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을 약속할 수 없는 리더의 커리어 코칭

승진을 약속할 수 없는 리더의 커리어 코칭

Life designing: A paradigm for career construction in the 21st century
코칭리더임원CEO
코치
이형준 코치Jul 26, 2026
1508

며칠 전 두 번째 코칭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리더가 직원들과 커리어에 관한 대화는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회사에서는 승진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제가 승진을 약속할 수도 없는데, 직원에게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해보자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충분히 이해되는 고민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면 승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조직이 확대되고, 새로운 직책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많은 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조직은 더 이상 빠르게 커지지 않고,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거나 관리자의 자리를 늘리는 회사도 많지 않습니다. AI와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일자리와 역할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오랫동안 한 조직에서 일해온 시니어 직원에게 "조금만 더 노력하면 승진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조직의 구조와 경쟁 상황까지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승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승진을 약속할 수 없는 리더는 직원과 어떤 커리어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어쩌면 커리어 대화가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커리어의 성장을 승진과 연결해서 생각해 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승진은 분명 중요한 성장의 기회입니다. 더 큰 책임을 맡고, 영향력을 넓히며, 그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승진하고 싶어 하는 직원의 마음 역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승진할 수는 없고, 모든 성장에 새로운 직책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제가 코칭했던 한 팀원이 떠오릅니다. 그는 5년 차 개발자였고, 팀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팀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사람 관리보다 코드를 다루는 게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근데 이 회사에서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예요." 몇 번의 대화 끝에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관리자의 자리가 아니라, 더 어려운 기술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결국 팀장 대신 시니어 엔지니어 트랙을 선택했고, 지금은 팀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승진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성장의 방향을 찾은 것입니다.

이처럼 누군가는 관리자로, 누군가는 자신의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가로 성장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후배를 육성하거나 조직에 지혜를 전하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현재의 조직을 떠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준비를 하는 것 역시 하나의 커리어 성장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커리어 코칭의 출발점은 자리가 아니라 사람이어야 합니다. 다음 직급에 올라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기 전에,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보도록 도와야 합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에너지가 생기는가. 나는 다른 사람보다 무엇을 자연스럽게 잘하는가. 지금까지 어떤 순간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는가. 일을 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직원이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강점과 가치, 관심과 열망을 발견하면, 막연히 "승진해야 한다"는 목표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성장의 방향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 역설적으로 현재의 일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다른 회사로 옮기기 위해서라도 성과와 평판을 쌓아야 합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맡고 있는 일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커리어 코칭의 결론은 단순히 "회사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위해 오늘의 경험을 소홀히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현재의 일을 견뎌야 할 시간으로만 보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다만 모든 일이 그렇게 순조롭게 디딤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현재의 역할을 바꾸거나, 새로운 기회를 요청하거나, 조직을 떠나는 선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직원의 미래를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자신의 방향을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선택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리더는 모든 직원에게 승진을 약속할 수 없습니다. 회사 안에서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원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 탐색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업무에서 어떤 경험과 역량을 얻을 수 있는지 연결해 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고, 현실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직원을 회사에 붙잡아두기 위한 대화도, 무조건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나라고 부추기는 대화도 아닌, 한 사람이 진정 원하는 방향을 발견하도록 돕는 대화입니다.

승진을 약속할 수 없다고 해서 커리어 대화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승진을 약속하기 어려운 시대이기에, 리더는 직원에게 더 본질적인 질문을 건넬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자리에 오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넘어, "당신은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까?" "그리고 그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경험하고 준비해야 할까요?" 그 질문에서 승진 너머의 성장이 시작됩니다.

Life designing: A paradigm for career construction in the 21st century - Savickas, M. L., et al.

1. Traditional career counseling is no longer sufficient in a world of unstable jobs, frequent transitions, and rapid technological change.

고용 불안과 잦은 직업 전환, 기술 변화가 커진 시대에는 기존의 직업 선택 중심 진로상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 Career should be understood not as finding one perfect job, but as continuously designing one’s life through changing experiences.

커리어는 자신에게 맞는 하나의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경험을 통해 삶을 계속 설계하는 과정이다.

3. Life-design counseling helps people understand their identity by connecting past experiences, present roles, and future possibilities.

생애설계 상담은 과거의 경험, 현재의 역할, 미래의 가능성을 연결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4. Counselors should move from prescribing answers to helping people explore options, take action, reflect, and revise their direction.

상담자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행동하고, 성찰하며 방향을 수정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5. The ultimate goal is to strengthen adaptability, personal meaning, and the ability to build a coherent life and career story.

궁극적인 목표는 변화에 대처하는 적응력과 삶의 의미, 일관된 커리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코치
이형준 코치
조직과 직장인의 행복한 성공을 돕습니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CEO : 2025년 한국코치협회 선정 올해의 코치. (KSC,PCC,ACTC) AI를 활용한 코칭스킬 업그레이드, 팀코칭 ALIGN, FIRE! 불붙는 조직 만들기 저자 / ICF Korea Chapter 부회장,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MBA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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