 가지를 생각해보도록 했다.

 

1. 지금 내 마음에 가장 걸리는 것은?

업무 목록을 훑어본 뒤, 그중 신경 쓰이는 한두 가지를 고른다.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 일, 미뤄두었지만 곧 문제가 될 것 같은 일,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불편함이 생긴 일, 혼자 결정하기 부담스러운 일, 리더가 나중에 알게 되면 놀랄 수 있는 일 등이다.

모든 업무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마음에 걸리는 이유가 있는 일부터 선택하면 된다.

 

2. 왜 마음에 걸리는지?

막연한 느낌으로 두지 않고 이유를 구체화한다. 일정이나 예산에 영향을 주는지, 다른 팀의 업무와 연결되는지, 이해관계자의 반대가 예상되는지, 다른 우선순위와 충돌하는지, 자신의 권한이나 경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지 생각해본다.

 

‘마음에 걸린다’는 감정을 업무상 리스크와 영향의 언어로 바꿔보도록 한다.

 

3. 이번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리더가 어떤 방식으로 도와주기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설명한다.

상황을 알고 있어 주기를 원하는지, 판단을 검증받고 싶은지, 여러 옵션 중 하나를 함께 결정하고 싶은지, 조언이 필요한지, 장애물을 제거해주기를 원하는지,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하는지.

 

고민이든 업무인든 정리된 안건만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문제도 1on1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고민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일어난 일을 모두 나열하기 보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목적을 정리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함께 정리하는 것 역시 1on1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는 내가 원하는 정보의 구조/기준을 공유했다.

 

“완료한 업무 목록은 MS Planner랑 원노트로 확인할게요. 1on1에서는 계획과 달라진 부분, 새롭게 생긴 리스크, 제가 결정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주세요.”

 

“핵심만 이야기하세요”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말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내용이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빼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간단히 말하라고 하면, 직원은 같은 내용을 더 빠른 속도로 나열할 가능성이 높다.

 

기준을 설명했다고 구성원들이 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경우, 대화 과정에서 질문을 통해 생각의 구조를 보여줄 수도 있다.

이 이야기에서 제가 꼭 알아야 할 변화는 무엇인가요?”

“이 사안이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제가 오늘 결정하거나 도와주어야 할 부분이 있나요?”

“본인이 추천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별도의 결정은 필요하지 않고, 제가 상황만 알고 있으면 되나요?”

 

리더가 이런 질문을 반복하면 구성원도 리더가 말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런 브리핑을 가르친다는 것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읽고, 변화를 포착하고, 듣는 사람의 관점에서 정보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리더도 구성원도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듣는 사람의 관점을 파악해서 말하는 것이 기본이다. 말로는 단순해보이는 이 기본을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다. 


소영
장소영
조직과 개인의 변화-성장-성과를 지원하는 HR파트너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인사팀장을 거쳐, 글로벌 기업 독일 본사에서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인사총괄로 일하고 있습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