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을 코칭하다 보면 팀장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늦게까지 일하고, 시키는 일도 거의 다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성과가 잘 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팀장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일을 대충 하는 것도 아니고,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금 더 열심히 해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성과가 나지 않는지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를 수도 있고, 일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역량이 아직 부족할 수도 있고,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알려줄 피드백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이나 업무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원인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의외로 자주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같은 방식으로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흔히 오래 하면 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널리 퍼지는 데 영향을 준 개념 중 하나가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소개한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개념의 바탕이 된 전문성 연구를 수행한 심리학자 K. Anders Ericsson이 강조했던 핵심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했는가’가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연습했는가였습니다. 그는 이를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20년 동안 매일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해서 모두가 카레이서 수준의 운전 실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을 10년 했다고 해서 반드시 뛰어난 영업사원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팀장을 오래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연스럽게 좋은 리더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경험의 시간이 곧 실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수정했는지가 실력을 만듭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경험은 쌓일 수 있지만, 성장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못된 방식을 오랫동안 반복하면 안좋은 방식에 더 익숙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와 ‘잘하기 위한 연습’은 다릅니다.
의식적인 연습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가 구체적입니다. “영업을 잘하겠다”는 목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첫 고객 미팅에서 고객의 핵심 니즈를 세 가지 이상 확인하겠다”처럼 개선해야 할 행동이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둘째, 현재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과제에 도전합니다. 이미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성장이 크지 않습니다. 지금의 능력보다 조금은 버겁고, 집중하지 않으면 해내기 어려운 수준에 도전할 때 새로운 역량이 만들어집니다.
셋째, 빠른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상사의 관찰일 수도 있고, 동료의 피드백일 수도 있습니다. 고객의 반응이나 성과 데이터가 피드백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넷째,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음 행동을 수정해야 합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해보고 점검하고, 다시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결국 의식적인 연습은 네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목표, 도전, 피드백, 수정. 여기에서 팀장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팀원이 열심히 하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을 때 팀장은 쉽게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 더 열심히 해봐.” “좀 더 집중해야 해.” “적극적으로 해야지.” 하지만 이런 말만으로 행동이 달라지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팀장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지난번과 비교해서 이번에는 무엇을 다르게 해 보면 좋을까?” “계속 막히는 지점은 어디지?” “내가 어떤 부분을 관찰해서 피드백 해주면 도움이 될까?”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려운 시도를 한다면 무엇을 해볼 수 있어?”
좋은 팀장은 팀원에게 노력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팀원이 더 잘 도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성과의 원인을 함께 살펴보고, 개선할 행동을 구체화하고, 적절한 도전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팀원이 경험을 단순히 쌓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으로부터 배우도록 돕는 것입니다. 물론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무런 노력 없이 뛰어난 성과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노력의 양만 늘리는 것입니다. 방향이 잘못된 채 반복되는 노력은 성장을 만들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는 팀원을 보면 이렇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지금 더 열심히 해야 하나, 아니면 더 잘 연습해야 하나?” 그리고 리더 자신에게도 물어볼 수 있습니다. “나는 팀원에게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는가, 아니면 같은 노력으로 더 많이 배우도록 돕고 있는가?” 좋은 리더는 팀원을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사람만은 아닙니다. 같은 노력 속에서도 더 많이 배우고,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결국 더 잘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Deliberate Practice and Acquisition of Expert Performance: A General Overview.” -Ericsson, K. A.
1. Years of professional experience alone do not necessarily lead to higher levels of performance.
단순히 오랜 기간 경험했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2. Expert performance develops through deliberate practice, which focuses on improving specific aspects of performance.
전문성을 높이는 핵심은 특정 수행을 개선하기 위한 의식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다.
3. Deliberate practice requires clear tasks, intense concentration, and repeated attempts to improve.
의식적 연습은 개선해야 할 과제에 집중하고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4. Immediate feedback, problem-solving, evaluation, and correction are essential for continuous improvement.
이 과정에서는 즉각적인 피드백, 문제 해결, 평가와 교정이 중요하다.
5. Expertise is therefore built not simply by accumulating experience, but by repeatedly practicing, receiving feedback, and refining performance.
결국 전문성은 경험의 양보다 연습하고, 피드백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얼마나 지속했는가에 의해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