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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다른 팀에게, 조직은 같은 지원을 해야 할까

성과가 다른 팀에게, 조직은 같은 지원을 해야 할까

손흥민급 비즈니스석 요구한 여자축구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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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김세진Jan 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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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급 비즈니스석 요구한 女축구선수들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10월 A매치 참가를 위해, 앞으로 해외 이동 시 남자 대표팀 선수들과 동일하게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요구가 알려진 이후 수많은 비판적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손흥민급 비즈니스석 요구한 女축구선수들’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손흥민급’, ‘女’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은 이 이슈를 성별 대립이나 무리한 요구의 문제로 보이게 만들며 논의의 초점을 흐려 놓는다. 이런 프레임이 씌워지는 순간,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것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게 된다. 이 이슈의 본질은 ‘성과가 다른 두 집단을 조직은 어떤 기준으로 대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깝다.

대한축구협회(KFA) 내규에 따르면 남자 A대표팀은 비즈니스석, 여자 A대표팀은 이코노미석을 제공받는다. 여자 대표 선수들은 ‘같은 국가대표라면 동일한 기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편에서는 ‘수익성과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의견이 나온다.

그리고 이 장면은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회사 조직 안에서도 낯설지 않다. 맥락만 바꾸면, 우리는 이미 비슷한 장면 앞에 서본 적이 있다.

회사로 치면, 이런 질문이다

‘성과를 잘 내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에게 회사는 동일한 예산과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가?’

영업 성과가 뛰어난 조직,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팀은 더 많은 인센티브, 인력,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다. 반면 성과가 적은 팀은 ‘기회가 부족했다’고 말한다. 이때 조직은 늘 두 갈래 길 앞에 선다.

  • 성과에 따라 다르게 지원하는 게 맞을까 (잘하는 팀에 더 주고, 못하는 팀에 덜 주기)

  • 같은 역할과 소속이라면 똑같이 지원해야 할까 (같은 구성원이니 결과와 상관없이 똑같이 주기)

여자축구 대표팀 논쟁은, 이 두 기준이 충돌할 때 어떤 문제와 갈등이 생기는지를 보여준다.

차갑지만 합리적인 ‘성과 중심 지원’

성과 중심 지원은 기업 환경에서 가장 익숙한 원칙이다. 자원은 한정돼 있고, 투자 대비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여자대표팀의 A매치 관중 수, 수익 구조, 스폰서십 규모를 근거로 ‘남자대표팀과 동일한 비즈니스석 제공은 비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사로 치면 이런 말과 같다.

  • 매출을 내는 조직에 더 투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 성과가 낮은 팀에 같은 자원을 주면 전체의 효율이 떨어진다

다소 냉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직 운영의 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에는 치명적인 사각지대가 있다.

성과는 ‘조건의 결과’일 수도 있다

성과를 전적으로 결과만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성과는 언제나 개인이나 팀의 능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투입된 자원, 환경, 기대치, 조직의 시선 역시 성과를 만든다.

여자대표팀은 남자팀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원 속에서 경쟁해 왔다. 장거리 비행에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며 이동 피로를 감수해야 하고, 훈련과 회복을 위한 인프라와 환경의 차이는 장기적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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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낮다는 이유로 지원을 줄이는 구조는 결국 성과 격차를 고착화시킨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 신규 사업팀은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늘 ‘증명’을 요구받는다

  • 지원은 최소화되지만, 결과는 기존 핵심 조직과 비교된다

  • 그러다 ‘역시 안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만약 우리가 다른 팀의 구성원이 아니라, 바로 그 신규 사업팀의 팀장이라면 이런 질문이 문득 떠오를 것이다.

정말로 성과가 없어서 지원을 못 받는 걸까, 아니면 지원이 없어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걸까?’

동등하게 지원한다는 것은 ‘보상’이 아니라 ‘기준’의 문제

조직의 지원을 보상’의 관점이 아니라, ‘기준’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국가대표팀은 남녀를 불문하고,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동일한 정체성을 가진다. 회사로 치면, 모든 팀은 성과와 무관하게 회사의 전략을 수행하는 공식 조직인 것이다.

  • 기본적인 업무 인프라

  • 컨디션과 몰입을 보장하는 최소 조건 등

이러한 부분까지 성과와 결과물로 차등을 둔다면, 조직은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조건부로 말하는 셈이다.

‘업무 환경이 불편하다는 의견은 이해하지만, 성과가 검증되기 전까지는 감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모든 걸 똑같이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모든 지원을 모든 구성원에게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조직은 한정된 자원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성과에 따른 보상과 추가 투자는 분명히 필요하다. 핵심은 ‘무엇까지를 공통의 기준으로 둘 것인가’와 ‘어디부터를 성과에 따른 구분으로 둘 것인가’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있다.

  • 기본적 지원과 존중의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 추가적 투자와 보상은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자대표팀의 경우에도 모든 해외 이동에 일괄적으로 비즈니스석을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장거리 이동에서도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는 것 역시 합리적이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메이저 대회나 장거리 이동에 한해 비즈니스석을 제공하는 방식은, 동등 지원과 성과 기반 차등 지원 사이의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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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와 형식적 평등에 빠지지 않기

이 기준과 구분의 경계가 무너지면, 조직은 결국 성과주의에 매몰되거나 형식적인 평등에 머무르거나. 두 가지 중 하나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이 이슈는 어느 한쪽의 옳고 그름으로 정리되기 어렵다. 성과를 기준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것도, 같은 소속과 역할에 대해 일정한 기준의 지원을 보장하는 것도 모두 조직에서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자축구 대표팀의 항공권 논쟁을 통해 우리는 한번 더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해봐야 한다. 우리는 성과를 어디까지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어디부터는 조직이 지원할 최소한의 기준으로 남겨두고 있을까. 이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조직이 성과를 다루는 방식뿐 아니라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질 것이다.


The Other Game은 스포츠 씬 속 리더십과 마인드셋을 연구합니다.
본게임 너머, 경기장 밖의 ‘또 다른 게임’을 다루는 방식이 개인과 팀의 성장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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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The Other Game
스포츠에서의 리더십과 팀 문화를 연구하여, 그 인사이트를 개인과 팀의 성장에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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