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MILY IN PARIS》보다 앞서 영어공부를 위해 연말연휴를 《영거(Younger)》 정주행으로 보내며, 저는 웃다가도 자꾸 멈칫했습니다. 40대 여성인 라이자가 “40대”로는 연달아 고배를 마시고, “26세”로는 단번에 취업에 합격하는 장면이 코미디인데도 마음이 싸해졌거든요. 통쾌함과 속상함이 동시에 올라오는 기분이랄까요?
그런데 들통의 순간, 라이자가 던진 이 한 마디가 결국 HR의 질문으로 남았습니다.
“Millennial isn’t an age. It’s an attitude.”
“밀레니얼은 숫자가 아니다. 태도다.”
이 문장은 드라마 속 광고 카피가 되지만, 실무자에게는 채용·평가·육성·업무설계의 기준을 바꾸라는 신호처럼 들립니다. HR은 ‘사람’을 바꾸기보다 제도와 판단의 언어를 바꿔야 하니까요.
아래는 《영거》가 HR에게 던지는 핵심 메시지 3가지입니다.
라이자가 던진 이력서가 계속 떨어지는 장면은 반복되지만, 그 반복이 현실을 정확히 찌릅니다. 공백과 나이가 결합되는 순간, 이력서는 스펙이 아니라 “리스크”로 읽힙니다.
그리고 ‘26세’라는 숫자를 달자마자 면접이 열립니다. 저는 그 장면에서 웃지 못했어요. “정말 능력을 본 걸까, 젊음의 패키지를 산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HR 실무에서 이 문제는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프로세스가 만드는 편향에서 시작됩니다.
《영거》가 말하는 핵심은 이겁니다.
세대는 출생연도가 아니라 ‘업데이트를 멈추지 않는 태도’로 결정된다.
즉 HR 언어로 바꾸면, “연령”이 아니라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과 역량의 증거(Evidence)를 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HR이 바꿔야 할 건 ‘사람의 나이’가 아니라 평가의 언어와 프로세스의 구조입니다.
1번에서 우리는 “나이”가 아니라 “역량의 증거”를 보게 만드는 평가 언어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평가가 바뀌어도, 현장에서 구성원이 계속 지치는 이유가 남아 있습니다. 그 피로의 정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일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아서’ 끝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조직이 제거된 상태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내가 주는 가치는 조직이 있어서 가능한 걸까, 아니면 조직 없이도 성립할까?”
이 질문은 처음엔 두렵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조직을 전제로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쌓아온 도메인 지식과 경험을 AI 시대에 어떻게 꽃피울 것인가”를 더 정교하게 생각하게 되거든요. 결국 이 시대의 직장인은 한 번쯤 이렇게 풍요로움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합니다.
“나는 어떤 형태의 풍요로움에 기여할 것인가?”
《영거》 속 라이자는 출판사라는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 나이를 속이고 상사와 동료를 속였습니다. 출발은 분명 조직에 ‘들어가기’였죠.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능력은 조직의 울타리를 넘어 출판 산업 전체의 풍요로움(더 좋은 콘텐츠, 더 빠른 트렌드 감지, 더 넓은 독자 접점)에 기여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라이자가 진짜 성장한 지점은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 순간이 아니라, 조직이 요구한 역할을 넘어 ‘내가 만드는 가치’가 무엇인지 재정의한 순간들이었습니다.
AI 시대 HR의 역할은 ‘AI 협업’을 장려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인간 고유 역량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량이 AI와 만날 때 어떤 업무로 재구성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영거》에서 라이자가 살아남는 방식은 “젊은 척”만이 아닙니다.
결정적 순간마다 성패를 가르는 건 오히려 40대가 가진 판단력, 맥락 이해, 관계 조율입니다. 그리고 라이자는 동료 켈시(젊은 감각)와 상사 다이애나(경험과 기준)의 사이에서 배우고, 연결하고, 조정하며 성장합니다.
여기서 HR이 배워야 할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다세대 협업은 좋은 분위기로 생기는 게 아니라,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세대 갈등은 성격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역할·기대치·의사결정 규칙