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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입 채용을 하면 정말 최고의 전문성과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조직에 들어옵니다.
좋은 학교, 높은 성적, 다양한 경험, 빠른 학습력까지 갖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분명 똑똑하고 유능합니다. 주어진 과제를 빠르게 이해하고, 필요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그래서 감히 선배에게 배울게 없어서 떠난다는 말을 쉽게 내뱉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단단해 보이는 스펙과 달리, 그 내면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립니다.
작은 피드백에도 무너지고, 협업 과정에서 자신의 손해를 견디지 못하며, 성과 앞에서 타인의 입장을 살피는 일을 불필요한 감정 노동처럼 여깁니다. 실력은 뛰어난데 함께 일하기는 어렵고, 결과는 내지만 관계를 소홀히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조직이기에 일을 잘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자 독식하며 잘하는 것과, 자신이 조금 손해 보더라도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함께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전자는 개인의 성과를 만들 수는 있어도 조직의 신뢰를 갉아먹습니다. 후자는 때로 느리고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더 오래 지속되는 성과를 만듭니다.
그래서 인재육성의 자리에서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의 영역까지 기업이 가르치는 것이 맞을까. 배려, 겸손, 회복탄력성, 공동체성 같은 것은 원래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가정이나 학교에서 미리 배워야 되는 것은 아닐까. 조직이 뒤늦게 교육으로 다룰 수 있는 영역일까.’ 그러면서도 저는 이 모든 질문을 통틀어 결국 하나의 단어가 떠오릅니다.
리더십은 직책을 가진 사람에게만 필요한 역량이 아닙니다. 리더십은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맡은 책임을 다하는 태도입니다. 더 배우려는 마음이며, 더 성장하려는 의지입니다. 그리고 나의 성장과 배움을 나만의 자산으로 쌓아두지 않고 타인과 나누는 힘입니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누군가를 이끄는 기술이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힘입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음으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말은 조직에서도 그대로 유효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학력, 경력, 자격증, 성과지표입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사람의 진짜 힘은 그보다 깊은 곳에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하는가. 피드백 앞에서 방어하는가, 배우는가. 성과 앞에서 혼자 빛나려 하는가, 함께 빛나려 하는가. 보이지 않는 그 마음의 방향이 결국 일하는 방식과 조직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우리는 흔히 역량을 지식과 기술의 문제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탁월한 성취를 만드는 힘이 반드시 지능이나 기술에서만 나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면의 힘이 성과를 좌우합니다. 자기 확신, 집중력, 회복탄력성, 자기인식, 타인에 대한 이해가 그것입니다.
저는 평생 운동을 멀리하다가 작년에 이렇게 살다가는 몇년안에 일을 그만두게 될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정년까지 오래오래 일하기 위해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몸이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운동을 하다보니 운동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운동의 매력에 빠졌다는 말은 운동할 때 오는 고통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근육이 찢어지고 알이 배는 고통을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그 자리에 새 근육이 채워지면서 체력과 아름다운 몸매를 얻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듯, 마음도 훈련하지 않으면 쉽게 약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이 더 중요해지듯, 오래 일하고 오래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근력도 꾸준히 길러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취를 거두고 싶다면, 그 과정에서 따라오는 불편함과 고통을 피할 수 없습니다. 피드백을 받는 일, 실패를 인정하는 일,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 내 욕망을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는 일은 모두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고통을 통과할 때 사람은 조금씩 단단해집니다.
C.S. 루이스는 “알을 깨고 새가 되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알인 채로는 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성장도 그렇습니다. 익숙한 자기중심성의 껍질을 깨지 않고서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 내가 손해 보면 안 된다는 마음, 내 성과가 곧 나의 가치라는 믿음 안에 머무르면 안전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날 수 없습니다.
우리를 가장 자주 붙잡는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닙니다.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의 깊은 뿌리에는 자기중심성이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 내가 인정받지 못하면 어떡할까, 내가 실패하면 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커질수록 시야는 좁아집니다. 타인은 경쟁자가 되고, 피드백은 공격처럼 느껴지며, 실패는 배움이 아니라 증거가 됩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고정된 이야기 속에 갇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재육성은 단순히 더 많은 지식과 스킬을 제공하는 일이 아닙니다. 더 빠르게 일하는 법, 더 똑똑하게 분석하는 법, 더 세련되게 말하는 법만 가르쳐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 조직은 구성원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자기중심성을 넘어 타인과 연결되며,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과보다 더 큰 목적을 바라보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기업이 한 사람의 인격 전체를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조직은 분명 사람의 성장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처벌이 아니라 성장의 언어로 경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경쟁만이 아니라 협력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혼자 성과를 내는 사람보다 타인의 성장을 돕는 사람을 더 귀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 빠르게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오래 가는 사람을 리더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런 조직에서 리더십은 직급이 아니라 태도가 됩니다. 신입 직원에게도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자기 일을 배우고 책임지는 자기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중간 리더에게도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성과와 사람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팀의 에너지를 살리는 관계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조직의 리더에게도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성과를 넘어 사람의 가능성을 보고,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성숙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결국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역량은 단순한 전문성이 아닙니다. 전문성은 중요하지만, 전문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힘, 타인을 배려하는 힘, 실패에서 배우는 힘, 자기 성장을 공동체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힘입니다. 이것이야말로 AI 시대에도 쉽게 대체되지 않는 인간의 역량이며, 조직을 오래 지속되게 만드는 진짜 경쟁력입니다.
좋은 인재는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더 좋은 인재는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성과만이 아니라 그 성과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이기는 법만이 아니라 함께 이기는 법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을 다음 사람에게 나누는 사람입니다.
인재육성의 본질은 결국 사람에게 더 많은 지식을 넣어주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더 큰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일입니다. 스펙은 입사를 가능하게 하지만, 내면근력은 성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성과는 한순간의 인정으로 끝날 수 있지만, 리더십은 한 사람의 태도를 통해 주변 사람에게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됩니다.
조직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저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조직은 사람에게 더 높은 성과를 요구하기 전에, 더 넓은 마음으로 일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즉, 내면 근력을 키우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리더십입니다.
내면근력훈련법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좋은 책 한 권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밑줄을 정말 많이 치면서 읽었습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매일 경전처럼 읽는 책 짐 머피의 “내면 근력”(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550327)이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마인드셋과 훈련법, 루틴을 배우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